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한 시민이 이스라엘의 자국 영토 공격에 항의하기 위해 이란 국기로 손목을 묶은 뒤 주먹으로 이스라엘 국기를 뚫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전쟁을 주도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결과를 “역사적인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의 핵무기화 시도를 저지하고 2만발의 탄도 미사일을 파괴했다. 두 가지 (이스라엘의) 실존적 위협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이란의 핵무기 제조 능력과 미사일 전력이 사실상 파괴됐다는 선언이다.

지난 23일 위성사진업체 막가테크놀러지가 촬영한 이란 포르도 핵시설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제임스 액턴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핵정책 프로그램 공동책임자는 “이란이 IAEA 감시망 밖에 폭탄 여러 대 분량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관하게 됐다면, 이번 전쟁은 핵 확산 방지 측면에서 재앙”이라고 평가했다. 상당수를 파괴했다지만 숨겨져 있는 이란의 미사일 전력도 무시할 수 없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20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파괴된 중부도시 레호보트의 와이즈만 연구소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이번과 같은 공세를 반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쟁 비용은 이스라엘 경제에도 부담이기 때문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 공군은 12일 동안 약 1200회의 임무를 수행하며 값비싼 제트 연료와 유도 무기를 소비했다”며 “경제학자들은 이런 규모의 작전을 1년간 지속한다면 이스라엘 국내총생산(GDP)의 20%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이 시작된 24일(현지시간) 텔아비브의 한 방공호에서 이스라엘 시민들이 매트리스를 정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렇다고 온건 협상 모드로 전환하는 것도 네타냐후 총리가 선택하기 쉽지 않다. 가자지구의 완전점령, 이란의 정권교체 등을 주장하는 극우 연정 세력의 눈치를 봐야 해서다. 우라늄 농축 등 이란이 반격에 나설 경우 네타냐후 총리가 정치적 생존을 위해 또다시 전쟁 무리수를 둘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자신감이 생긴 네타냐후 총리가 정계 개편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스라엘 히브리대 산하 연구기관 아감랩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이란 공습에 유대인의 83%, 전체 이스라엘 인구의 70%가 찬성했다. 로이터통신은 “오랜 기간 정권 상실 위협에 처한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은 이란 공습 이후 지지율 반등 조짐을 보인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리쿠드당 내부에선 네타냐후 총리가 지지율 상승세를 틈타 조기 총선으로 연정 없는 과반의석 확보를 노릴 수 있다고 본다”며 “정계 개편에 성공할 경우 네타냐후 정권은 기존 극우주의에서 실용주의적 정책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