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人터뷰] 힛갤곤볼 완성 갈로아 "과학만화 계속 그리고 싶어요"

 약 2년 만에 힛갤곤볼 7성구 완성자가 나왔습니다. 열세 번째 만신 소환 성공 이용자는 바로 '갈로아' 님입니다.

  '갈로아' 님은 곤충 갤러리와 카툰-연재 갤러리에서 활동하는 이용자로, 이 두 곳에서 올린 게시물 7개가 힛갤에 등극하면서 만신 소환에 성공했습니다. 곤충 갤러리에서는 곤충을 먹어본 후기를 올렸고, 카연갤에서는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와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를 연재하면서 힛갤에 등극했습니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역시 '만화로 배우는' 시리즈입니다. 처음 그림판으로 그렸던 이 만화는 갤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정식 연재가 되었고, 연재가 계속될수록 이용자들로부터 "이런 고퀄리티 만화를 무료로 연재하다니"라는 찬사를 얻었습니다. 특히, 어려울 것만 같은 곤충과 공룡 이야기를 네티즌들이라면 알만한 각종 합성 필수요소와 유행어 등을 활용해 그려내면서 이 만화는 교육과 재미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디시 외에도 딴지, 자신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연재했던 이 작품은 여러 출판사의 출판 제안을 받았고, 그 결과 '책'으로 출판되어 더 많은 독자들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베스트셀러입니다! 제가 서점에서 베스트셀러에 있는 거 확인했습니다!)

  '갈로아' 님의 힛갤곤볼 완성에 맞춰 디시뉴스는 '갈로아'님을 디시로 초대해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향후 한국을 빛낼 멋진 생물학자를 미리 만난 것 같아 왠지 뿌듯한 인터뷰였음을 미리 밝히며, 앞으로 나올 '만화로 배우는' 3편 역시 큰 기대를 가지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갈로아' 님의 힛갤곤볼 7성구 완성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안녕하세요."

 

힛갤곤볼 완성 축하드리며 만두 받으셨죠?

 

 "네. 3000개 받았어요."

 

그거 어떻게 쓰실 건가요?

 

 "썼어요. 그걸 문화상품권으로 바꿨어요. 60개가 핀 번호로 오더라고요. 그걸 일일이 입력해서 하는데 29만 원이 된 거예요. 두 개를 제가 입력 안 한 거죠. 계속 눈 빠지게 찾다가 포기하고 그냥 29만 원으로…"

 

안돼요. 포기하지 마세요. (웃음)

 

 "절반은 지금 썼어요. 그거로 영화 보고, 모바일 게임에 10만 원 쓰고. 키보드 받침대도 사고. 지금까지 15만 원 썼어요."

 

첫 질문으로 나이와 하시는 일을 좀 여쭤봐도 될까요.

 

 "제가 나이를 가리고 활동해서… (웃음) 하는 일은 학생이고, 곤충 연구실 왔다 갔다 하면서 곤충 연구를 하려 하고, 부업으로 만화를 하고 있습니다."



만화 쪽으로 계속 나가실 생각은 없으시겠네요?

 

 "저는 곤충을 되게 좋아해서 곤충 연구실에 들어가서 일을 할 것인데, 그걸 하면서 계속 만화를 그리는 거죠. 그리고 싶어요."

 

처음 힛갤 가셨던 게 곤충 먹었던 거죠. 그때 많이 놀랐을 것 같아요.

 

 "맞아요. 그때 고정닉을 썼구나. 7개 체크된 게 신기했는데 그거였구나. 곤충을 먹었던 거로 갔죠. 그때 놀랐어요. 처음 힛갤 간 거였고, 메인에 뜨고. 그래서 곤충 만화 그릴 때 다들 그 이야기를 하셨어요. 아, 얘가 곤충 먹은 그 애였어. 곤충 먹은 이유가 지난주에도 그랬는데 곤충 잡으러 섬에 자주 가요. 섬에 가면 벌레들이 많은데 문제는 섬이다 보니까 배가 잘 안 떠요. 지난주에도 신안 갔다가 며칠 고립되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식량이 떨어지기에 구워 먹었다가 맛 평가를 했던 거죠.

베어그릴스 되게 열심히 보실 것 같아요.

 

 "옛날에 재밌게 봤어요."

 

저희는 그런 분들이 좀 보여서 크게 놀라진 않았어요.

 

 "가끔 놀라운 거 많이 봤어요. 사실 그때 같이 간 사람 중 한 명도 옛날에 곤충 먹어서 힛갤 간 적이 있는 사람이에요."

 

처음 힛갤 갔을 때 내가 일곱 개를 다 받을 수 있을까 예상하셨나요?

 

 "몰랐어요. 저는 곤충 만화가 힛갤 많이 가서 놀랐고, 좋았어요. 덕분에 만화 보는 사람도 많아지고요."

곤충 만화 처음 올라왔을 때 저희가 꽤 놀랐어요. 이런 퀄리티의 만화가 유료플랫폼이 아니라 평범한 게시판에 올라오다니. 딴지에도 올리셨잖아요.

 

 "제가 곤충을 그리기 전에 '오디세이'라는 만화를 레진에서 연재했어요. 그것도 카툰-연재 갤러리(이하 카연갤)에서 연재하던 건데 그걸로 데뷔를 했어요. 제가 만화가로 활동하기 전에 약간 인지도가 필요하다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어차피 전업 만화가로 살 배짱이 없기 때문에 일단 유명해지는 게 좋겠다 싶었어요. 사실 아예 곤충 만화를 인터넷에 뿌리는 식으로 연재하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실제로 연재하는 중에 정식 연재 의뢰가 몇 번 왔어요. 안 가고 완결을 냈는데 잘한 것 같아요. 많이 알려져서 덕분에 책이 많이 팔렸어요."

 

요즘 독자들이 인터넷에서 읽었다고 책을 안 사는 것도 아니긴 하죠.

 

 "그렇더라고요. 좋더라고요. 덕분에 많이 봐주셨고, 그만큼 책을 많이 사 주셨어요. 잘한 것 같아요. 그렇게 한 게. 그런데 이걸 다른 작가님들에게 이야기를 하니까 '그건 네가 생계형 만화가가 아니라서 할 수 있는 도박'이라고, 나는 절대 못하겠다고 다들 그 이야기 하시더라고요. 출판사에서 고마워했던 게 다른 작가님들은 영입하면 연재 플랫폼을 찾느라 바빴는데, 저는 그냥 박치기로 해서 올렸죠. 잘 되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장기 연재 계획을 하고 올리신 거예요? 사실 저희 쪽 처음 올렸을 때는 데모 정도였죠.

 

 "그림판으로 그려서 올렸어요. 그때 닉네임이 '큐어하트남편'이었어요. (웃음) 디시에 '큐어화이트남편'이라고 올리시는 분 따라서 '큐어하트남편'이라고 바꾼 건데, 그게 힛갤 갔었어요. 깜짝 놀랐어요. 나는 필명 '갈로아'로 활동해서 알려야 하는데 '큐어하트남편'으로 가다니. (웃음) 아직도 그걸로 저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그건 심심풀이로 그린 건지, 이런 장기 연재를 계획한 건지요.

 

 "아뇨. 그냥 아는 거 만화로 정리해보자 해서 그냥 그린 거예요. 계획이 없었어요. 곤충 만화를 보면 구성이 되게 주먹구구식이에요. 그런데 곤충 끝나고 공룡을 그렸잖아요? 그건 '20화 사이에 끝내자' 이런 걸 생각하다 보니까 순서가 정해진 것 같아요."

 

곤충은 미리 순서를 정해놓고 그린 건 아니고.

 

 "네. 주먹구구식으로 그렸죠. 이렇게 될 줄 몰랐던 거죠. (웃음)"

 

갈로아라는 닉네임은 신종 갈로아벌레를 발견해서 만든 닉네임인데, 갈로아 님이 발견한 그 벌레는 갈로아 님이 나중에 이름을 붙이게 되나요?

 

 "갈로아라는 벌레가 있었고, 제가 신종을 발견해서 좋아서 이름을 거기서 따왔는데, 새로 발견된 갈로아 벌레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명명권은 갈로아 님에게 있나요?

 

 "네. 그런데 다른 사람이 해도 돼요. 상관없어요."

 

이름 지으실 생각 없어요? 내가 발견했으니 빨리 이름 붙여야죠. (웃음)

 

 "그걸 할 생각은 있는데 그게 잡기가 힘들어서. 하튼 노력은 하고 있어요. 잡으면 이름 붙여줘야죠."

 

보통 한 편을 그리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나요?

 

 "케바케였는데요, 하루 만에 그린 것도 있어요. 곤충 보면 약간 날로 보는 게 있어요. 예를 들면 곤충 다리를 그리는 게 아니라 작대기를 직직,  더듬이 찍찍 그리는 거. 그렇게 하루 걸린 것도 있고, 일주일 넘게 걸린 것도 있어요. 예를 들면 공룡 만화에서 공룡 성생활 편이 있는데, 자세와 뿔 모양, 각도 다 신경 쓰다 보니까 일주일 걸리더라고요. 왔다 갔다 했죠."

 

만화 보니까 공룡 같은 경우는 어떻게 성생활하는지에 대해 잘 안 나왔다고 하셨는데, 그럼 다 본인의 상상으로 그린 건가요?

 

 "제 상상이 아니라 다른 공룡학자들이 상상한 버전이 여러 가지가 있어요. 이렇게 짝짓기 했을 것이다, 저렇게 짝짓기 했을 것이다, 같은 것들을 추합해서 그렸어요."

 

참고문헌이 굉장히 많던데, 가장 중점적으로 참고한 문헌이 있다면요?

 

 "'뿌리와 이파리'사의 '공룡 오디세이'라는 책이 있는데요, 거기서 다룬 가설을 아예 통째로 다루기도 했고, 많이 봤어요. 그 책을 중점적으로 했어요."

 

만화가 인기기 많았던 게 패러디가 굉장히 잘 사용되어서였어요. 그런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는지 궁금해요.

 

 "갤러리요. (웃음) 갤러리 보기도 하고, 제가 생각나는 거로 하기도 하고요."

어느 갤러리 활동하세요?

 

 "저요? 사실 의외로 방금도 보고 왔지만 히어로 갤러리."

 

블로그 보니까 고지라 갤러리도 활동하실 것 같은데.

 

 "맞아요. 고지라 갤러리에 글 많이 써요. 까먹었네요. (웃음) 고지라 갤러리와 히어로 갤러리를 왔다 갔다 하면서 눈팅하고 있죠. 그런데 히어로 갤러리는 글 거의 안 쓰고, 고지라 갤러리는 글 많이 쓰고 있죠."

 

오히려 곤충 갤러리를 덜 가시는 거 아닌가요.

 

 "그런 것 같아요. (웃음)"

 

성인을 타깃으로 한 만화인데, 우리나라에서 생명과학 책은 성인 쪽이 아니라 아동 위주란 말이에요. 출판 전 이거 진짜 잘 될까 걱정이 되었을 것 같아요.

 

 "네. 많이 되었어요. 그런데 일단 인터넷에 올릴 때 중요한 건 사람들이 제 만화를 많이 봐줬으면 해서 올린 거고, 출판비로 그동안에 연재 못한 연재비를 충당받으려는 생각은 안 했어요. 그래서 책을 낼 때 사실 저는 출판사에게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저는 제 책을 가지고 싶은 욕망이 있지, 잘 팔리는 것은 잘 모르겠더라고요. '제 책만 예쁘게 나오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갖고 몇 권 가지면 끝 이런 식이라 잘 되든 안 되든 책만 나오면 장땡이다 했는데 잘 되어서 다행이에요."

힛갤 가신 분들 중 연재 플랫폼을 찾아 연재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 분들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힛갤 올라간 자기 작품 지워달라'였어요. 그 작품으로 유료연재를 하다보니까 아무래도 저희 쪽에 올라오는 작품을 지우는 경우가 많았죠. 그런데 갈로아 님은 하나도 안 지우셨더라고요.

 

 "네. 안 지우겠다고 했고요, 이북이나 다른 연재 계약이 올 때 물어봤어요. 이거 인터넷에 올라온 거 지워야 하냐고요. 이북 같은 경우는 안 지워도 된다고 해서 그러면 계약하자 했죠. (웃음) 사실 저도 만화 보는 걸 되게 좋아하는데, 플랫폼에 가서 보기도 하지만 가끔 (여기서) 검색해서 보는 것도 많아요. 그런 것 지워지면 좀 슬퍼서. 저는 그래서 안 지우고 있어요."

 

수익적인 생각은 전혀 안 하시네요.

 

 "안 하고 그렸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태도가 다른 작가님들의 수익을 깎는 것 같기도 한데, 저는 본업 만화가라는 마인드가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학교 친구들도 만화 그리는 거 아세요?

 

 "네. 친구들 알고, 만화 그리는 것 자체를 가족들에게 숨겨왔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 가족들이 알았죠."

 

만화를 따로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 잘 그리세요?

 

 "어우, 아니에요."

 

다른 만화를 따라 그리던가 하는 식으로 배우신 건가요?

 

 "네. 저 그렇게 했어요. 제가 '아이실드21'을 되게 좋아해서 그 만화 따라 그리면서 공부했는데, 아이실드21은 스포츠 만화이고, 액션만화잖아요. 그런데 저는 액션만화를 그리지 않고 있죠."

왜요. 공룡이 액션 하잖아요. (웃음)

 

 "아, 그리고 영향이라면 영향인데, 저 중학교 때 디시에서 굽시니스트 작가님의 역사 만화를 되게 재밌게 봤어요. 그런 것도 보면서 배운 것 같아요."

 

곤충 그림 그릴 때 곤충을 먹은 경험이 만화에 도움이 되었나요?

 

 "도움이 그다지 되지 않아요."

 

그래도 계속 드실 거예요?

 

 "그런데 양재동에 곤충 카페가 있어요. 식용 곤충 카페요. 바퀴벌레, 귀뚜라미, 밀웜 누에 이런 거 싹 먹어봤어요. 궁금해서. 먹어봤는데 난생처음 알레르기 반응을 겪었어요. 사려야 될 것 같아요. 그런데 메뚜기 먹고 괜찮았고, 밀웜 괜찮았는데 그때 처음 먹은 게 누에였어요. 아 이게 원인 아닌가…"

 

사람들 누에 먹지 않나요? 번데기.

 

 "제가 번데기를 안 먹어봤어요. 의외로. 아, 근데 번데기가 아니라 누에 애벌레였어요. 그거 먹고 알레르기가 나서 지금 조심하고 있어요."

 

이렇게 시리즈가 인기를 얻을 거라는 예상은 하셨나요?

 

 "아니요. 저는 정말 말했듯이 그냥 아는 거 그리려고 했기 때문에 시작이 되게 허술했어요. 지금도 후회하는 게, 후회라기 보다는 아까운 게 제목이 '만화로 배우는' 이잖아요? '만화로 보는' 이런 식으로 바꾸고 싶어요. 왜 굳이 배울 필요가 있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바꾸고 싶은데 이미 시작해버려서 어쩔 수 없어요."

 

이 두 권의 책을 통해서 사람들이 이건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 하는 정보가 있다면요?

 

 "그나마 강렬한 거 하나 남긴 게, 진화는 진보하지 않는다는 얘기였는데, 그거 보면 태극기 든 공룡이 나와서 진보라는 말에 열폭을 해요. 다들 그게 강렬했다네요. 저는 그냥 그렸는데. 그리고 그게 디시도 정치성향이 되게 다양하잖아요? 그걸 보시고 화내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하튼, 인상을 남겼어요. 진화는 진보하지 않는다. 이런 메시지를 딱 남겼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거 하나 큰 메시지가 나왔네요."

각각의 책 중에서 이 부분은 반드시 읽어줬으면 한다 하는 섹션이 있다면요?

 

 "방금 이야기했던 진화론에 대한 이야기 같아요."

 

댓글 보니까 진화론을 부정하시는 분들이 많이 다시던데.

 

 "네. 맞아요. 힛갤 갈 때마다 다시더라고요."

 

저희뿐만 아니라 모든 연재처 댓글에 다 있더라고요.

 

 "고마운 게, 덕분에 댓글 수가 많아지고요 그거 때문에 사람들이 새로고침 할 거 아니에요? 좋게 보고 있어요."

 

엄청 뭐라 하시던데.

 

 "네. 저도 메일로 막 받아요. 메일로 온 건 답을 보내드리는데. 저는 한번 살면서 그런 걸 믿어도 나쁘지 않지 하면서 보고 있어요."

 

드립이 굉장히 많아요. 세 컷 당 하나 정도가 드립인데, 이게 또 드립을 아는 사람은 재밌지만, 모르는 사람은 도대체 무슨 소리냐 해요. 책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데 그 점에 걱정은 안 되는지요.

 

 "그리고 드립이 또 잠깐 유행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조금만 지나면 철 지난 드립으로 보이긴 하는데, 그 걱정을 살짝 좀 했었어요. 약간 안심이 되는 게 또 나오지만, 굽시니스트 작가님 만화가 집에 책이 있는데, 그게 2010년, 2009년 인터넷 드립이 나오거든요. 일단 철 지난 드립 같은 경우는 보면 반가워요. 아 이런 드립이 있었지 하면서. 무슨 기록 보관소 같기도 하고. 그리고 이해 안 가는 드립 같은 경우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사실 마니악한 부분인데 몇몇 그런 자기들만 통하는 드립을 치는 만화를 보면 드립이거니 하고 넘어가기 때문에 그 많은 드립 중에 몇 가지만 걸려도. 하하하."

 

디시질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중학교 때요. 지금은 포켓몬 갤러리가 있었는데, 닌텐도 갤러리에서 포켓몬 이야기를 했었을 때가 있어요. 거기서 포켓몬 이야기를 하다가 짤쟁이가 되었어요. 갤러리마다 특징이 있는데, 피카츄 그려줘 그러면 그리면서 그림실력을 쌓았죠. 거기서 2년 정도 있다가 고등학교 때 곤갤 하고 한국 애니 갤러리 이런 데서 또 그림 그리고 놀다가 그랬던 것 같아요."

정말 하드하게 그림 교육받았네요. 하하하.

 

 "그렇죠."

 

저희 쪽 이용자들에게 엄청 욕먹었을 거 아니에요.

 

 "맞아요. (웃음) 블로그에 올리면 지금 보면 되게 못 그렸는데도 댓글에 막 잘 그렸대요. 그런데 디시에 올리면 세잖아요? 되게 힘들어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저는 그게 괜찮았어요. 있잖아요. 센 댓글들 많잖아요. 멘탈 단련이 된 게 아닌가. (웃음)"

 

부모님께서 걱정 많이 안 하세요? 생물 연구하던 아들이 갑자기 만화를 그리고 있으니.

 

 "그러니까요. 그런데 많이 걱정은 안 하시는 것 같아요."

 

만화 보시고 뭐라 이야기해주시나요?

 

 "제가 깜짝 놀란 게 가족이 보고 '이걸 네가 그렸어? 만화 같다' 이러시는 거예요. '만화가 당연히 만화 같아야지' 이러시고. 가족들이 제 그림을 안 봤기 때문에 막상 데뷔하고 나니까 신기해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어차피 저는 연구직을 하면 수익이 그렇게 많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보이기 때문에 빨리 만화로 돈을 버는 것에 적응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어요. 가족들도요. 그렇다고 제가 모든걸 다 때려치우고 만화만 그리는 건 아니기 때문에… 걱정한다면 그것이죠. 생활패턴이 바뀌는 거. 늦게 자고 그러니까 가족들이 제발 정상적으로 살라고. (웃음)"

 

세부 전공은 그럼 곤충이신 건가요? 당연히 대학원 진학하시겠네요.

 

 "대학원 진학하려고 영어학원 다니고 있어요. 곤충을 좋아하기 때문에 곤충 박사가 되고 싶어서 이렇게 전공을 하고 있는 거고, 하다가 곤충으로 직장이 안 잡히면 만화를 그려야죠."

 

제가 인터뷰 준비를 하다 보니까, 그쪽 분야에서는 유명하신 분 같더라고요.

 

 "그렇지 않아요. 곤충 연구 학계가 작아서 다 아시는 것 같아요."

 

공룡은 전공자가?

 

 "아니에요."

 

어떻게 공룡을 그리시게 된 건가요?

 

 "공룡을 좋아만 했어요. 곤충 중에서도 화석에 찍힌 곤충들 좋아했는데, 화석을 보다 보면 공룡도 있으니까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지요. 그런데 공룡 아시는 분 진짜 많거든요. 비슷한 장르 그리는 작가분께서 공룡이나 전쟁사 이런 거 절대 다루면 안 된다고, '전문가가 너무 많아'라고 조언해주셨어요. 저도 그릴 때 쫄았어요. (웃음) 좋아해서 그리고 싶었고, 곤충 만화 그릴 때 종종 공룡으로 양념을 치면, 사람들이 공룡을 좋아하기 때문에 곤충 만화 보는 사람들이 다 공룡과 코드가 맞겠구나 생각도 했어요. 사실 '곤충 2'를 하려고 했는데 정말 공룡을 그리겠다는 이야기를 출판사에 하니까 좋아하시더라고요. 그것 때문에 좀 쫄려하면서도 계속 책 보고, 그려보고 했죠. 그런데 다행히 국내 공룡 좋아하시는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되게 쫄아있었거든요."



전공도 아닌데, 유식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맞아요. 그러다 보니까 함부로 그려도 되나? 했죠. 다행히 괜찮은 것 같아요."

 

유명하신 공룡 학자 분도 칭찬하셨다면서요. 띠지에도 적혀 있던데.

 

 "그거로 부끄러움에 괴로워하고 있어요. 그냥 제 그림 보고 본인이 최고의 그림이라고 칭찬했던 건데, 약간 어떤 느낌이냐면 카연갤에서 연재하다가 레진에서 연재한 '오디세이' 같은 경우 우주 SF인데 레진에서 홍보할 때 제2의 칼 세이거를 꿈꾸는. 막 이러길래 부담스럽다고, 그러지 말라고 했어요. (웃음) 그다음으로 부끄러워하고 있습니다."

 

홍보하는 사람들은 그런 거 다 써야 해요. 띠지 보니까 1쇄에는 무난한 문구가 쓰여있던데 3쇄 때부터는 '디시, 딴지 400만뷰' 쓰여있더라고요. 하하하.

 

 "제가 되게 쫄렸던게 진짜 그 반응이 나왔어요. 디시에서는 딴지에 왜 올렸냐, 그 좌파 사이트에 왜 올렸냐. (웃음) 딴지에서는 디시에 왜 올렸냐 이러시길래 쫄려 했죠."

 

한두 군데 올리신 게 아니잖아요.

 

 "디시에 올리고, 딴지에 올리고, 제 블로그와 페북에 올렸어요. 나머지는 사람들이 알아서 퍼간 거예요. 제가 올린 게 아니에요. 고맙더라고요. 루리웹, 엠팍, 개드립, 일베도 있어요. 그리고 이상한 성인사이트에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어차피 목적이 퍼트리는 거였으니까 다행이죠."

 

혹시 해외 쪽에서 출판 제의 온 건 없나요?

 

 "아, 왔어요. 일본, 대만, 태국, 동남아 국가들. 지금 되고 있는데 어떻게 번역될지 궁금해요. 태극기 든 할아버지를 어떻게 설명할 것이며, '미안하다!' 이런 거로부터 해서 국내에 한정된 드립들. 알아서 잘하실 것 같다고 생각 들어요.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본인 캐릭터를 대머리로 한 이유는 뭔가요?

 

 "집안 남자를 보면 다 탈모예요. 그럼 탈모가 100%란 말이에요. 그러기 때문에 그것에 익숙해지고자 중고등학교 때 계속 머리를 밀고 다녔어요. 그때 캐릭터를 만들어서 대머리인데, 또 앞으로 오래 살면 머리가 있는 것보다 없이 많이 사는데 머리가 없을 때 머리 있는 오너캐(본인 캐릭터)를 쓰면 구질구질하지 않나 해서 미리 밀어버렸어요. 그리고 오너캐는 자기 모습을 그리는 건데 DNA, 올챙이 꼬리와 같아요. 머리가. DNA 상으로는 머리카락이 없게 설계되어 있는데 유년기 시절에 발생적으로 생겼다가 없어지는 거래요. 그래서 진정한 모습은 머리가 없는 게 아닌가. 저한테는요. 밀고 다니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요."

혹시 본인 책 중에 추천해주고 싶은, 가볍게 볼 수 있는 곤충 혹은 공룡 관련 책이 있다면요?

 

 "제 책과 가장 코드가 잘 맞는 거면, 곤충 책은 '곤충 연대기'라는 책이 있어요.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 중에 거의 유일하게 곤충의 진화사를 다루는 책이고요, 공룡은 이건 다른 데서 공룡 관련된 걸 항상 이야기할 때 '그 책은 한두 번 추천된 책이 아닙니다'라고 할 정도로 많이 추천된 책이 있는데 박진영의 '공룡 열전'이라고 그 만화에도 나와요. 새로 발견된 공룡 색깔 칠해달라고 부탁한 그분이 쓴 책인데 재밌어요. 그 분이 그림도 직접 그려넣으셨어요. 항상 그 두개 추천하고 다니죠."

 

혹시 세 번째 시리즈 계획 중인가요?

 

 "네. 지금 쉬면서, 영어학원 다니며 공부하면서. (웃음) 그리고 외주를 조금 하고 있어요. 과학동아 특집 기사랑 그린란드 극지 연구소에서 절지동물 진화 연구를 하는데 그거 관련된 거. 그림쟁이를 하고 있어요. 하여튼. 그거 다 끝나면 시간 날 때 그릴 건데, 뭘 그릴지는 고민하고 있어요. 생물을 그릴 거긴 한데, 처음 든 생각이 공룡 곤충에서 못 다룬 것들이나 곤충이나 공룡이 아니라서 못 다룬 것들이 많으니까 그걸 통합해 섞어서 해볼까 생각이 드는데. 사실 곤충이라서 메리트가 있었고, 공룡이라 메리트가 있었던 것 같은데 생물 전체를 다루면 오히려 메리트가 떨어질 거란 생각이 들긴 들어요 그런데 그런 걸 생각하고 그린 만화가 아니라서 아마 생물 전체? 공룡을 다루고, 곤충을 다루고. 혹은 공룡이 주가 아닌 것을 다루거나, 아니면 '곤충 2' 할 수도 있어요. '곤충의 진화 2'. 못 다룬 것들 많으니까요. 우후죽순으로 다루다가 끝날 수도 있고요. (웃음) 그건 나중에 생각해보려고요."

 

바퀴벌레는 생각 없으신가요? 저 정말 많이 배웠어요. (웃음)

 

 "아, 표요? (웃음) 곤충의 진화 책 보면 앞에 400만 뷰라고 되어 있잖아요. 바퀴벌레 표 그거 하나가 44만 뷰가 넘어요. 그렇게 뜰 줄이야."

 

댓글로 피드백 굉장히 많이 하시는 편인데, 독자 피드백받아서 고친 게 있다면요? 맞춤법 말고요.

 

 "고친 게… 아! 있어요. 좀 디테일한데. 책에 보면 곤충의 혈액이랑 혈림프에서 헤모시아닌이 있고, 구리로 구성되어 있다고 썼고, 낮은 온도에서 유용하다고 했는데 댓글에, 그분도 곤충 전공자였어요. 헤모시아니는 일부 파리목에만 있고, 그건 일반적인 케이스가 아니라 스페셜 케이스다. 그런데 저 그거 몰랐어요. 그래서 어? 그래요? 하면서 고쳤어요."



본인이 그렸는데 엄청 유명해요. 그런데 사람들이 이거 내가 올린 것인지 모른다 하는 게시물이 있다면요?

 

 "아, 있어요. 여러 가지 있어요. 하나는 레진에서 연재하다 보니까 성인물이 그리고 싶어서 카연갤에 되게 야한 만화를 그린 게 있어요. (웃음) 병맛 만화, 야한 만화였는데 많이 퍼졌어요. 어둠의 대표작이라고 우겨요. (웃음) 제가 제 만화에 항상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제 이름을 안 남겼거든요. 그러니 사람들이 누가 그렸는지 모르고 막 퍼가시더라고요. 또 하나는 제가 필명을 쓰고 만화를 올리다 보니까 다른 곳에서 그 닉으로 드립 치기가 힘들어서 유동으로… 콘셉트 글 많잖아요? 안녕하세요. 코리안. 그런거 치고 싶은데 이 아이디로는 안 되어서 로그아웃해 'ㅇㅇ' 했죠."

 

가장 존경하는 생물학자가 있다면요?

 

 "곤충 만화에 나오는데요, 에드워드 윌슨이라고 곤충 만화에서도 약간 사람들이 인상 깊게 기억을 하시는데, 중고등학교 때 아 그분은 정말 대단한 생물학자다, 곤충을 연구해서 곤충학자로 끝나는 게 아니라 생물학에서 사회생물학이라는 분야를 하나 만들고 사회생물학에서 온 분야로 응용되시는 분야를 만드셨어요. 곤충으로. 개미를 연구해서 그렇게 되신 분이신데 되게 존경스러웠고, 그런 사람은 어떤 유년시절을 보냈을 까 해서 고등학교 때 그분 자서전을 봤어요. 맨 초반, 몇 페이지 안 되는데 어릴 때부터 곤충을 좋아하던 나는 하버드 대학에 입학했다 그러길래 '에이 씨' 책 던지고 나왔어요. 하하하. 그런 적이 있었죠. 그런데 그분이 만화에 종종 나왔고, 그분 제자가 최재천 교수님인데, 그분이 공룡 만화 추천사를 써주셨어요."

 

생물학자로서의 앞으로의 목표와, 만화가로서의 목표 두 가지를 알려주신다면요?

 

 "곤충 진화 연구를 하기 위해서 열심히 벌레 잡고, 화석 캐고 공부 많이 해야겠고요, 과학만화를 계속 그리고 싶어요. 카연갤에 종종 올리지만 SF를 계속 그리고 싶어요. 로봇 만화도 그리고 싶고요."

 

- 제가 인터뷰 준비하다가 읽은 댓글이 있었어요. 갈로아 님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갈로아 벌레 연구한다고 그랬는데 맞나요?

 

 "아, 아니에요. 원래 그랬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두 분이 계셨어요. 제가 어릴 때. 한 분이 치매로 돌아가셨고, 한 분은 교통사고로 돌아가셔서 연구하는 분이 없어서 혼자 찾아 돌아다니다가 그거로 대학원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전남대에서 한 분이 하신다길래 아 그래요? 그럼 님이 하세요. (웃음) 분류가 워낙 작다 보니까요 저는 메뚜기 되게 좋아해서 메뚜기 같은 거 연구 열심히 해야죠. 메뚜기나 갈로아나 연관이 되게 깊어요. 그런 것도 되게 재미있는 요소죠. 유일하게 하는 건 아니에요. 나무위키 수정이 안 되네요. 하하하. 제가 건들 수도 없고."

교수님들이 걱정 안 하세요? 만화 그려서 시간 뺏길까 봐요.

 

 "교수님들이 오히려 좋아하셔서 다행이었어요. 그리고 약간 그림 노예가 있어서 좋고. (웃음) 다른 분야는 모르겠는데 생명과학은 그림이 중요해요. 그리고 지금 가려는 연구실 교수님도 계속 그리라고,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힛갤곤볼을 완성한 소감을 알려주세요.

 

 "약간 인터넷 커뮤질의 명예의 전당? (웃음) 온 것 같아 좋고요, 만두 3000개도 너무 좋았어요. 거저 생긴 돈이잖아요? 그리고 제 주변에서 다들 처음 본대요. 보기 힘들죠. 저도 디시뉴스 기사로 몇 번 봐서 신기하네요. 그런데 사실 그 생각은 했어요. 6개째 때 7개를 잘 안 주지 않을까? 하하하. 주셔서 고맙더라고요. 지금 가지고 온 게 6개인데 처음 받은 힛갤곤볼은 나무였어요. 안 보이더라고요."

 

힛갤을 노리는 이용자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곤충 먹으면 갈 수 있어요. 굳이 간다면. (웃음) 개념글 티켓이 좀 비싸지만. 사실 전 먹는 거로 힛갤 갈 줄 몰랐어요. 곤충갤이 되게 사람이 적은데 그걸 어떻게 보셔서 힛갤에 갔는지 신기하더라고요. 어쨌든 벌레를 먹든가 만화를 그리든가, 만화도 되게 공들여서 그리면 힛갤에 가잖아요? 그렇게 가거나 이런 시리즈를 연재하다가 완결이 나면 가거나. 하하하. 여러 방법이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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