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쿠팡플레이서 EPL 보려면 1만 7790원…스포츠 인플레 커진다

쿠팡이 자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 구독자 대상으로 스포츠 경기 중계 전용 요금제인 '스포츠패스'를 도입했다.

무슨 일이야

쿠팡은 15일부터 쿠팡플레이에 월 9900원 ‘스포츠 패스’ 요금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스포츠 패스는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포뮬러원(F1) 등 쿠팡플레이가 생중계하는 모든 스포츠 콘텐트를 무제한으로 시청할 수 있게 한 요금제다. 다만 월 7890원을 지불하는 쿠팡 와우회원만 선택 가능한 옵션이다. 따라서 쿠팡플레이를 통해 스포츠 중계를 이용하려면 월 1만7790원을 지불해야 한다.

쿠팡플레이 스포츠 패스. 쿠팡플레이 홈페이지 캡처

쿠팡플레이 스포츠 패스. 쿠팡플레이 홈페이지 캡처

이게 왜 중요해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과 경쟁하고 있는 쿠팡플레이는 그동안 스포츠 중계를 가장 큰 무기로 활용해왔다. EPL(잉글랜드), 라리가(스페인), 분데스리가(독일), 리그1(프랑스) 등 유럽 주요 축구리그와 K리그1,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친선경기 등 축구팬을 사로잡을만한 콘텐트 라인업을 갖춘 것은 물론이고, 내셔널풋볼리그(NFL), F1, LIV골프 등 국내 팬층이 많지 않은 스포츠까지 중계 리스트에 올리면서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미국프로농구협회(NBA) 리그도 중계한다. 지금까지 쿠팡은 와우회원에게 이런 스포츠 중계 콘텐트를 별도 추가 요금 없이 제공했다.

그러나 이날부터는 와우회원이 스포츠 패스를 별도 구매해야만 스포츠 중계를 시청할 수 있게 해 사실상 125% 요금을 올리는 효과를 냈다. 쿠팡 측은 “스포츠 패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일부 스포츠 콘텐트는 시청할 수 있지만, 쿠팡플레이에서 제공하는 독점 중계나 프리미엄 스포츠 콘텐트는 스포츠 패스 가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친선경기, 한국프로축구(K1 등), 쿠팡플레이 시리즈 이벤트 매치 등은 스포츠 패스 없는 와우회원에게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경쟁에도 가격 오르는 이유 

새로운 요금제 출시에 스포츠 팬 반발도 나온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다른 스포츠를 중계하는 OTT와 중복 결제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다. 


실제 최근 들어 OTT간 스포츠 중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스포츠 팬들의 중복 결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야구팬의 경우 국내 야구는 티빙(최소 요금 월 5500원)의 KBO 중계로, 해외야구는 스포티비 나우(최소 요금 월 9900원)의 MLB 중계로 챙겨봐야 한다. 해외 축구 팬이라면 리그경기는 쿠팡플레이 스포츠 패스, 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경기는 스포티비 나우로 봐야 한다. OTT 간 중계 경쟁이 치열해지는데 소비자 부담은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성민 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스포츠 중계 가격 상승은 이미 세계적인 현상이고, 국내 OTT 간 중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서비스 가격이 오르는 것은 NBA나 MLB, EPL 등 각각의 스포츠 리그 해외 팬덤이 확대되면서 지식재산권(IP) 자체의 값이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이 오른만큼 사업자들 간 콘텐트 중계 품질 경쟁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