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현지시간) 미국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퍼레이드를 앞두고 워싱턴 기념탑 근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이 있는 현수막을 든 지지자.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13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핵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이 일을 끝내도록 전면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는 미국 안보에도 중대한 위협”이라며, 이스라엘과의 연대를 강조했다. 이는 중동에서 이스라엘을 전략적 동맹으로 여기는 전통적 보수 진영의 입장을 대변한다.
반면, 마가(MAGA) 진영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폭스뉴스 앵커 출신 방송인 터커 칼슨은 같은 날 “중동 전쟁에 다시 휘말릴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진정한 분열은 이스라엘-이란 간이 아니라, 전쟁을 부추기는 이들과 평화를 원하는 이들 사이의 분열”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미국의 군사 개입을 주장하는 전통 보수 인사들을 겨냥한 것이다. 이는 마가 진영의 ‘고립주의 외교’ 노선을 재확인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4월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동을 마친 뒤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이런 전략이 장기적인 전쟁으로 이어질 경우 트럼프 행정부 역시 딜레마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수 성향 미국기업연구소의 마이클 루빈 선임 연구원은 뉴욕타임스에 “트럼프는 무력 충돌에서 미국을 분리하려 하겠지만, 현재로썬 경기장 바깥에서 소리치는 것에 그친다”며 “현실적으로 중동 외교에서 주도권을 쥐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열린 유럽 정상들의 비공식 정상 회의에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중동학회의 전문가 세르히 다닐로우는 현지 매체에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늘릴 것으로 예상하므로 우크라이나로선 미국에서 무기 받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애버리스트위스대의 국제정치학 강사 제니 매더스도 “국제 언론과 트럼프 행정부의 시선이 중동으로 향하는 지금, 러시아에 대한 휴전과 평화협정 압박은 약화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