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현지시간) 이란 곰주(州) 산악지대에 위치한 이란의 포르도 핵시설에 미국의 벙커버스터 폭탄이 뚫고 들어간 구멍들이 남아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미국 위성기업 맥사의 위성사진. EPA=연합뉴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북한은) 주권존중과 내정불간섭을 기본원칙으로 하는 유엔헌장과 기타 국제법 규범들을 엄중히 위반하고 주권국가의 영토 완정과 안전 이익을 난폭하게 유린한 미국의 대이란 공격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김영옥 기자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결적 행위에 대하여 일치한 규탄과 배격의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원색적인 비난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북한은 최근 우호국 관계자나 외신을 인용해 이스라엘-이란의 무력 충돌 상황을 전하면서 사태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노동신문도 이날 러시아·이란·레바논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이스라엘-이란의 무력충돌 상황을 간접적으로만 소개했다
다만 반미·친러라는 공통점을 가진 우호국 이란 입장에서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내용을 보도하는 패턴은 이어가고 있다. 일단은 로키(low key)로 대응하면서 이달 하순 개최를 예고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관련 메시지를 대내외에 발신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미국 공군이 AP통신사를 통해 2023년 5월 2일(현지시간) 배포한 자료 사진으로 미국 미주리주 휘트먼 공군기지에서 공군병사들이 '벙커버스터'(GBU-57)를 운용하는 모습. 미 공군 제공. AP=연합뉴스
특히 전문가들은 이란 핵시설 공습이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심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북·러가 지난해 6월 평양에서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토대로 경제·군사적 상호 의존성을 확대해 러시아를 확실한 뒷배로 삼는 방안을 광범위에서 구체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 국제경제포럼 한 연설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푸틴은 당시 "러시아는 우방 국가들과 군사·기술적 협력을 발전시킬 것이며, 장비와 무기의 보급 및 현대화뿐만 아니라 공동 개발, 인력 훈련, 턴키 기업과 생산 시설의 설립에 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방 국가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군사적 밀착을 지속하는 북한이 대상일 수 있다.
임을출 교수는 "이란 공습에서 이스라엘의 F-35와 드론 활용 성공이 북한에 첨단 기술의 중요성을 각인했을 것"이라며 "특히 러시아의 기술, 장비, 인력지원을 받아 독자적인 방공체계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