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펜실베니아주 웨스트 미플린에 위치한 US스틸 공장에서 연설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US스틸 공장에서 철강 관세 인상 계획을 밝혔다. 그는 관세 인상 조치를 두고 "미국 철강 산업을 더욱 탄탄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외국산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는데, 약 2달 만에 세율을 2배로 인상하겠다고 한 것이다. 해당 연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관세 인상은 6월 4일 수요일부터 시행된다”라고 적었다.

지난 4월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수출용 철강 제품이 쌓여있는 모습. 뉴스1
여기에 25%의 관세로는 외국산 철강 수입을 막기 어려워 세율을 높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산 저가 철강이 들어오지 못하는 미국 시장에서는 철강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해외 기업이 관세를 감수하고 수출을 이어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부과 이후인 지난 4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25만2000톤(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탄소중립산업전환연구실장은 “미국 철강 시장 내 가격은 글로벌 시장 대비 20~30% 더 높았기 때문에 수출 감소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라며 “관세가 50%까지 오르면 수출 감소 피해와 이로 인한 국내 파급 효과가 눈에 띄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국내 1·2위 철강 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공동으로 미국 현지에 제철소를 짓고 관세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58억 달러(약 8조원)를 투자해 제철소를 짓겠다고 발표한 이후 포스코가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다만, 현지 제철소의 상업 생산은 2029년으로 예정돼 있어 그 전까지 관세 타격은 불가피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50% 관세를 부담하면서 미국 시장에 제품을 팔 수 있을지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관세 영향을 모니터링 하면서 미국 제철소 가동 시점을 앞당기거나 대체 시장을 확보하는 방안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달 15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을 갖고, 양국 간 통상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 사진 산업통상자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