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손정의, TSMC와 美에 1조달러 규모 AI·로봇단지 구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20여명의 글로벌 기업 CEO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국 투자’ 행사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20여명의 글로벌 기업 CEO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국 투자’ 행사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손정의(67·일본명 손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대만 TSMC 등과 협력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1조 달러(약 1370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로봇 산업단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20일(현지시간) 복수 소식통을 인용, 일본 소프트뱅크가 미국에 중국 광둥성 선전과 같은 대규모 제조업 허브를 구축해 첨단 제조업을 유치하려는 구상이라고 보도했다. 이 계획엔 ‘프로젝트 크리스털 랜드’라는 코드명이 붙었다. 

이 산업단지에는 AI 기반 산업용 로봇 생산라인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가 이 프로젝트에서 주요 역할을 해주기를 소프트뱅크 측이 원하고 있지만, 손 회장이 구체적으로 TSMC에 어떤 부분을 원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TSMC가 이에 관심을 보일지도 불분명하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측은 이미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을 비롯해 미국 연방·주 정부 관계자들과 산업단지에 들어오는 기업들에 대한 세제 혜택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 손 회장은 TSMC 외에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기술 기업과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블룸버그는 자신들의 논평 요청에 소프트뱅크·TSMC·삼성전자와 미 상무부 측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이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애리조나주 정부의 지원에 달려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손 회장은 이 사업이 성공할 경우 미국 전역에 다수의 첨단 산업단지를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손 회장은 올해 들어 AI 투자에 의욕적이다. 

소프트뱅크는 올해 초 챗GPT 개발사 오픈AI·오라클 등과 함께 미국에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이들 기업은 향후 4년간 미국 내 AI 인프라 구축에 5000억 달러(684조6000억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오픈AI에 300억 달러(약 41조원)를 투자하고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페어 컴퓨팅을 65억 달러(약 8조9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현금은 3월 말 기준 3조4000억 엔(약 32조원) 수준이다. 순자산은 25조7000억엔(약 242조원) 정도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