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신주과학단지에 위치한 TSMC 혁신박물관의 모습. AFP=연합뉴스
TSMC 중동 진출 논의에 “해가 지지 않는 기업 될 것”

지난 3월 3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웨이저자 TSMC 회장과 함께 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TSMC 측은 해당 보도에 대해 “시장 루머에 논평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TSMC의 해외 생산거점 확보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미 운영 중인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구마모토 공장에 이어 독일 드레스덴 공장도 지난해 착공돼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만 공상시보는 “TSMC가 중동에도 공장을 세운다면 그야말로 ‘해가 지지 않는 기업’이 될 수도 있다”면서 “다만 대만에 돌아오는 경제적 부가가치는 점차 줄어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AI칩 수출 규제 완화에 ‘청신호’

지난달 16일 아부다비 대통령 전용공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환송인사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중동 정책 기조를 바꾸면서 TSMC의 중동 진출설도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에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수십만 개를 수출하기로 합의하는 등 전임 바이든 정부의 수출 규제를 뒤엎고 실리를 택했다.
다만 TSMC가 대만 기업인 만큼 미국 정부의 승인 여부가 향후 중동 진출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일부 고위 인사들은 TSMC의 중동 진출이 미국의 국가 안보와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며 “착공 시점도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논의됐던 UAE 내 칩 생산 및 선적 과정에 대해 미국이 감독권을 갖는 방안도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승인 관건…3일 주주총회 주목
파운드리 기업 입장에선 화력·원자력·신재생에너지를 아우르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과 저렴한 전기료, 노조 리스크가 없다는 점도 중동의 최대 강점이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이 미국 애리조나 공장 운영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했던 각종 환경 규제 역시 중동에서는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보인다.
TSMC의 중동 진출이 현실화할 경우 인재 확보는 대만 본사에서 인력을 파견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대만 현지 매체들은 오는 3일 열리는 TSMC 주주총회에서 중동 팹 건설과 관련한 논의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