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근경색을 앓은 뒤 사망할 확률이 건강보험 지역·직장 가입자 사이에 다르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저소득 지역 가입자의 사망 위험이 컸다. 건강검진 등 의료접근성 차이가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분석이다.

강희택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원호연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내용의 논문을 25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2007년부터 1년간 급성 심근경색으로 진단받은 환자 5971명을 건보 직장가입자(4329명)·지역가입자(1642명)로 구분한 뒤 평균 13.5년을 추적 관찰했다. 흔히 발병하지만 치명도가 높은 급성 심근경색과 건보 가입 유형의 상관관계를 비교 분석하기 위해서다. 건보 가입자는 직장에 고용된 직장가입자와 자영업·무직자 등이 포함된 지역가입자로 나뉜다.

분석 결과, 지역가입자의 급성 심근경색 후 사망률은 직장 가입자와 비교해 11% 높았다. 소득 수준도 변수로 작용했다. 보험료 납입액을 기준으로 상·중·하 그룹을 나눴더니, 지역가입자 중 소득이 가장 적은 집단은 다른 중·상 소득군보다 사망률이 34% 높았다. 다만 직장 가입자에게선 소득 구간에 따른 사망률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직장·소득에 따른 사회경제적 지위가 건강 관리와 사망 위험에까지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했다. 여기엔 의료접근성 격차 등이 깔려있다. 직장가입자는 규칙적인 수입을 기반으로 정기 건강검진을 받는 등 건강 관리를 꾸준히 하고, 사망 위험도 줄어드는 편이었다. 반면 지역가입자는 경제적인 의료비 부담에다 낮은 건강 이해도, 적은 신체 활동량 등으로 건강 약화 경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영양, 대사 및 심혈관 질환' 최근호에 실렸다. 강희택 교수는 "건보 지역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 교육, 심혈관질환 조기 검진 같은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