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24일부터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 영업을 재개한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시내의 한 SKT 직영점. 뉴스1
SK텔레콤(SKT)이 24일부터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 영업을 재개한다. 지난달 5일부터 영업을 중단한 지 51일 만이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SKT 신규 영업 중단 행정지도를 오는 24일부터 해제한다”고 밝혔다. SKT가 유심(USIM·가입자 식별 모듈) 물량을 교체 수요 이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지난 20일부터 시작한 유심 교체 예약 시스템이 안정화되면서 행정지도의 목적이 충족됐다는 판단에서다.
이로써 SKT는 영업 중단 51일 만에 신규 영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SKT는 “이번 과기정통부 조치로 그동안 유심 교체에 집중하던 전국 T월드 매장에서 24일부터 신규 영업이 가능해졌다”면서 “전국 유통망과 협업해 신규 가입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차질없이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해킹 사태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지난달 1일 신규 영업 중단이라는 초유의 행정지도를 받은 바 있다.연합뉴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 달 1일 유심 부족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가입자 신규 모집을 전면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행정지도는 행정기관이 기업 등에 내리는 권고로 법적 효력을 가진 행정처분이나 행정명령보다 강제력은 약하지만, 위반 시 추가 이행 명령을 내릴 수 있어 사실상 구속력을 지닌다. SKT는 지난달 5일부터 신규 가입이나 번호이동 영업을 중단하고 유심 교체 작업에 주력해 왔다.
업계에 따르면 유심 해킹 사고 이후인 4월 22일부터 지난 22일까지 51만 8400명의 가입자가 SKT를 이탈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영업이 전면 재개됐을 때, SKT 입장에선 빠진 점유율을 되찾아오는 것이 주요 과제일 것”이라며 “특히 이번 해킹 사태로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은 만큼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폐지되는 다음 달 22일 이후에는 보조금 전쟁이 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T 관계자는 “영업 재개와 함께 남은 유심 교체도 병행하며 이번 사태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심 교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 22일까지 유심을 교체한 SKT 가입자는 누적 929만 명이다. 예약 시스템을 통해서는 21~22일 양일간 약 1만명이 유심을 교체했다. SKT는 유심 교체를 예약한 날에 매장에 가지 못하더라도 재신청 없이 해당 매장에 방문하면 교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말 해킹 사태 조사 최종 결과 발표를 목표로 조사 마무리에 집중하고 있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