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마약밀수 수사 외압 의혹' 대검과 이첩 협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사건 수사를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사건 수사를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인천세관 마약밀수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을 이첩받아 들여다볼 계획이다.

김건희 특검팀은 25일 언론 공지를 통해 “인천세관 마약밀수 수사 외압 의혹 사건과 관련해 특검 수사 대상의 전제가 되는 사건에 대해 대검 합동수사팀에서 수사 진행 중”이라며 “수사 진행 경과를 고려해 합동수사팀과 협의를 거쳐 이첩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 사건은 검찰이 경찰과 국세청, 금융정보분석원(FIU) 등으로 합동수사팀을 꾸려 수사 중이다.

이 사건은 2023년 1월 인천세관 직원이 말레이시아 국적자들의 마약 밀반입에 연루됐다는 의혹에서 출발한다. 수사 책임자였던 서울 영등포경찰서 마약수사팀장 백해룡 경정이 관련 진술을 확보한 뒤 수사를 확대하려 했으나 당시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과장이었던 조병노 경무관 등 경찰 고위 간부와 대통령실이 외압을 가했다고 폭로하며 의혹이 커졌다.

이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조병노 경무관 및 임성근 전 사단장에 대한 ‘구명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조 경무관은 지난해 7월 공개된 녹취록에서 이 전 대표가 “별 두 개 달아줄 것 같다”며 진급 대상자로 거론됐다.

‘구명 로비’ 전제되는 ‘수사 외압’

김건희 특검법에는 이러한 ‘구명 로비 의혹’이 수사 대상으로 명시돼 있다. “김건희가 이종호 등을 매개로 하여 임성근, 조병노 등에 대한 구명 로비를 하는 등 국정에 부당하게 개입하였다는 의혹 사건(특검법 2조 1항 6호)”을 수사 대상으로 규정해서다.


특검은 ‘대통령실 등 수사 외압 의혹’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인 ‘구명 로비 의혹’의 전제가 되는 사건이라는 입장이다. 박상진 특검보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임시 특검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관 마약 수사 의혹도 특검팀에서 수사하느냐’는 질문에 “세관 마약 수사라기보다는 조병노 씨 관련된 부분이 있지 않나”라며 “그건 법상 하게 돼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검찰 역시 특검에서 이첩 요청이 온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특검법상의 수사 대상과 검찰 합동수사팀이 보고 있는 사건의 성격과 맥락이 일부 달라 특검으로의 이첩은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법은 김 여사의 조병노 구명 로비 의혹을 다루지만, 검찰은 대통령실의 외압 의혹에 집중해서다. 검찰은 지난 10일 합동수사팀을 꾸리며 수사를 개시했고, 지난 23일 인천세관과 공무원 주거지 10여 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이제 막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특검은 검찰의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이첩을 위한 협의를 계속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