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야 사령관’ 오지환 전격 2군행…‘타격의 팀’ LG의 승부수

LG 선수단의 구심점 오지환이 2군으로 내려가 무디어진 방망이를 갈고 닦는다. 뉴스1

LG 선수단의 구심점 오지환이 2군으로 내려가 무디어진 방망이를 갈고 닦는다. 뉴스1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선두 수성을 위해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진 ‘내야 사령관’ 오지환을 지난 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문책성이 아니라 집중 훈련을 통해 무디어진 타격감을 다듬어 돌아오라는 배려다.  

LG 선수단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오지환을 2군으로 내려보낸 건 바닥까지 떨어진 방망이 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염경엽 감독의 고육지책이다. 오지환은 지난 8일까지 61경기에서 타율 0.218(179타수 39안타) 6홈런 26타점 5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58에 머물고 있다.

시즌 개막 이후 줄곧 내리막 곡선이다. 4월까지는 타율 0.276에 3홈런 15타점으로 준수했지만 5월엔 타율이 0.184로 곤두박질했다. 6월 들어서는 6경기 타율이 0.063으로 1할에도 미치지 못 한다. 방망이가 무디어도 오지환을 선발 라인업에 꾸준히 배치한 건 수비 때문이다. 대체재로 구본혁이 있지만, 3루수 문보경이 무릎 부상 여파로 지난달 24일 이후 지명타자로 나서다보니 구본혁을 3루에 우선 배정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오지환의 타격 부진이 장기화 되자 결국 염 감독도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최근 4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하고 경기 중후반에 투입한 데이어 2군행을 결정했다. 당분간 유격수는 구본혁, 3루수는 이영빈이 나눠 맡을 예정이다.

오지환은 지난달 20일 롯데전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한 이후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 연합뉴스

오지환은 지난달 20일 롯데전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한 이후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 연합뉴스

LG 구단 관계자들은 오지환의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것에 대해 부상 여파로 분석한다. 지난달 20일 롯데전에서 타구에 발목을 맞은 후유증으로 타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염경엽 감독 또한 “부상 이후 디딤발과 중심이 전체적으로 무너진 상황”이라 진단하면서 “기본기를 다잡을 필요가 있다. LG는 타격의 팀이다. (구심점인) 오지환이 살아나야 우리가 생각하는 야구를 제대로 할 수 있다”고 2군행의 배경을 설명했다.


LG와 염 감독이 염두에 둔 성공 사례는 신민재다. 염 감독은 지난달 12일에 신민재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타율 0.191에 그치며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던 그의 방망이를 날카롭게 다듬기 위한 조치였다. 염 감독은 “당시 신민재를 2군이 아니라 잔류군으로 보냈다”면서 “오전 2시간, 오후 3시간, 야간 1~2시간 등 닷새 동안 하루 6~7시간 동안 타격훈련만 집중적으로 시켰다”고 설명했다.

열흘 뒤인 지난달 22일에 1군에 돌아온 신민재는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됐다. 복귀 이후 지난 8일까지 타율 0.373에 4타점과 1도루 9득점 OPS 0.821로 날카로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지난 5일 창원 NC전부터는 1번타자 역할을 맡아 팀 공격의 물꼬를 틔우는 중책도 소화 중이다.  

LG는 이번 달을 기점으로 스퍼트를 해 추격자들을 따돌리고 독주 체제를 굳힌다는 각오다. 오는 17일 이정용이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하는 등 한층 두꺼워질 투수층은 든든하다. 하지만 마운드가 견고해도 타선이 뒷받침 해주지 않으면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 특히나 선수단의 구심점 역할을 도맡는 오지환이 부진하면 팀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LG와 염경엽 감독이 서둘러 특단의 조치를 취한 배경이다. 

선수단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는 오지환의 타격감 부활은 올 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LG의 중요 과제다. 뉴스1

선수단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는 오지환의 타격감 부활은 올 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LG의 중요 과제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