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12월 안에 해수부 이전 완료가 가능한지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에 강 장관은 “여러 부분에 있어 A부터 Z까지 답은 준비돼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발언은) 부지, 건물 등 너무 순차적으로 진행할 때 일이 늦어질 수 있으니, 만약 (부산에) 갈 수 있다면 그 건물의 형태는 굳이 신경 쓰지 말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고 설명했다.
당초 해수부는 지난 20일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 과정에서 부산 이전 시점을 2029년으로 제시했다. 2029년 12월까지 청사를 새로 준공해 이전하는 방식이었다. 이에 국정위는 해수부 업무 보고를 중단시키며 “내용도 안일하고 부실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이 해수부 부산 연내 이전 완료를 직접 지시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혼란과 격변의 시기에 맡은 바 직무를 충실하게 잘 수행해 주고 있어서 각별히 감사드린다”며 “다들 참 어려우실 거다. 저도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한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느 사적 조직의 구성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거대 공동체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일을 처리하는 대리인”이라며 공직 기강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은 ‘손오공’이 나오는 서유기의 에피소드도 인용했다. 이 대통령은 “파초선(芭蕉扇)이라는 작은 부채를 마녀가 들고 있는데, 부채를 한 번 부치면 천둥 번개가 치고 두 번 부치면 태풍이 불고 세상이 뒤집어진다”며 “아주 작은 부채이지만, 세상은 엄청난 격변을 겪는다. 권력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하시는 일, 작은 사인 하나가 여러분한테는 아주 작은 한순간 또는 거의 의미 없는 것일지 모르지만, 그 판단에 의해 누군가는 죽고 살고 그런 게 쌓이면 나라가 흥하고 망한다”며 “그런 책임감을 갖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주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선 물가 안정을 위한 세율·관세 인하 조치가 이뤄졌다. 이달 말로 종료 예정이던 수송용 유류에 대한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가 오는 8월 31일까지 두 달 연장됐고, 100만원을 한도로 기본세율 5%→3.5%로 내린 승용차 개별소비세 한시적 인하 조치도 연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수입 고등어에 대해 할당관세 0%를 신규로 적용하며, 계란가공품의 할당관세 적용 물량은 4000톤→1만톤으로 확대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오는 27일 국가유공자 및 유족, 보훈단체장 등 160여 명을 청와대 영빈관에 초대해 오찬을 함께 한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내일은 6·25 전쟁 75주년”이라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 특별한 희생을 치른 분들에 대해 충분한 보상과 예우가 있는지를 한번 다시 점검해보고, 가능한 방법들을 좀 더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