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디시 7월호 : 당신의 가방은 없습니다

  6월 한 달 동안 디시인사이드에서 일어난 이슈, 트렌드, 소식을 정리했습니다. '월간디시' 그 일흔 여덟번째 이야기입니다.   

Ⅰ. 이슈 키워드

 

1편 버금가는 속편 없다더니…라스트 오브 어스2 혹평 세례

 

가방 하나 때문에…스타벅스 프리퀀시 대란

 

물건 파는 곳에는 반드시 있는 건가…당근마켓 빌런들

 

Ⅱ. 이달의 BEST

 

Best of Hit

 

초개념 TOP9

 

이슈줌 TOP9

 

Best of Wiki

 

Ⅲ. 요즘 이런 드립 씁니다

 

허언의 새 지평을 연 폰은정

 

"의외로 ~ 하는 행동"

 

Ⅳ. 디시빌런

 

Ⅴ. 제목, 댓글이 살렸다

 

Ⅵ. 갤러리 순위

 

Ⅶ. 힛갤곤볼
 



  Ⅰ. 이슈 키워드

  1편 버금가는 속편 없다더니…라스트 오브 어스2 혹평 세례

  2020년 게임 팬들의 기대작 '라스트 오브 어스2'(이하 라오어2)가 공개되자마자 게임 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에 직면했습니다. 

  2013년 발매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의 후속작으로 7년 만에 나온 이 게임은 복수와 증오가 지속적으로 순환되는 것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공개 전 게임 평론가들은 이 게임에 높은 평점을 주며 호평했습니다. 덕분에 인터넷 게임 게시판에는 '라오어2'의 발매를 기다리는 글들이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실제 게임이 공개되자 게임 커뮤니티들은 말 그대로 뒤집어졌습니다. 1편의 주인공 중 한 명이 시작부터 살해되고, 그 인물을 살해한 새로운 인물로 게임을 진행해야 하는 황당한 전개였기 때문입니다. 캐릭터의 성격도 이와 함께 바뀌었으며, 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끔찍한 장면들이 연이어 등장하는 점도 비판받았습니다. 물론, 이해하기 힘든 스토리 개연성은 기본적으로 비판 대상입니다. 

  분노한 게임 팬들은 각종 패러디 짤을 만들며 화를 가라앉히는 모습입니다. 게임 평점은 이미 바닥을 기고 있네요. 
 

 

  가방 하나 때문에…스타벅스 프리퀀시 대란

  할 때마다 인터넷을 뒤집어놓으신 스타벅스 프리퀀시 이벤트. 그런데 이번에는 좀, 많이 과합니다. 프리퀀시 경품을 받기 위해 음료 300잔을 그냥 버리고 갈 정도니 말이죠. 

  지난 5월부터 스타벅스는 자사 음료 1잔 당 1개씩 주는 일반 스티커와 지정한 미션 음료 1잔 당 1개를 주는 미션 스티커를 더해 미션 음료 3장을 포함한 스티커 17장을 모으면 스타벅스 서머 체어 혹은 서머 레디백 1개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사은품은 온라인에 공개되자마자 디자인이 예쁘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핑크색 레디백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실용적이고, 예쁜 디자인이라 가지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거기에 희소성까지 더해지니 이벤트 시작 전부터 인터넷에는 이 가방을 꼭 갖겠다는 네티즌들의 글들이 빗발쳤습니다. 이런 의견을 반영한 듯 이벤트가 시작되자마자 인터넷에는 한 번에 음료 17잔을 구매하고 가방을 받았다는 인증글이 올라왔습니다. 덕분에 이 가방은 개시되자마자 바로 동나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였지요. 

  문제는 '되팔이'였습니다. 사람들의 반응이 뜨겁자 음료를 수십, 수백 잔씩 산 뒤 음료는 버리고 가방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되파는 사람들이 늘어난 겁니다. 가격대도 10만 원 전후로 형성되었습니다. 조건에 맞는 음료 중 가장 저렴한 음료를 구입하면 5만 원 전후의 돈만 지불하면 되니 되팔이들은 2배 정도의 수익을 얻는 것이지요. 

  프리퀀시 이벤트가 과열되고,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사회적 비난도 일자 스타벅스 측은 6월 5일부터 1인당 1개의 레디백만 수령할 수 있다고 고지했습니다. 그러나 이벤트 진행 한 달이 넘는 지금까지도 스타벅스 레디백은 고가에 거래되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일반 쿠폰'과 '미션 쿠폰'이 현금으로 거래되는 중입니다. 

  식음료 업체들의 '한정판' 마케팅, 물건 구매에 재미까지 더하는 게 목적일 텐데 선을 넘는 사람들 때문에 재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물건 파는 곳에는 반드시 있는 건가…당근마켓 빌런들

  중고거래에서 '빌런' 만나 본 경험, 다들 있으시죠? 과거에는 중고나라에서 이런 빌런을 만났는데, 최근에는 당근마켓이라는 중고거래 어플에서도 빌런들이 만만치 않게 등장한다고 합니다. 

  당근마켓은 자신의 거주지 반경 6km 이내에서 중고거래를 할 수 있는 어플로, 직거래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는 이용자들이 많이 몰리고 있습니다. 덕분에 전체 쇼핑 앱 카테고리에서 커머스 앱을 제치고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요. 

  그러나 사람이 많아지면, 빌런도 많아진다는 불변의 진리가 여기서도 통하는 걸까요. 최근 인터넷 게시판에는 당근마켓에서 빌런을 만났다는 후기 글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공짜로 받은 나무젓가락을 돈 받고 판매한다는 글부터 먹다 남은 콜라를 판매하는 사람들까지. 정말 세상은 넓고 빌런은 많은가 봅니다. 
 



  Ⅱ. 이달의 BEST

  Best of H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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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Ⅲ. 요즘 이런 드립 씁니다

  허언의 새 지평을 연 폰은정

  인터넷의 허세, 허언 드립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특히,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이런 드립이 많이 나오는데요, 익명성을 바탕으로 게시판이 운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온 신조어가 있습니다. 바로 '폰은정'입니다. 

  폰은정은 2018년 1월 디시인사이드 로라 메르시에 갤러리에 올라온 낚시글에서 시작됐습니다. 이용자 'ㅇㅇ'는 '폰은정이라는 이름 첨봄"이라며 자신이 폰 씨를 봤다는 글을 남겼는데, 당연히 '폰'씨를 접하지 못했던 이용자들은 잘못 들은 거 아니냐, 정말 폰 씨냐라며 놀라움을 표했습니다. 

  하지만 'ㅇㅇ'는 몇 분 후 "실제로 존재는 안 한다. 내가 만들어낸 가상인물임. 근데 성이 폰씨라서 신기해"라고 답글을 남기며 '폰은정'이 낚시임을 공개했습니다. 

  이 글은 캡쳐돼 여러 커뮤니티로 옮겨졌고, 이후 자신이 낚시글을 쓰고 이를 밝히는 글이 올라오면 네티즌들은 '폰은정'이라는 답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폰은정은 그 의미를 확장해 '허언'의 의미로 확대되었고, '폰'은 허언증을 상징하는 접두사가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네티즌이 결혼을 하지도 않았는데 상상으로 쌍둥이 아이 둘을 키우는 글을 썼다면 '폰쌍둥이'가 되는 거죠.  
 



  "의외로 ~ 하는 행동"

  '의외로'라는 단어의 뜻, 다 아시죠? '생각이나 기대 혹은 예상과 달리'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 '의외로'가 새로운 드립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최근 디시인사이드 여러 갤러리에는 '의외로 약점인 것', '부모님께 하면 의외로 불효인 행동' 등 '의외로~하는 행동'라는 제목을 달고 올라오는 게시물이 많습니다. '정보성' 게시물로 보이죠. 이에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 클릭해보면 약점인 것에는 '머리와 몸을 잘라서 떼어 놓으면 죽는다', '툼스톤 파일드라이버' 등 당연히 약점이고, 여자들이 싫어할만한 스킨십 등이 나옵니다. 

  즉, 당연한 것에 '의외로'라는 게시물을 적어 낚시하는 신종 낚시글입니다. 내용은 보통 현실에서 하면 큰일 날 프로레슬링 기술인데요, 앞서 말한 툼스톤 파일 드라이버와 저먼 수플렉스가 가장 많이 사용되네요. 지난 1월부터 중세게임 갤러리를 중심으로 확산된 '의외로' 드립은 현재 전 갤러리에서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는 중입니다. 

  지식을 얻기 위해 글을 클릭하는 사람들을 낚는 고전적 방법인데, 피식하는 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네요. 
 



  Ⅳ. 디시빌런

  Ⅴ. 제목, 댓글이 살렸다 

  Ⅵ. 갤러리 순위
 
  수천 개의 갤러리 중 6월 가장 많은 글 리젠과 인기를 얻은 갤러리는 어디일까요? 6월의 갤러리 전체 순위를 알아봤습니다.
 
  6월 갤러리 전체 순위

  철구의 위력일까요, 여성 스트리머 이적의 힘일까요. 인터넷방송 갤러리가 장기간 1위를 독식하고 있었던 국내야구 갤러리를 큰 점수 차이로 밀어내고 갤러리 전체 순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조금씩 국내야구 갤러리와의 격차를 줄이더니, 6월 한 달 놀라운 활동력을 보이며 1위에 올랐습니다. 인방갤의 1위 덕분에 가려진 감은 있지만, 야구 시즌이 무르익어감을 알 수 있듯 삼성 라이온즈 갤러리와 KIA 타이거즈 갤러리도 각각 11계단과 4계단 오른 9위와 10위에 이름을 올리며 오랜만에 10위 안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6월 갤러리 댓글 순위
 
  갤러리 이용자들의 글 호응도를 알아보는 댓글 순위는 어떨까요? 6월 갤러리 댓글 순위입니다.

  댓글 순위에서는 인터넷방송 갤러리와 함께 만화 갤러리의 활약도 눈에 띕니다. 각각 한 계단 씩 오른 1, 2위를 차지하며 역시 부동의 1위였던 국내야구 갤러리를 3위로 밀어냈습니다. 그렇다고 국내야구 갤러리의 활동이 위축된 것이냐, 그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지난달보다 활동이 늘었지요. 즉, 인터넷방송 갤러리와 만화 갤러리가 국내야구 갤러리의 활동량을 넘어선 것이지요. 또한, 공무원 갤러리의 순위 진입도 눈에 띕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꾸준히 활동량이 늘어난 공무원 갤러리는 아무래도 공무원 시험 관련 정보에 예민하다 보니 코로나19 정보에도 예민해지면서 갤러리 유입인원과 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6월 마이너 갤러리 전체 순위
 
  수만 개의 마이너 갤러리 중 6월 가장 흥한 갤러리는 어디일까요? 마이너 갤러리 전체 순위입니다.

   6월 메인+마이너 갤러리 전체 순위
 
  메인 갤러리와 마이너 갤러리를 통합한 6월 갤러리 통합 순위를 알려드립니다.
 

 

  Ⅶ. 힛갤곤볼

  힛갤곤볼 7성구 완성자가 새롭게 나왔습니다. 열여섯 번째 만신 소환 성공 이용자는 바로 '김7l린' 님입니다.

  '김7l린'님은 2017년 7월, 미술 갤러리에 한 선으로만 그린 그림을 공개하면서 디시인사이드 이용자들과 처음 인사했습니다. 마치 미로와 같은 묘한 느낌을 주는 그림인데 한 선으로 그렸다는 놀라움까지. 김7l린 님은 등장 며칠 후 처음으로 힛갤에 가는 저력을 보였습니다. 

  이후에도 김7l린 님은 꾸준히 자신 만의 철학이 가득 담긴 한선 그림을 공개했고, 시간의 흐름과 함께 그림의 퀄리티도 같이 높아졌습니다. 갤러들은 한 화가의 성장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김7l린' 님은 한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한선 그리기에 대한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디시인사이드는 칠성구 완성을 기념해 김7l린 님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이용자 분들이 김7l린님의 그림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김7l린 님의 힛갤곤볼 완성을 축하드립니다. 
 

<후투티>


- 나이와 지금 하시는 일을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아마추어 일러스트레이터인 20대 중반의 김7l린입니다. 현재는 내년 복학을 위해 돈을 벌며 살고 있습니다.


- 언제부터 디시질을 시작하셨나요?

2010년 즈음에 '잉카소' 작가가 올리는 포켓몬 작품을 보러 오면서 시작했습니다.


- 그림에는 언제부터 관심이 많으셨나요? 

 본격적으로 깊은 관심을 가지며 작가가 되고 싶다 생각한 건 고등학생부터였습니다.


- 미대생이라고 본인을 밝히셨는데 구체적인 전공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웹, 모바일 디자인을 전공했었다는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 닉네임을 '김7l린'으로 한 이유를 알려주신다면요? (기를 -7l로 표현하는 이유는 뭔가요?)

 원래는 평범하게 '김기린'이었지만, 어느 카페에 가입할 때 이미 선점한 사람이 있던 탓에 숫자와 영어로 한글을 만드는 것을 착안해봤고, 의외로 마음에 들어 모든 닉네임을 갈아치웠습니다. 숫자 7과 소문자 L을 씁니다.


- 한선 그리기를 시작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그리고 가장 먼저 그린 한선 작품은 뭔가요?

 4년 전에 했던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 때 손님이 없는 틈을 타 빠르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만들어봤습니다. 첫 그림과 그 이후 수십 점은 대부분 간단한 인물화입니다. 처음 그렸던 그림들을 같이 첨부해드리겠습니다.
 

<초기그림1. 김7l린 제공>

<초기그림2. 김7l린 제공>


- 가장 짧은 시간이 걸렸던 그림은? 반대로 가장 긴 시간이 걸렸던 그림은 무엇인가요? 각각 어느 정도 걸렸나요?

 가장 짧은 그림은 초기에 그린 그림들 전부고(30초를 재며 그렸습니다), 가장 오래 걸린 그림은 약 사흘간?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재면서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 단순 작업시간만으로 썩 길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두 그림을 첨부해드리겠습니다.
 

<긴 그림1. 김7l린 제공>

<긴 그림2. 김7l린 제공>


- 그린 그림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을 꼽아주신다면요? 그 이유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기린을 모델로 그린 작품들이 가장 애정이 깊지 않았나 싶습니다. 닉네임으로 삼을 정도로 좋아해서 20장 연작으로 그린 적도 있습니다.
 


- 이용자들로부터 받았던 댓글 중 가장 기분 좋았던 댓글이 있다면요? 

 유튜브 하라는 댓글들이 제일 기분 좋았습니다. '내 그림이 인정받는구나, 이용자들이 다른 사람들도 보길 원하는구나'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 한선 그리기에 영감을 준 작품이 있다면요?

 기법은 칸투어 드로잉(주로 형태 연습에 쓰이는 한선 그림 작법)에 몇 가지 저만의 조건과 개성을 줘 본 것이고, 화풍과 모델은 주로 여러 가지의 민화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조상의 지혜와 화풍에서 얻는 바가 큽니다.


- 전시회를 열 계획은 있으신지요?

 물론 있지만 지금은 몇몇 사정이 있기에 나중에 구체적인 가이드를 받고 기획해볼까 합니다


- 책은 어떤 계기로 내게 되었나요?

 제게 연락을 해주신 출판사 관계자분이 힛갤에 올린 그림을 보고 계약 출판을 제안하셨습니다. 당시 훈련소에 들어가기까지 얼마 남지 않아,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오래 걸리지 않아 협업을 시작했습니다.
 

- 다음 책은 언제쯤 나올 계획인가요?

 구체적 계획은 없습니다. 하지만 다음에 낸다면 아예 크고 두꺼운 작품집을 만들거나, 초심자들을 위해 한선 그림을 가르쳐주는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 혹시 미로 찾기 그림을 그릴 계획은 없나요?

 꾸준히 준비하다 나중에 새로운 감상이 필요하다 느껴질 때 실현해 보이겠습니다.


- 한선 그리기 그림을 그릴 때 사전 작업이 따로 있으신지요. 예를 들어 밑그림을 그린 뒤 한선 그림을 그린다거나, 머릿속으로 오랫동안 고민하신 뒤 한 번에 그림을 그리시는지 궁금합니다. 

 디테일이 필요할 경우 밑그림을 그립니다. 하지만 사전작업이 의미 없을 정도로 펜선을 그리다 즉흥으로 수정되는 게 많습니다. 패턴이나 동선은 즉흥적으로 결정될 때가 많습니다. 고민과 계획이 많을수록 어설퍼진다는 사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펜선 작업은 4년간의 작업 중 얻은 건초염 덕에 손목이 피로해지면 쉬엄쉬엄 이어 그립니다.


- 볼펜 한 자루당 몇 장의 그림을 그릴 수 있나요?

 a4사이즈 기준 3~5장의 그림, 4절 혹은 3절지의 그림은 펜 하나로도 부족할 때가 있습니다.


- 가장 애용하는 펜이 있다면요? 그 이유는?

 이 시국 브랜드인 유니 스타일 핏 0.28을 애용합니다. 예전에 교보문고에서 손에 맞는 펜을 찾기 위해 수십 종류를 한 개씩 사서 써 본 적이 있는데 여러모로 취향에 잘 맞은 덕에 고른 즉시 동대문으로 가 100자루 즈음 사놨습니다.


- 보통 동물을 많이 그리시는 것 같은데, 이유가 있나요?

 민화를 모티브로 그리는 것의 연장선상입니다. 민화 속 동물들은 저마다 다산, 다복, 장수, 입신양명 등의 긍정적인 의미가 담기곤 합니다. 제 그림을 보거나 사는 사람들이 길한 기운을 받길 원하기에 민화에 나오는 동, 식물을 위주로 구성을 꾸리는 것입니다. 물론 의미는 부여하기 나름이기에 그 외의 개성적이고 이쁜 동물들로도 좋은 의미와 상황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별주부전>


-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화가가 있다면요? 어떤 부분에서 영향을 받으셨을까요

 민화는 신원미상의 화가가 너무 많으니 논외로 하고, 산드로 델-프레트, 정확히는 그의 책인 'master of illusions'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한선 그림으로 배경부터 주체까지 막힘없이 그리고, 원하고자 하는 느낌까지 살리는 건 썩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림을 연구할 당시 이 책의 초현실적 화풍이 제 그림의 구조설계에 큰 도움과 영감을 줬습니다.


- 차기작은 뭔가요?
 
 계획 없이 조합을 생각해내며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인터뷰가 보내지고 있을 때 즈음엔 개복치를 모델로 한 어해도(魚蟹圖)가 완성될 것입니다.

<작업 중인 그림. 김7l린 제공>


- 주변 친구들은 김7l린 님이 힛갤곤볼 7성구 완성한 거 알고 있나요? 알고 반응이 어땠나요?

 저보다 7성구를 만들었다는 걸 먼저 눈치챈 친구는 축하해줬고, 대부분의 반응은 "이게 뭔데"반, "모으는 놈이 있긴 했구나" 반이었습니다.


- 처음 힛갤 갔을 때 소감을 알려주세요. 

 솔직히 놀라고 두근댔습니다. 그냥 알바나 하며 그림 그리던 휴학생에게 너무 큰 관심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이후 며칠간 아르바이트하며 댓글창을 새로고침 하던 제가 생각납니다.


- 처음 힛갤 갔을 때 힛갤곤볼 7개를 다 모을 수 있을 거라 예상하셨나요? 

 3개 즈음 받을 땐 반신반의했다가, 5개 즈음엔 할만하다 생각했고, 6개째엔 당장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그리면 시간이 해결해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 힛갤곤볼 완성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하루에 수십 수백만 개씩 글이 올라오는 디씨에서 일곱 번이나 힛갤에 간 게 단순히 저 혼자만의 성취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유저들 덕이죠. 꾸준한 관심과 사랑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소식과 그림을 올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상금으로 무엇을 할 예정이신가요?

 지금 제가 부매니저로 있는 LP 마이너 갤러리에 만두 이벤트를 할 거고, 나머진 상품권으로 바꿔 생활비로 쓸까 싶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내년에 복학하고 학업을 마친 뒤, 혹은 학업을 하는 도중에 동업자인 친구와 그림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할 생각입니다.


- 힛갤곤볼을 노리는 다른 갤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노리고 있다면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걸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선그리기 한 것들입니다.>

<a4 드로잉 1~10번입니다>

<스압) 4절지에 그려본 그림입니다>

<a4 한선드로잉 26~30번입니다>

<만년필로 그려본 한선그림 과정입니다>

<한선그림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한선그리기로 그린 동물 11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