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미 캘리포니아의 난임클리닉 차량 폭발 테러 공모 혐의로 기소된 대니얼 종연 박(32). 로이터=연합뉴스
미 연방 검찰청은 지난달 범행을 저지르고 숨진 폭탄 테러범에게 폭발물 제조에 필요한 재료 등 물적 지원을 제공하고 도운 혐의로 워싱턴주 켄트 출신의 남성 대니얼 종연 박(32)을 체포해 기소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뉴욕포스트 등 미 언론은 박씨가 미국 시민이라고 전하면서 그를 “워싱턴주 출신 남성”으로 지칭했다. 또 그의 성씨와 중간 이름 등을 고려할 때 한국계 미국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난임 클리닉 폭파 목적 폭발물 원료 공급 혐의
사건 당일 바트커스는 폭발물을 실은 자신의 차량을 난임 클리닉 건물 앞에서 폭발시켜 건물 일부를 파손시키고 주변에 있던 사람 4명을 다치게 했다. 바트커스 본인은 현장에서 숨졌다.
당시 난임 클리닉은 주말로 인해 문을 열지 않아 병원 직원이나 환자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와 바트커스는 극단적인 ‘반(反)출생주의’를 공유하는 온라인 모임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박씨는 2022년 10월부터 폭발 위험이 높은 물질인 질산암모늄을 대량으로 구매했으며 지난 1월 바트커스의 집으로 질산암모늄 81.7㎏을 배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바트커스와 함께 1월 25일부터 2월 8일까지 함께 지내며 폭발물을 만들어 실험했다. 이 과정에서 박씨가 집에서 인공지능(AI) 챗봇을 이용해 강력한 폭발물을 만드는 방법을 검색한 기록도 있다고 검찰은 전했다.

지난 5월 17일(현지시간) 차량 폭발로 파손된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의 난임 클리닉. AFP=연합뉴스
폴란드로 도주했다 2주 만에 체포 송환
팸 본디 미 법무부 장관은 “여성들과 모성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시설에 폭력을 가한 것은 우리 인류의 중심을 공격하는 매우 잔인하고 역겨운 범죄”라며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박씨의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면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반출생주의’ 온라인 모임 활동…인간 출간 반대
박씨의 가족은 “박씨가 고등학교 때부터 반출생주의뿐 아니라 죽음을 지지하는(pro-mortalist) 성향을 보였다”고 수사 당국에 진술했다.
박씨는 이 사건 발생 한 달 전인 4월에 소셜미디어에서 “지구 생명의 멸종 과정을 가속할 버튼이 있다면 누를 것인지” 질문을 받았을 때 “그렇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날 뉴욕 법원에 출석한 박씨는 우크라이나 국기의 노란색과 파란색이 들어간 로고와 함께 “우크라이나인들처럼 싸우자”는 문구가 적힌 녹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한 손에는 흰색 붕대가 감겨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