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 아닌데 이륙시도…KF-16 박살낸 사고, 조종사 실수였다

지난 11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훈련중이던 KF-16 전투기가 이륙 과정에서 파손된 상태로 미 아일슨 공군기지 활주로에 있다. 페이스북 캡처

지난 11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훈련중이던 KF-16 전투기가 이륙 과정에서 파손된 상태로 미 아일슨 공군기지 활주로에 있다. 페이스북 캡처

 
미국 알래스카에서 진행된 다국적 연합 공중훈련 ‘레드플래그’ 도중 발생한 우리 공군 KF-16 전투기 사고가 조종사의 실수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에 따르면, 11일 오전 9시 2분경 훈련에 참여하던 KF-16 전투기 3대가 알래스카 아일슨 공군기지에서 공중 전술 훈련을 위해 이륙을 준비하던 중 활주로가 아닌 유도로에 진입했다. 유도로나 계류장은 이륙용 활주로가 아닌 항공기 이동용 도로로, 이곳에서 이륙을 시도하는 것은 항공기 운용 규정상 명백한 실수이다.

3대의 전투기 중 1번기(단좌형)가 유도로에서 실제로 이륙하자, 이를 확인한 미 공군 관제탑은 뒤따르던 2번기(복좌형)에게 이륙 취소를 지시했다. 그러나 2번기 조종사는 유도로 길이가 짧아 기체를 완전히 정지시키지 못했고, 결국 조종사 2명은 비상 탈출을 시행했다. 이 전투기는 유도로 끝을 넘어 풀밭까지 미끄러져가다 화재가 발생했고, 기체는 심각하게 파손됐다.

공군은 이번 사고가 항공기의 기계적 결함이 아닌 조종사 과실로 확인됨에 따라 레드플래그 훈련은 예정대로 지속하며, 사고로 인해 일시 중단했던 KF-16 계열 전투기의 비행도 13일부터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공군은 이미 두 차례 조종사 실수로 사고를 낸 바 있다. 지난 3월 6일, 한미연합훈련 중 KF-16 전투기 2대가 경기도 포천 민가에 MK-82 폭탄 8발을 오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민간인과 군인 총 66명이 부상했고, 건물 203동, 차량 16대 등 총 219건의 재산 피해가 뒤따랐다. 사고 원인은 조종사들이 폭격 좌표를 잘못 입력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4월 18일에는 KA-1 공중통제공격기가 훈련 도중 무장을 지상에 낙하시키는 사고가 있었다. 조종사가 히터 풍량 조절 버튼을 잘못 조작하면서 기관총 2정, 실탄 500발, 연료탱크 2개가 산악 지역으로 떨어졌으나 다행히 인명 및 민간 피해는 없었다.

공군은 “잇따른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통렬한 반성과 함께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를 통해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