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민 기자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 주(2일 기준) 세종 아파트값은 0.07% 상승했다. 전주(0.10%)보다 상승 폭이 줄었고, 4월 넷째 주(0.49%)와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으로 둔화했다. 4월 둘째 주(0.04%)부터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5월 말 이후 상승률이 눈에 띄게 줄었다.
거래량도 주춤하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2월 345건, 3월 737건, 4월 1327건으로 가파르게 증가했으나 5월에는 475건에 그쳤다. 실거래 신고 기간이 남아있음을 고려해도 4월 수준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매물도 쌓이고 있다. 6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물은 8886건으로 한 달 전(8461건)보다 5% 늘었다.
일부 단지에서는 호가도 조정되고 있다. 나성동 나릿재마을2단지 전용면적 84㎡ 고층 매물은 지난 4일 10억2000만원에 나왔다. 지난 4월 28일 이 아파트 동일 면적(47층)이 1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반곡동 수루배마을1단지 전용면적 96㎡(14층)는 4월 초 9억8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같은 면적 매물 호가는 8억2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세종시 다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원래 세종 부동산이 말 한마디에 오르락내리락하지 않느냐”며 “선거 끝나고 보자며 매물 걷어간 집주인도 많았고, 대통령이 청와대로 들어간다고 하니 '세종시로 내려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겠다'는 분위기가 퍼지며 매수세도 잠잠해졌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선거 전후로 세종시 부동산 요동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민주당이 ‘행정수도 완성’을 공약했던 2020년에는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44.93% 급등하며 전국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계획이 좌초되자 2021년 -0.78%, 2022년 -1.26%, 2023년 -4.15%, 지난해 -6.46% 등 4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2017년 대선 당시에도 국회 세종 분원 설치 이슈로 집값 변동성이 커진 바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은 이미 대선 전 가격에 선반영돼 있어,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오기 전까지는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과거에도 급등락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섣불리 투자에 나서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