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사에서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등에 대한 진상규명을 명확히 하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의 경우 특검을 포함해 9차례 조사가 이뤄진 바 있어 이날 발언이 재조사를 의미한다면 10번째 조사가 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안전과 평화는 국민 행복의 대전제”라며 “세월호,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사회적 참사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위협받지 않는 안전사회를 건설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속적 성장·문화 발전 등에 이어 5번째 가치로 안전·평화를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발언은 세월호·이태원 참사 등의 진상규명을 새로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앞서 세월호 참사는 특검을 포함해 7년간 9회에 걸쳐 조사가 이뤄졌다. 2014년 참사 직후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꾸려졌고, 이듬해까지 이준석 선장 등 200여 명이 기소됐다. 이후 국회, 감사원, 해양안전심판원, 세월호특조위, 세월호선체조사위(선조위),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사참위)에서 각각 진상 규명에 나섰다.
검찰은 전면 재수사를 목표로 2019년 11월 세월호 특별수사단을 꾸렸다. 특수단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해경 지휘부 11명을, 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박근혜 청와대 관계자 9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모두 2023년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2021년 5월에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검(이현주 특검)이 출범해 CCTV 등 데이터 조작 의혹에 대해 90일간 수사했다. 수사 끝에 특검은 조작 의혹에 대해 전부 증거·혐의없음 처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태원 참사의 경우 514명 규모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서 약 3개월간 수사가 진행됐다. 특수본은 재난안전 관리를 담당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박희영 전 용산구청장 등 관련자 23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이들에 대해서는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경찰 수사와 동시에 국회에서는 국정조사가 이뤄졌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대통령실 등의 책임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요구를 담은 결과보고서를 채택하고 2023년 1월 활동을 종료했다.
2023년 7월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청주지검에서 수사본부를 꾸려 수사했다. 수사 결과 경찰과 소방 관계자, 충청북도와 청주시, 미호강 제방 공사 시공사 등 모두 44명과 법인 2곳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다만 유가족협의회·생존자협의회가 요구해온 국정조사로 진전되지는 못했다. 지난해 8월 민주당 중심으로 188명 국회의원이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는 것에 그쳤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선거 유세에서 이태원 유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엄격하게 사건의 경위를 조사하고 진상을 규명해서 반드시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런 억울한 참사가 벌어지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여러분의 한을 풀어드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청주 흥덕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이연희 의원은 지난 4월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오송 참사와 관련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