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법쪽 소통 왔을 땐 '빨리 기각'…파기환송돼 황당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오전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 서문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오전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 서문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이 “(무죄) 기각으로 들었는데 갑자기 파기환송으로 바뀌었다”며 “제가 겪은 많은 일 중에 가장 황당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다른 일들은 어느 정도 예측을 했는데 이건 전혀 예측을 못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 후보는 “일종의 특종이 될 수도 있는 얘기를 하자면, 대법원 쪽에서 저한테 직접은 안 오지만 소통들이 일부 있지 않나. 사람이 사는 세상이기에 없을 수가 없다”며 “제가 들은 바로는 ‘빨리 정리해주자. 깔끔하게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기각해주자’는 쪽이었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바뀌었다고 하더라”라며 “그 (분위기가 바뀐) 과정은 제가 말하긴 그렇다. (기각을) 선고한다고 해서 고맙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법조인으로 먹고 산 지가 수십 년이고 정치도 꽤 오래 했고 정말 산전수전 다 겪었는데 이틀 만에 파기환송하는 거 보고 정말 황당무계했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 4월 29일 이 후보의 상고심 선고를 5월 1일에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26일 2심 선고 후 36일 만이었다. 대법은 이틀 뒤인 지난달 1일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의 항소심 무죄를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후보는 “기각은 금방 (선고)할 수 있다. 그런데 파기를 하려면 기록을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실관계를 바꾸려면 특별한 사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증거를 봐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이 증거를) 안 보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 “여전히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있다”라고도 했다. 지난해 자신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김동현 판사(52·사법연수원 30기)와 2023년 9월 자신의 위증교사 혐의 등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유창훈 판사(52·사법연수원 29기)를 언급하면서다. 이 후보는 “사법부는 1명, 2명이 하는 게 아니라 법관은 독립돼 있다. 이론적으로 실제로 상당 부분 독립돼 있다”면서 “위증교사 사건이라든지 구속영장 담당 판사들도 사법부 구성원들인데 다들 제가 구속영장 발부될 거라 봤지만 다 기각됐다”라고 말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이 대표가) 이 사건 선고가 이례적인 점을 내세우고 싶어서 그렇게 얘기한 것 같다”면서도 “주요 사건이라 대법원 재판연구관들이 많이 붙었고 비밀을 유지했는데 피고인이 선고 결과를 미리 알았다면 큰 문제다. 사실이라면 윤리감사실에서도 조사하고 이 후보에게도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설령 대법관 출신 법조인에게 예상을 들은 것이라도 대선후보가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는 발언을 한 건 적절하지 못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