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은 대(對)러시아 파병과 무기 지원을 지속하고 있고, (한때 우크라이나가 점령했던) 쿠르스크 탈환 등 러시아의 전쟁 수행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고했다고 여야 정보위 간사인 박선원(더불어민주당)·이성권(국민의힘) 의원이 전했다. 이 원장은 파병 시점과 관련해 “과거 1차 파병(1만1000명) 당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방북해 군사 파병에 합의한 후 1개월 정도 지나서 진행된 점, 최근 북한 내에서 파병 (군인) 모집을 위한 선발 작업에 들어간 점을 고려해서 분석했다”고 말했다고 두 의원은 설명했다.

이종석 국정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다. 김성룡 기자
이 원장은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 등 중동 정세와 관련해선 “12일 만에 전격 휴전에 합의했지만, 양측의 적개심이 크기 때문에 교전이 언제든 재개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두 의원은 전했다. 이 원장은 “이스라엘은 국내 정치 상황과 맞물려 전쟁 재개를 정치적 고려에 따라 제기할 가능성이 있고, 이란 역시 내부 혼란을 수습하면서 영향력을 다시 보여주기 위해 전쟁에 나설 수도 있는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도 휴전 가능성이 불투명한 데다 후티 반군, 시리아, 레바논과도 교전이 지속되고 있어 언제든 확전될 수 있는 불씨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원장은 “이스라엘 교민의 32%, 이란 교민의 41%가 요르단·이집트·투르크메니스탄 등을 통해 무사히 철수하는 등 현재 중동 전체에 체류 중인 교민 약 2만2000명 중 인명 피해가 확인된 건 없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부승찬·박지원·김영진 의원(왼쪽부터) 등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신성범 정보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와 관련, 한 정보위원은 “농축 우라늄 누출 여부 등을 고려할 때 핵심적인 시설이 100% 파괴됐다고 보기에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의 언급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보위원도 “핵 시설 파괴가 제한적이었다는 CNN·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미 행정부 발표처럼 모두 파괴했다고 인정하는 것도 아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