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홍콩, 코로나 기승…한국도 재유행 안심 못한다

지난달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3층 출국장에 설치된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여행객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김경록 기자

지난달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3층 출국장에 설치된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여행객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김경록 기자

중국ㆍ대만ㆍ홍콩 등 인접 국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올여름 국내 재유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30일 오전 이한경제2총괄조정관(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홍콩, 중국, 태국 등 인접한 일부 국가(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어 염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예방접종을 통해 중증ㆍ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 만큼 65세 이상 노인과 감염 취약시설 입소자들은 지금이라도 백신을 접종해달라”고 당부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양성률(의심환자 중 코로나19 양성 비율)이 지난해 정점(21.1%)에 근접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만은 지난달 18∼24일 코로나19 응급진료 환자가 4만명을 넘어섰다. 대만 방역당국은 이달 말부터 7월 초 사이 환자가 20여만명에 이르면서 정점을 찍고, 8월 초까지 유행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은 이달 11~17일(20주차) 코로나19 확진자가 977명으로, 지난해 여름 유행 정점(796명)을 넘어섰다.  

현재 인접 국가에서 유행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NB.1.8.1 변이다. 2022년 이후 코로나19 유행을 이끈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XDV계열이다. 전파력이 더 강하고 면역 회피 능력을 갖췄다는 보고가 있다. 손영래 질병관리청 코로나19대책반장은 “기존 바이러스보다 중증도나 치명률이 높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 반장은 외국의 중증 환자ㆍ사망자 증가 추세에 대해 “주로 가을ㆍ겨울철에 백신을 접종하다보니 효과가 떨어질 시기가 돼 유행 규모가 커지고, 중증 환자도 늘어났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는 안정적인 상황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표본감시 입원환자 수는 최근 한 달간 큰 변동 없이 100명대 안팎을 유지(115명→146명→100명→97명)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직까진 잠잠하지만, 주변 국가 영향을 받아 올여름 재유행할 우려가 크다"라고 말했다. 엄 교수는 “65세 이상 고령층,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 가운데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경우 이제라도 접종하는게 좋다”라며 “고위험군의 경우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진단 받고, 빨리 치료제를 복용해야 중증으로 악화하는걸 막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