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공군 B-2 스텔스 폭격기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이란 핵시설을 공격한 ‘미드나잇 해머(한밤의 해머)’ 작전을 마친 뒤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 기지에 귀호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댄 케인 미국 합참 의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이란 공습 효과에 관한 상원 정보 브리핑에서 미국이 이란 핵시설 세 곳 중 이스파한에는 벙커버스터 폭탄을 쓰지 않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간 ‘이란 핵시설 완전 파괴’를 거듭 주장해 왔는데, 이스파한 핵시설이 벙커버스터로 폭파할 수 없을 만큼 지하 깊숙한 곳에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핵시설 공습 성과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미군은 지난 22일 이란의 포르도ㆍ나탄즈ㆍ이스파한 핵시설 3곳을 정밀 타격했는데, 케인 의장은 당시 B-2 스텔스 폭격기에 탑재된 벙커버스터 GBU-57 MOP(초대형 관통 폭탄) 14발 중 12발을 포르도에, 2발을 나탄즈에 투하했고, 이스파한에는 잠수함에서 발사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20여 발로 공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파한 핵시설에는 벙커버스터 대신 토마호크 미사일을 쓴 이유가 정보 브리핑에서 밝혀진 셈이다.

신재민 기자
이스파한에 농축 우라늄 60% 저장 추정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포르도 핵시설 주변 트럭은) 갱도 윗부분을 덮기 위해 사용한 것이었다. 시설에서도 아무것도 밖으로 옮겨지지 않았다”며 사전 이송 의혹을 부인해 왔다. 27일 기자회견에서도 “난 한동안 이란이 다시 핵(무기 개발)을 재개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의 공습이 있은 뒤 이란 이스파한의 핵시설 주변을 찍은 위성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IAEA “이란 핵시설 일부 여전히 건재”

지난 2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에서 열린 IAEA 이사회 특별 회의에 참석한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 그로시 사무총장은 27일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의 공격으로 이란의 여러 핵 시설이 손상됐지만 이란이 수개월 내에 농축 우라늄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이란 40조 지원설’ 보도 일축
앞서 CNN은 스티브 위트코프 미 중동 특사가 지난 20일 백악관에서 아랍 동맹국들과 비밀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이란을 위한 회유책의 일환으로 민간용 핵프로그램 구축을 위해 200억~3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또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는 전제 아래 일부 국제 제재를 해제하고 60억 달러(약 8조1900억 원) 규모의 해외 동결 자금을 풀어주는 방안이 포함됐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4월부터 다섯 차례 만나 핵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여섯 번째 회담 예정일을 이틀 앞둔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 공격하면서 협상이 중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네타냐후 향한 마녀사냥 멈춰야”
네타냐후 총리는 사업가 등으로부터 20만 달러 규모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카타르에서 6500만 달러(약 887억 원)의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트루스소셜 글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 재판은 즉시 취소돼야 한다. 위대한 영웅을 사면해야 한다”고 주장해 내정 간섭 논란을 일으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