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장중 3000을 돌파한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1.06%(31.65포인트) 오른 3009.39를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 2980~2990선을 등락하다가 오전 10시 45분께 3000선을 돌파한 뒤 오름폭을 서서히 키우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등 악재에도 선전하는 모양새다. 코스피가 장중 300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22년 1월 3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각각 340억원, 2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630억원가량 차익 실현 중이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는 0.87% 상승한 789.33을 나타냈다. 간밤 뉴욕 증시가 노예해방기념일(준틴스데이)로 휴장한 가운데 유럽 증시는 중동 사태 여파로 대부분 하락했다.
코스피가 3000시대를 다시 열게 된 것은 이재명 정부 증시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증권가에서는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을 비롯해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정책 등이 시행된다는 기대감으로 국내 증시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이런 기대감으로 외국인이 투자 방향을 ‘사자’로 바꾸고, 개인 투자자도 뒤이어 자금을 베팅했다는 것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고객예탁금이 65조원을 넘어서며 3년 전 동학개미운동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주요국 간 관세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된 것도 증시 랠리의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여기에 더해 원화가치가 달러당 1300원대 중반으로 안정되고 있다는 점도 증시 상승에 보탬이 됐다. 이날 달러당 원화 가치는 전날보다 8.19원 오른(환율은 상승) 1371.6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번 상승장에선 방산·조선주 등이 주도주로 떠올랐다. 반면 국내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이번 랠리에서 소외된 상태다. 현재 5만9600원을 등락 중으로, 아직 6만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