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오스탈 지분 19.9% 인수' 미국 승인…美군함 사업 청신호

오스탈 미국 모빌 조선소 전경

오스탈 미국 모빌 조선소 전경

한화그룹이 미국 정부로부터 호주 방산·조선업체 오스탈 지분을 최대 100%까지 보유해도 된다는 승인을 받았다. 앞서 한화는 오스탈 지분 확보를 위해 호주 및 미국 정부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심의를 각각 신청했는데, 미국 정부 승인이 먼저 난 것이다. 이번 승인이 미국 내 함정 건조 사업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0일 한화그룹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한화의 오스탈 지분 19.9% 인수 심사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CFIUS는 “해결되지 않은 국가 안보 우려가 없다”며 최대 100%까지 지분 확대를 허용했다. 한화는 지난 3월 호주 증권거래소 장외 거래를 통해 오스탈 지분 9.9%를 매수하고 호주 현지 증권사를 통해 추가로 9.9% 지분에 대한 총수익스와프(TRS)계약을 체결한 뒤, 호주·미국에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승인을 신청했다. 이 투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60%와 40%의 지분을 보유한 호주 현지법인을 통해 진행했다.

필리조선소 이은 오스탈 전략 투자

오스탈은 호주에 본사를 둔 글로벌 해양방산회사다.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서호주 헨더슨 등지에 조선시설을 갖추고 있다. 미 해군 4대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로, 소형 수상함, 군수지원함 분야 점유율 40~60%로 1위다. 주력인 모빌 조선소에선 연안전투함과 경비함, 고속지원함 등을 건조했다.

한화는 지난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데 이어, 미국 내 조선소를 운영하는 오스탈 지분확보에도 나서며 미 함정 시장 진입을 노린다. 앞서 한화는 오스탈을 직접 인수하려 했으나, 오스탈 이사회와 경영진 반대로 무산됐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스탈이 보유한 미국 내 전투함 건조 역량을 활용해 미국 군함 시장 진입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미 해군은 향후 30년간 381척 함정을 보유하려 한다. 퇴역 함정 수를 고려하면 신조 함정이 364척에 이른다. 동맹국 협조가 필수적이다. 한국의 양대 방산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미국 조선소와의 협력을 강화하거나, 현지 조선소를 확보하는 식으로 뛰어들고 있다.


호주 승인 절차 남아

한화는 호주 외국투자심사위원회(FIRB)에도 오스탈 지분 19.9% 인수에 대한 승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만약 승인이 나면 TRS로 갖고 있는 9.9% 지분을 직접 보유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마이클 쿨터 한화글로벌디펜스 대표는 “이번 승인은 한화가 미국 정부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음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미국과 동맹국과의 협업에서 쌓은 기술력, 납기 준수 능력, 예산 관리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오스탈은 이날 한화의 발표에 대해 "CFIUS에 서면 확인을 요청 중이며, 확인되는 대로 주주들에게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