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를 외적에 의한 침공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 육군 기지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미국의 도시가 외국의 적에게 침공당하고 정복당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벌어지는 사태를 평화와 공공질서, 국가 주권에 대한 전면적 공격으로 보고, 외국 깃발을 든 폭도들이 미국에 대한 침공을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LA 시장을 무능하다고 비판하며, 그들이 말썽꾼과 선동가, 반란주의자를 고용해 연방법을 무효화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범죄 침입자들의 도시 점령을 돕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법 집행관들을 보호하기 위해 주방위군과 해병대를 시위 현장에 파견한 결정을 재차 옹호했다. 그는 “수 세대에 걸친 육군 영웅들이 먼 땅에서 피를 흘린 것은 우리나라가 침략과 제3세계식 무법으로 파괴되는 것을 보기 위함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LA 시위대가 벽돌과 망치로 깨진 보도블록을 경찰에 던지고, 화염병으로 차량을 불태우는 등의 행위를 벌이고 있다며, 이들을 방탄복과 얼굴 보호장비를 착용한 전문 시위꾼이라고 묘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동물이며, 다른 나라 깃발은 자랑스럽게 들고 다니지만 성조기는 불태울 뿐”이라고 말하고, 성조기를 불태운 사람은 1년간 감옥에 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LA가 한때 가장 깨끗하고 안전하며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였지만, 현재는 국제범죄조직과 범죄 네트워크가 통제하는 쓰레기 더미가 됐다고 주장했다. 통제되지 않은 이민이 혼란과 기능 장애, 무질서를 초래하며, 이는 유럽 국가들에서도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LA를 해방시켜 자유롭고 깨끗하며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을 진압하고 법과 질서를 즉시 회복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주지사가 주방위군 요청 전화를 7~8일이나 미루더라도 기다리지 않겠으며, 도시가 불타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포트 브래그 방문은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군 열병식 등 일련의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오는 14일은 트럼프 대통령의 79번째 생일이다. 그는 전쟁에서 승리하고도 축하하지 않았지만, 이제부터는 계속 축하할 것이라며 육군의 250년 역사를 기리는 주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풀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약 40분간 하이마스(HIMARS) 발사, 특수전 작전, 600명 규모 공수부대원의 낙하산 강하 등 미군의 전투력을 보여주는 시연을 참관했다.

포트 브래그는 미군 최대 규모의 기지로, 육군 특수전사령부 본부가 위치해 있으며, 그린베레와 공수사단 등 고도로 훈련된 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이 기지는 미국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 장군의 이름을 따 지어졌으며, 2023년 바이든 행정부 시기 ‘포트 리버티’로 개명됐다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원래 명칭인 포트 브래그로 복원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트 브래그뿐만 아니라 포트 피킷, 포트 후드, 포트 고든 등 바이든 행정부에서 개명된 기지들의 이름도 원래대로 되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