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민간 주도 우주항공산업 확대를 위한 우주항공청(KASA)-LG 간담회. 사진 우주항공청
LG는 27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우주항공청(KASA)과 ‘민간 주도 우주항공산업 확대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LG 관계자는 “민간 기업이 발전을 주도하는 우주산업 생태계를 의미하는 ‘뉴스페이스(New Space)’ 관점에서 LG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엔 정수헌 LG기술협의회 의장(부사장), 노승원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전무),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CTO(전무), 제영호 LG전자 C&M표준연구소장(상무) 등 LG 계열사 주요 기술 경영진이 참석했다. 우주항공청에선 윤영빈 청장, 존 리 우주항공임무본부장 등이 자리했다. LG와 협력 중인 국내 유일 달탐사 로봇 로버를 개발한 ‘무인탐사연구소‘도 이날 참석했다.
오는 11월 누리호 4차 발사와 내년으로 예정된 누리호 5차 발사에 LG가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LG 관계자는 “어떤 기술과 방식으로 참여할지는 아직 논의 단계”라고 설명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2016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탐사용 우주복에 리튬이온배터리 공급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우주복 배터리는 우주 비행사의 생명 보존을 위한 산소 공급 장비, 통신 장비, 방사능 측정기 등 최첨단 장비의 심장 역할을 한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엄격한 NASA 테스트를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것이다.
우주항공 관련 스타트업도 적극 육성하고 있다. LG는 최근 무인탐사연구소와 함께 경기도 연천에서 달 표면과 유사한 조건으로 꾸려진 테스트베드에서 양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달 탐사 로봇 로버 주행 테스트에 성공했다. 로버엔 지구와 전혀 다른 토양 환경과 진공 상태를 견디기 위한 특수한 바퀴와 우수방사능을 견딜 수 있는 특수 합금 소재 등이 적용됐다. 여기엔 LG이노텍 카메라 모듈도 탑재됐다. 무인탐사연구소는 이날 2032년에 로버를 달에 착륙시키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LG가 우주항공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검토하는 배경엔 기존 산업만으로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자리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우주산업 규모가 2030년 5900억 달러(약 800조원)에서 2040년 1조1000억 달러(약 1500조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달 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LG전자 판매법인을 방문한 자리에서 “현재의 격화되고 있는 경쟁 상황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5년 뒤에는 어떤 준비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해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전략 마련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우주항공청도 민간 기업의 우주 산업 진출을 위한 지원을 지속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영빈 청장은 “다양한 기업이 우주 분야에 뛰어들어 민간이 뉴스페이스 핵심 주체로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민간의 역량이 산업 전반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뒷받침하는 기업친화적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