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ㆍ쿨루프ㆍ그늘막 총동원…기후재난급 폭염에 비상 걸린 지자체

초여름 더위를 보인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쪽방촌에 설치된 쿨링포그가 가동되고 있다. 연합뉴스

초여름 더위를 보인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쪽방촌에 설치된 쿨링포그가 가동되고 있다. 연합뉴스

올여름도 역대급 폭염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자체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15일 경기도 안성이 34.5도를 기록하는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이에 각 지자체는 도심의 열섬현상을 낮추기 위해 도로에 물안개(쿨링포그) 분사 기기나 그늘막을 설치하거나 물청소차를 총동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9월 30일까지 ‘2025 폭염종합대책 가동’에 들어갔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폭염이 기후재난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심화하고 있어 지난 5월 15일부터 종합대책 가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시는 먼저 폭염저감시설을 확대해 도심 기온 상승을 막을 예정이다. 시는 건물 옥상에서 태양열을 반사해 온도를 낮추는 ‘쿨루프’를 무더위쉼터로 이용하는 공공시설과 기후 취약계층 가구 등 77곳에 설치한다. 태양열을 반사하는 차열 페인트를 칠하는 것으로 간단한 도장만으로 건물 옥상 및 실내 온도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산시도 2억6300만원을 투입해 130곳에 쿨루프를 시공할 예정이다.  

부산 수영구는 지난달 30일 여름철 열차단 및 냉방에너지 절감을 위해 관내 주택을 대상으로 쿨루프 사업을 실시했다. 송봉근 기자.

부산 수영구는 지난달 30일 여름철 열차단 및 냉방에너지 절감을 위해 관내 주택을 대상으로 쿨루프 사업을 실시했다. 송봉근 기자.

 

광화문~숭례문 물안개 집중 분사

그늘막 설치도 늘린다. 서울시의 경우 올해 3월 기준 4140곳에 설치되어 있는데 횡단보도ㆍ광장 등 시민 이동이 잦은 장소를 중심으로 422곳 추가로 설치한다. 도로 온도를 직접 낮추도록 물청소차 운영도 강화한다. 주요간선도로와 일반도로 총 1973㎞ 구간에 물청소차 187대를 투입해 최고기온 시간대(오전 10시~오후 3시) 일 1~2회 물청소를 한다.

물안개를 분사해 주변 온도를 낮추는 ‘쿨링포그’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는 기존 147곳에서 21곳을 더 추가하고, 특히 광화문~숭례문을 잇는 도심 중심구간에 집중 설치해 ‘쿨링로드 특화거리’를 만들 예정이다. 대구시도 치맥페스티벌과 FC바르셀로나와의 친선경기 등 대형 여름 행사에 대비해 쿨링포그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또 양산쓰기 일상화를 위해 대구 8개 구ㆍ군(군위군 제외)에서 ‘양심양산 대여사업’을 하고 있다.  


폭염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지원 대책도 마련했다. 서울시는 어르신 돌봄 인원을 작년보다 1600여명 늘린 3만9343명으로 확대하고, 폭염특보 발령 시 생활지원사가 1∼2일마다 전화ㆍ방문으로 안부를 확인한다. 대전시도 65세 이상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대상으로 재난도우미 1200명을 투입, 주 2회 이상 안부를 확인한다. 또 쪽방 주민을 위한 특별대책반도 만들어 10개조 20명이 1일 2회 순찰하고, 노약자나 기저질환자를 대상으로 주 2회 쪽방간호사가 직접 방문해 건강을 살핀다.   

무더운 초여름 날씨를 보인 지난 8일 부산 동구 부산진역 부근 횡단보도 앞에 설치된 그늘막 아래서 시민과들이 쿨링포그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송봉근 기자.

무더운 초여름 날씨를 보인 지난 8일 부산 동구 부산진역 부근 횡단보도 앞에 설치된 그늘막 아래서 시민과들이 쿨링포그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송봉근 기자.

 

대프리카에서는 “양산 빌려드립니다”

광주광역시 소방안전본부는 오는 9월 30일까지 ‘폭염구급대’를 운영한다. 119 구급차 33대에 얼음조끼, 생리식염수, 체온계 등 온열질환 응급처치 장비를 상시 비치한다. 폭염구급대는 온열질환자 응급처치와 병원 이송 등 현장 중심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전남소방안전본부도 193개 구급차에 폭염 대응장비를 비치해 온열질환자 발생에 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