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딱 12시간이다. 당장 아내와 자녀를 데리고 탈출해라. 아직 시간이 있을 때 도망치라는 마지막 경고다.”

1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전날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군 수뇌부와 핵 과학자들의 사진이 걸린 광고판 앞을 지나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이란 체제를 분열시키고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의도로 공습 직후 이란 고위 인사들을 위협하는 비밀 작전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암살 명단에서 벗어난 인사들에게 대피를 권하는 동시에 협박을 이어가며 혼란을 안기고 내부 분열을 유도할 목적으로 일종의 심리전을 병행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로고와 이스라엘 국기. 로이터=연합뉴스
또 이 요원은 하메네이 정권을 더이상 지지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촬영해 텔레그램으로 보낼 것도 요구했다. 이에 이란 장성이 “어떻게 보내면 되느냐”고 묻자 요원은 “텔레그램 ID를 줄 테니 거기로 보내라”고 답했다. WP는 “이 장성이 실제로 영상을 보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는 이란에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최소 20명 이상의 이란 정부 인사들이 비슷한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이같은 비밀 작전은 이란 지도부와 군 지휘부 내 2~3순위 인사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줄 의도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WP는 “하메네이가 이미 제거된 인사들의 자리를 채우는 것을 어렵게 만들 목적이었다”고 짚었다. 실제로 한 이스라엘측 관계자는 WP에 “하메네이는 이미 후임자를 지명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문틈 아래로 편지를 받거나 배우자를 통해 경고를 받은 사례도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지난 4월 7일 미국 백악관에서 회동한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WP는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네타냐후는 올해 3월 미국의 동참 여부와는 무관하게 이란을 타격하기로 결정했다”며 “하반기에는 이란이 방공망을 복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