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아르헨 전기톱'으로 트럼프 공격…예산법안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오른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5년 3월 14일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오른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5년 3월 14일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머스크가 아르헨티나 정부의 '전기톱' 개혁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머스크는 지난 7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긴축 정책을 칭찬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공유했다. 여기엔 "밀레이는 정부 지출을 30% 줄이고 단 한 달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그의 인기는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상승했다"며 "긴축 재정이 대중에게 인기가 없다고 하지 마라. 워싱턴DC를 지배하는 강력한 특수 이익집단에 인기가 없을 뿐"이라는 글과 함께 밀레이 대통령이 대선 운동 중 전기톱을 휘두르는 사진이 담겼다. 

이와 관련,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은 머스크가 밀레이 대통령의 긴축 정책에 대한 자신의 이념적 유대감을 이용해 트럼프의 예산법안을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이라고 칭한 감세안으로 인해 미국의 재정적자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비판해왔는데, 아르헨티나의 사례를 들며 이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머스크가 2025년 2월 20일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오른쪽)으로부터 받은 전기톱을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머스크가 2025년 2월 20일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오른쪽)으로부터 받은 전기톱을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경제학자 출신의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후 18개 중앙부처를 8개로 줄이고, 공무원 4만여명을 해고한 결과 재정 지출을 약 30% 삭감했다.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아르헨티나 경제성장률이 5%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머스크는 밀레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을 때부터 그의 재정 긴축 공약에 관심을 보여왔다. 밀레이 대통령이 취임한 후에도 수차례 만나 유대감을 쌓았는데,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2월 미국 보수단체 행사에서 머스크를 만나 자신의 선거운동 상징물인 전기톱을 선물했다.   
연일 공개 설전을 벌이며 극에 달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간의 갈등은 답보 상태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와 소셜미디어(SNS)에서 설전을 주고받은 지난 5일 JD 밴스 부통령에게 "(머스크) 사태를 공개적으로 다루는데 있어서 외교적으로 행동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주변인들에게 머스크와의 관계를 의논하면서 머스크를 "대단한 마약중독자"라고 불렀다고 WP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의 행동을 두고 약물의 영향일 가능성까지 언급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한 게시글을 일부 삭제하면서도 감세안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추가로 공유했다. 머스크가 공유한 게시물은 미국의 연방정부 지출이 급증해 주 및 지방 정부 지출을 역전했다고 언급하며 "공화당은 유권자들이 투표한 것과 반대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