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人터뷰] 박소연 "프듀 동기들보다 늦은 데뷔? 늦게 할수록 더 오래오래 빛날 거예요"

  101명의 연예기획사 연습생들이 서바이벌을 통해 걸그룹으로 데뷔하고, 걸그룹 멤버 11명을 국민들의 선택으로 뽑는다는 프로그램인 프로듀스101. 2016년 첫 방송 전 그 누구도 이 프로그램의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자 엄청난 반향과 함께 출연자 모두가 화제의 인물이 되어 연예계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시즌4까지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어른들의 잘못된 선택으로 불명예 종료하였으나, 가혹한 환경 속에서도 꿈을 향해 꾸준히 노력했던 404명의 연습생들은 지금 더 많은 박수를 받고 있다. 

  박소연도 그 중 한 명이다. 2012년 방송된 오디션 프로그램인 'K팝 스타 시즌2'에서 어린 나이임에도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던 그를 기억하던 사람들은 박소연이 프듀1에 출연했을 때 반가움과 동시에 그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기대에 부응하듯 그는 세 번의 경연에서 실력 하나는 그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재능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그는 18위로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며 다시 연습생의 자리로 돌아갔고, 팬들은 이런 실력이면 조만간 데뷔 소식이 있을 거라며 그 시간을 즐겁게 기다렸다. 
 
  그리고 4년이 지났다. 가수도, 팬도 그의 데뷔가 이렇게 오래 걸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사이 박소연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10대 소녀에서 20대 성년이 되었고, 소속사가 바뀌었으며, 걸그룹 준비생에서 솔로 가수가 되었다. 그럼에도 바뀌지 않은 것은 무대를 향한 그의 열망과 무대 위 그의 모습을 기다려온 팬들의 마음이다. 

<프로필>

본 명 : 박소연

생년월일 : 1999년 12월 10일

데 뷔 : 2020년 디지털 싱글 'Flower'

- 음 반

2020년 : 싱글 'Flower'

- 방 송

2012년 : K팝 스타 시즌2(S)

2016년 :  프로듀스 101



-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안녕하세요.


- 저희가 프로듀스 101(이하 프듀) 끝나고 바로 연락 드렸는데, 그때는 아쉽게 안 되었어요.

 아, 그래요? 몰랐어요. (웃음)


- 그래서 제가 언제 데뷔하나 기다렸답니다.

 감사합니다. (웃음)


- 디시 눈팅은 하셨죠?

 네. 프듀 때 했었죠.


- 그때 이후로 데뷔까지 4년이 걸렸어요. 이렇게 오래 걸릴 줄 예상하셨나요?

 아뇨, 아예 몰랐어요. 사실 프듀 이후에 계속 연습하면서 데뷔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로엔에서 데뷔할 줄 알았는데 안 하게 되었죠. 소속사를 나오면서 '제가 열심히 해서 돌아오겠다'라고 말은 했는데 사실은 조금 어려웠어요. 심적으로 변화가 있었어요. 제가 그 회사에서 6년을 있었어요. 저는 '첫 회사에서 데뷔하자'는 마음이 강했었고, 그러다 보니 저 스스로 실망감과 자책감이 좀 있었죠. 주변에서 데뷔할 수 있을 거다, 잘 될 거다, 좋은 기회가 있을 거다 이렇게 말씀해 주셨거든요. 그런데 현실을 파악한 순간, '아 모르겠다' 이런 마음이 커지더라고요. 나도 모르겠다.
 


- 안 그래도 유튜브 계정 개설하는 거 보고 사람들이 '박소연 가수 안 하려나보다' 그랬어요.

 사실 로엔에서 나오고 유튜브를 개설하던 사이에 회사에 들어갔었어요. 로엔에서 나오면서 아예 가수의 길을 포기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그 마음이 감정적인 판단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제의가 들어온 회사가 있어서 들어가게 되었지요. 그런데 같이 연습했던 회사 연습생들의 나이대가 어렸어요. 그 친구들과 함께 퍼포먼스 하고 같이 생활하는데 '아, 내가 좀 늙은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지금도 매우 어리신데요?

 저도 어린 나이였는데 그 친구들이 더 어리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그런 생각을 하던 중 '내가 아직 음악을 좋아하는구나'를 깨닫게 됐죠. 그래서 그 회사와 이야기하고 나오게 되었어요. 나오자마자 알고 계시던 보컬 선생님이 제게 '유튜브를 해보면 어떨까?' 하셔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요즘은 아티스트 분들 중 유튜브 하시는 분들 많으니까 저도 소통 창구의 일환으로 열어놓은 거죠. '일단 저질러보자' 이랬던 마음도 있었고요. 하하하. 그런데 유튜브를 개설하니까 오히려 '박소연이 가수 안 하려나보다' 이렇게 많이 생각하시더라고요. (웃음) 그런데 사실은 그때부터 꾸준히 가수 준비하고 있었어요. 음악 작업도 하고 있었고. 짠! 하고 보여드리려고 했죠. 그러던 중 지금 회사를 만나게 되었어요.


- 데뷔와 상관없이 음악 작업은 계속 한 거예요?

 네. 아는 작곡가분들과 같이요. 처음엔 그냥 소소했어요. '음원만 내볼까? 이름도 내 이름 말고' 이런 느낌? 그렇게 준비하다가 곡 하나 괜찮은 게 있어서 그걸 음원으로 내보자 하고 있었는데 지금 회사와 미팅을 하게 된 거죠.


- 프듀 동기들 데뷔하는 거 보면서 조급하진 않았나요?

 많이들 물어보시는 질문인데, 부담감은 항상 있었어요. 초조함도 있었고. 그런데 저는 어렸을 때부터 '늦게 데뷔하고, 오래 준비해서 오래오래 빛나자'하는 마음 가짐이 있었어요. 저 초조하지 않냐는 말 5~6년 동안 들었어요. 그럴 때마다 항상 이 말을 했던 것 같아요. '늦게 할수록 저는 더 높게 오래오래 빛날 거다, 걱정하지 말아라' 이렇게요.
 


- 팬들 좀 놀랍진 않아요? 인스타와 유튜브 멈춘 거 보고 '소연이 데뷔하나 보다' 알아채더라고요.

 맞아요. 깜짝 놀랐어요. 회사와 계약하고 나서도 사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유지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먼저 제안했어요. 인스타그램도 다시 만들고 유튜브도 이전에 올렸던 것들 다 내리자고요.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거기에는 일반인 박소연이 많이 담겨 있었거든요. 남겨둬도 괜찮지만 제 입장에서는 새롭게 나타났다는 느낌을 드리고 싶어서 다 없앴죠. 그런데 부모님이 나무위키를 캡처해서 보내주신 거예요. 사람들이 '너 계정 멈춘 거 아네?' 하시면서요. 신기했죠.


- 그만큼 지켜보고 기다린 팬들이 많았다는 거죠.

 저보다 더 대단하신 것 같아요. 제가 포기하고 방황하고 다시 마음을 잡고 준비하기까지 4년이 걸렸어요. 저도 그 사이에 포기했던 순간이 있었는데 저를 꿋꿋이 기다려주시고, DM도 보내주시고 그러셨어요. 솔직히 그분들께 답장을 해드릴 수가 없었어요. 저도 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희망고문까지 드릴 수 없고. 제 마음가짐이 어떻게 바뀔지 저도 몰랐던 거라서요. 지금까지 기다려주신 분들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 받았던 DM 중 답장은 못했지만 이 말은 해주고 싶었던 질문이 있었다면요?

 가장 많았던 질문이 '언제 데뷔해요?', '잘 지내죠?', '항상 기다리고 있어요' 이런 말이었어요. 인스타에서 게시물을 줄이며 없앴는데 한 팬이 '게시물이 왜 자꾸 없어지냐, 데뷔 준비하느냐' 질문하셨어요. 정말 답장해주고 싶었어요. '나 이제 데뷔한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이렇게요. 그런데 당시에는 말을 아낄 수밖에 없었죠.


- 계속 그룹 준비했다가 솔로로 나오게 되었어요. 스스로도 내가 '솔로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을 것 같아요. (디시 이용자 'ㅇㅇ')

 그런 생각이 든 게 두 번째 회사를 들어갔었을 때였어요. 저는 무조건 그룹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제가 못 하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아까 제가 두 번째 회사에서 내가 좀 늙은 건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씀드렸잖하요? 그 이유가 저는 데뷔를 하진 않았지만 방송 경험도 있고, 무대 경험도 있으니까 연습생 친구들이 모르는 경험을 제가 알고 있는 거예요. 그런 것들이 그 친구들과 같이 배우며 성장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데서 오는 차이점이 생기고, 그러다 보니 나도 연습생인데 이미 데뷔를 한 사람처럼 생각이 들고. 스스로 '내가 너무 나간 건가?' 이런 생각이 들고. 연습생 친구들은 파릇파릇한데 나는 뭔가 오래된 사람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그리고 제가 성숙한 느낌이 강해 제 나이대로 보시지를 않으세요. 그런데 요즘 아이돌 준비하는 친구들은 어린 친구들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내가 그룹으로는 안 어울리는가 보다 싶은 생각이 들면서 '나도 솔로 준비를 해볼까?' 하고 조금씩 준비하고 있었어요. 사실 첫 음악은 댄스가 아니었어요. 어쿠스틱한 곡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댄스로 데뷔하게 되었어요. (웃음)


- 반응 보니까 솔로를 해도 걸스힙합 장르를 할 것 같았는데 데뷔곡이 굉장히 여성스럽다는 평이 많아요. 원래 이미지와는 다르다는 지적도 있고요.

 제가 '케이팝 스타'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보이시했어요. 파워풀했고, 성격도 그렇고요. 저를 꾸미지도 않았고, 그냥 시골에서 올라온 아이 느낌이 강했죠. 거기서 조금 더 진화된 게 프듀예요. 하하하. 사실 프듀 때도 케이팝스타 때 느낌이 남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기가 생기기도 하고, 바뀌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제가 생각보다 많이 여성스럽게 변했어요. (웃음) 그렇기에 여성스럽고 청순한 이미지가 제게는 어색하지 않았어요. 4년의 시간 동안 저는 자연스럽게 변했는데 대중들은 4년 전의 제 모습을 보셨다가 지금의 모습을 보시니까 '콘셉트가 바뀌었나?'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저로서는 지난 이미지를 천천히 보여드리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어요. 또 첫 곡이기도 하니까 이런 콘셉트가 나왔을 때 저도 크게 반대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 한 우물을 파는 것도 성공전략이니. 잘할 수 있는 걸 놔두고 다른 길로 가느냐 이런 거죠.

 제가 신인이잖아요. (웃음) 신인 때 그런 밝고 청초한 모습을 보여드리다가 조금씩 더 많이 보여드리면 되지 않을까요. 사실 안 해봤던 것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여러 가지를 보여드리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 데뷔곡에서 본인이 제의해 들어간 요소가 있다면요?

 플라워라는 곡은 원래 그 곡이 되게 어쿠스틱한 곡이었어요. 편곡해서 이런 스타일의 곡이 된 거죠. 처음 나온 이야기는 '댄스의 이미지로 갈거면 비트가 신났으면 좋겠다'였어요. 그렇게 조금씩 그림이 맞춰지고, 안무도 조금은 꽃 같은 느낌이 있었으면 한다, 동선 같은 부분도 예쁘게 나왔으면 좋겠다 하나하나씩 요청을 드렸죠.


- 안무가 많이 어렵던데요. 보면서 '이걸 라이브로 어떻게 하지?' 했어요.

 맞아요. 제가 처음 느낌적인 부분을 보내드렸고, 그걸 보시고 안무를 만들어주셨죠. 그 후에 '이 부분은 이렇게 바꿨음 좋겠다, 이 부분에서는 손을 쓰는 게 어때?' 이런 피드백을 하면서 안무가 선생님과 같이 안무를 만들어나갔어요. 그런데 그렇게 안무를 채우다 보니까 점점 어려워지는 거에요. 처음엔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수정을 하도 하니. (웃음) 지금은 한 번 추면 헥헥 거려요. 너무 힘들어요. 하하하. 그런데 오히려 첫 곡이기도 하고, 알차게 예쁜 요소가 많이 들어가서 저는 만족해요.


- '플라워'라는 곡을 타이틀로 정하고 만든 건지, 후보곡에서 선택된 것인지 궁금해요.

 이 곡이 저와 작곡가 분들이 함께 작업했던 곡이에요. 이걸 회사와의 첫 미팅에서 들려드렸어요. '제가 만든 곡이에요' 하고요. 그 자리에서 '데뷔할 생각 있으면 이 곡으로 데뷔하자'라고 회사 측에서 제의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일사천리 일이 진행되었어요. 사실 제가 안무 선생님과 데뷔 준비 전부터 작업을 많이 해왔어요. 데뷔와 상관없이요. 같이 두바이도 가서 공연도 하고. 사실 그 안무 선생님이 지금 소속사를 소개해줬어요. 정말 고마우시게도 '6년이나 준비되었는데 더 준비를 해야 하나?'라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곡 준비되어 있고, 모든 게 준비되어 있으니 데뷔 진행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 하셨죠.


- 데뷔를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준비한 게 있다면요?

 일단 제가 춤으로 많이 언론에 노출되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춤에 더 신경을 썼었어요. 곡은 주위에 잘해주시는 분들이 많으셨거든요. 퍼포먼스에서 좀 욕심이 났었어요. 타이틀 주제가 꽃으로 정해지면서 꽃을 표현할 동선을 많이 고민했죠.


- 청하 씨가 예전에 라디오 나와서 프듀1 최고의 춤꾼으로 박소연 씨를 꼽았어요. 사람들 기대치가 올라갔어요. (웃음)

 제가 춤을 오래 췄지만, 그런 타이틀이 조금은 부담이 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제가 지금까지 연습해서 이뤄낸 좋은 결과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더 많이 신경을 썼어요.
 


- 프듀 나왔을 때 혼자 보여준 모습이 보기 좋아서 솔로도 잘할 것 같으시대요. (디시 이용자 '와따맨')

 고맙습니다. (웃음)


- 솔로와 그룹 준비에는 차이가 있나요?

 데뷔 과정은 양쪽 다 힘들지만 재밌어요. 차이점이 있다면 뮤비를 찍거나 녹음하는 환경이요. 제가 제 곡을 녹음하는 게 처음이잖아요? 제 곡을 직접 녹음하고 촬영한다는 부담감이 컸었어요. 그룹이었을 때는 '할 수 있다' 원동력이 되는, 같은 마음을 가진 친구가 항상 있었는데 지금은 그걸 혼자 다 해야 해요.


- 욕심도 더 많아지고.

 네. 다른 분들에게 '저 괜찮아요. 잘할 수 있어요' 그렇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정말 잘할 수 있을까?' 의심이 들 수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같이 나눌 수 없는 허전함? 그런 부담감이 컸던 것 같아요.


- 그런 부담감은 어떻게 해소하나요?

 제가 최근 '나혼자 산다'를 보던 중에 정말 공감 갔던 장면이 있었어요. 장도연 선배님께서 '떨릴 때 어떻게 하나?'라는 질문을 받았던 적이 있는데 그때 '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하셨어요. 그 말이 정말 와닿았던게 저도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떨릴 때 만큼은 제가 자신감이 넘쳐야 해요. 거기서 더 주눅들고 그러면 나올 것도 안 나오고, 더 잘할 수 있는데 실력 발휘가 되지 않아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마인드컨트롤을 계속 하는 것 같아요.


- 이렇게 힘든 시기에 데뷔하셔서 마음이 힘들 것 같아요.

 코로나19 때문에 상황이 상황인지라 마스크도 잘 써야 하고 소독도 해야 하고 그렇죠. 그리고 계속 열심히 하다보면 상황이 좋아지지 않을까요?


- 데뷔 날짜가 잡히고 가장 먼저 누구한테 이야기했나요?

 많은 분께 알리지 않았어요. 데뷔가 결정되었다가 안 된 분들도 봤고, 제 주변 친구 중 뮤직비디오까지 찍었음에도 데뷔를 못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이러다 보니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게 제 마음이었어요. 회사를 만나 '데뷔한다' 말을 들었을 때도 실제로 데뷔한다는 마음이 없었어요. 앨범이 나와야 '아, 내가 데뷔했구나' 실감하는 거죠. 그래서 주변 가까운 분들께만 말씀드렸어요. 부모님도 그런 경우를 보셔서 그런지 '아 그래, 열심히 해' 이런 반응을 보이셨죠. 그래도 곡이 나오니까 바로 카톡으로 '소연아 고생했어 축하한다' 하시면서 정말 좋아하셨어요.


- 친구분들에게 엄청 자랑하셨을 거예요. (웃음)

 맞아요. 카톡 프사가 난리도 아니에요. 하하하. 모임 가셔서 자랑도 하시고. 그걸 보니까 뿌듯하더라고요.


- 효도하셨네요. (웃음) 사람들이 소연 씨의 실패 과정을 다 지켜봤어요. 그걸 보여주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을 것 같아요.

 제가 프듀와 케이팝스타 때 좋은 성적을 이뤘지만, 데뷔까지는 가지 못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는 제가 준비가 안 되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과정을 실패라고 생각해본 적은 솔직히 없어요. 오히려 좋은 성적을 이뤘다고 자부하고 살았죠. 케이팝스타에 많은 뮤지션 분들이 참여했는데 그 안에서 어린 나이에 좋은 성적을 거뒀고, 조금 더 발전된 제가 프듀에 나가서 IOI가 되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방송까지 가면서 좋은 타이틀을 얻었죠. 저는 방송에 좋게 나왔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이 지금까지 가수를 꿈꾸던 과정에서 긍정적으로 다가왔어요. 실패라기보다는 저한테는 과거의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어요. 막상 그때 데뷔했으면 저 자신도 되게 많이 불안했었을 것 같아요. 팬 분들이 저를 좋게 봐주셨지만, 저는 사실 부족했고, 노래에서도 부족한 게 있는 것 같았어요. 그때의 저는 완성된 저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차라리 이렇게 시간이 지난 후에 데뷔한 게 저는 더 마음이 편해요. 저는 그 경험을 실패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 10대 연습생 박소연과 20대 가수 박소연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정말 많은 차이가 있어요. 제가 정말 춤을 오래 췄어요. 한 10년 춘 것 같아요. 게다가 방송댄스만 춘 게 아니라 모든 장르를 했어요. 비보잉도 하고 팝핀도 하고. 그런 장르는 뼈가 많이 다치는 춤들이잖아요? 하하하. 제가 지금 파릇파릇한 나이인데 병원에 갔더니 30대의 뼈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어릴 때부터 춤을 너무 많이 춰서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제일 큰 것은 체력적인 변화입니다.
 


- 운동 열심히 하셔야겠네요. 하하하.

 저 열심히 해요. 매일 헬스 다니고 요가도 배워요.


- 근육이 받쳐줘야 뼈가 안 다치니까요.

 예전에는 못 느꼈는데요, 이제는 비 오기 전날 무릎이 아파요. 하하하.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아프다고 하잖아요? '건강관리 열심히 해야겠다' 이 말이 최근에 많이 와 닿고 있어요.


- 이번 데뷔 싱글에 땡스투를 해준다면요?

 일단 저희 작곡가 분들. 작곡가 분들과 안무가 분들은 제가 이 회사와 만나기 전부터 제 옆에서 '넌 할 수 있다' 격려해주시고, 저의 찌질한 모습까지 다 봐주신 분들이에요. 제가 고민 때문에 종종 전화해서 '진짜 너무 힘들다' 했을 때도 다 들어주시고, 제 옆에서 동고동락하시고. 그 점이 정말 감사해요. 그리고 제가 '플라워'라는 곡을 만들고 있던 중에 마무리를 짓게 해 주시고 데뷔까지 만들어주신 가치산책 식구들과 보컬 선생님께도 정말 감사드려요.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너무 감사드려요. 제가 연습생 생활한 지 8년이 지났거든요. 그 누구보다 제가 무대에 있는 모습을 가장 좋아하시는 분들이세요. 저의 토라진 모습도, 반항기도 지켜보시며 묵묵히 기다려주신 부모님께 가장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 이른 이야기이지만 팬들에게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디시 이용자 'ㅇㅇ')

 정말 감사하게도 지금도 소수의 팬 분들이 계세요. 너무 미안하죠. 제가 4년 전에 로엔에서 나갔을 때 편지를 썼어요. 조금만 기다리시면 금방 준비해서 오겠다고요. 그게 4년이 지났어요. 그 4년 간 많은 일이 있었어요. 팬분들 중에서는 출산하신 분도 계세요. 시간이 정말 많이 지났는데 너무 빨리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해요. 저, 너무 오래 쉬었잖아요. 저도 지금 굶주려있는 상태라 쉬지 않고 활동하는 모습들 보여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꼭 전하고 싶어요.


- 데뷔하면 이거 꼭 하고 싶다 했던 거 있나요?

 되게 많아요. 앨범도 많이 내고, 활동도 열심히 해서 아이유 선배님처럼 콘서트 투어를 하고 싶어요. 제가 로엔에 있을 때 아이유 선배님을 많이 뵙기도 하고 선배님이 준비하는 과정을 많이 봤어요. 콘서트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부러웠어요. '나도 저렇게 꼭 하고 싶다' 그게 연습생 때부터 있었어요. 3~4년 후에는 콘서트 투어 꼭 해보고 싶어요.


- '박소연이 누구야?' 그러면 '아이유 백댄서 하던 애' 이렇게 댓글이 나오더라고요.

 저는 그 말이 정말 고마워요. 제가 데뷔를 한 것도 아니고 음원도 낸 것도 아닌데 그렇게 알아주시는 게요. 저는 아이유 님이 대단하신 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분 뒤에서 안무를 하고, 뮤비에 출연하고 무대를 만드는 데 함께 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정말 영광이었어요.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 '너무 좋다' 그러면서 했어요. 프듀 때도 '아, 얘가 케이팝스타 나와서 아이유 님과 같이 뮤비 찍은 애야' 그렇게 많이 말씀해주셨어요. 저, 정말 좋아요. 제가 스물셋 뮤비를 찾아볼 때도 있어요. 그때 제가 나온 게 너무 좋아서요. 일반인 시절 제가 나온 영상 찾아보고 그래요. (웃음) 저는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게 좋아요. 그리고 그 타이틀은 지금부터 제가 노력해서 '아이유 콘서트 걔야' 이 말을 '가수 박소연이야'로 바꾸게 해야죠. 그렇지만 전 '아이유 콘서트 걔'라는 타이틀이 정말 좋아요.
 


- 긍정적이시네요.

 저는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는 생각을 해요. 진짜 제일 무서운 건 무관심이에요. 이쪽 일을 하고, 연예계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자주 보면서 무플이 가장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가 넘는 악플은 당연히 힘들어요. 하지만, 무관심의 무서움을 보면서 나에게 관심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대에 서지도 않은 연습생 나부랭이에게 그런 관심도 감사함을 느끼면서 연습했어요.


- 제가 사실 프듀 시리즈를 좋아했어요. 저보다 한참 어린 사람들이 저렇게 열심히 사는데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반성 많이 했죠. 그런데 프듀 시리즈를 보면 팬들의 관심이 꾸준히 지속되는 분들은 결국 데뷔하더라고요.

 저는 데뷔를 이뤘다는 것에 뿌듯하고 '지금부터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이에요. 제가 연습생 생활을 10년 했잖아요? 아픔이나 행복함은 이렇게 지낸 세월의 두배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10년 간 연습한 만큼 두배로 노력하고 더 좋은 결과 내면 되어요.     


- 롤모델은 누구인가요? (디시 이용자 '형체')

 저는 사실 롤모델을 따로 두는 편이 아니에요. 대신 존경하는 아티스트분들이 정말 많아요. 아이유 선배님은 자기 곡을 많이 내시면서 아티스트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시는 게 정말 존경스럽고요, 이효리 선배님이나 엄정화 선배님을 보면서 정말 오랫동안 꾸준히 활동하시는 게 존경스러워요. 저는 그런 존경심이 있어요.


- 요즘엔 예전보다는 여자 댄스 가수 솔로 활동이 정말 늘었어요.

 맞아요. 요즘 정말 많이 나오시더라고요. 제가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을 때 여자 솔로 선배님들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 용기를 얻었어요. 그 분야가 쉬워서 그런 생각을 가진 게 아니라 여성 솔로라는 필드가 거의 없었다가 선배님들의 노력으로 발전되는 걸 지켜보면서 '나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알려주신다면요?

 저는 뭐든 좋게 받아들이는 편이에요. 안 좋은 것도 '뭐 어때?' 이렇게 받아들이는 편이고 , 털털하고, 많이 웃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본부장님이 저한테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아들 키우는 것 같다고요. 하하하.


- 성격이 정말 밝으신 것 같아 보기 좋아요.

 감사합니다. (웃음) 제가 낯가림도 없고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게 좋아요. 말도 잘 나와요. 하하하.


- 원래 가수가 꿈이었어요?

 저는 춤을 되게 좋아했었어요. 초등학교 때 옆동네 사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벨리댄스를 배우러 다닌다는 거예요. 그게 초등학교 1학년 때였던 것 같아요. 저는 그 친구와 너무 놀고 싶은데 그 친구가 댄스 배우면 못 놀잖아요. 그래서 같이 놀려고 벨리댄스 등록하러 갔고, 그렇게 5~6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벨리댄스 하면서 춤이 너무 재밌는 거예요. 사실 벨리댄스 선생님이 제 꿈이었죠. 세계대회도 준비하고 나름 벨리댄스계에서 수상을 많이 했었거든요. 하하하. 그때 처음 춤을 접했죠. 그리고 춤을 추다 보면 무대에 서잖아요? 무대에 서면 아드레날린이 뿜어져 나온다고 하죠? 그게 좋은 거예요. 더 큰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벨리댄스 하면서 방송댄스도 같이 했었어요. 케이팝이 정말 재밌는 거예요. 보아 선배님 보면서 '나도 저 무대에 서고 싶다'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러던 중 한 에이전시, 학원에서 제 벨리댄스 대회 동영상을 보시고 연락을 주셨고,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에 그 학원에 들어갔어요. 춤을 추는데 거기서 '케이팝스타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경험 삼아 나가보지 않을래?' 하시더라고요. 전 아무 것도 몰랐어요. 그냥 춤이 좋았던 중학생이었어요. 아무 생각 없이 놀러 간다는 느낌으로 나갔죠. 그때부터 가수의 꿈을 조금씩 키웠던 것 같아요.
 


- 어린 나이에 연습생 생활한다면 주변에서 시기 질투가 있었을 것 같아요. 아이돌 분들 인터뷰 하다 보면 그 점에 힘들어하신 분들도 있더라고요. 심한 경우 왕따도 당했다고 하셨고.

 물론 따돌림을 당한 부분도 있었어요. 초등학교 때였죠. 그런데 저는 그런 게 힘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내가 여기서 왕따 당하면 뭘 하나' 해서 캐나다로 갔어요. 하하하. 거기 고모 사시거든요. 엄마한테 '나 캐나다 가고 싶어요' 해서 가서 놀다가 왔어요. 갔다 오니까 괜찮더라고요. '이 무리에서 왕따 당해? 그럼 저 무리에서 놀면 되지.' 이렇게 생각했죠. 그래서 힘들어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시기 질투를 '뭐 어때?' 이렇게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그런 와중에 장기자랑 학교에서 많이 하잖아요? 그런 것도 나갔어요. 그래서 타격이 많이 없었던 것 같아요.


- 장기자랑에서 춤 잘 추면 인기 올라가지 않아요?

 맞아요. (웃음) 그때 '쟤 봐봐. 춤추는 애야~' 이런 게 있었죠. 그때 어렸으니까, 어깨가 으쓱? 그렇게 다니긴 했죠. 그러면서 여자 친구들에게 시기 질투도 받았고. '다른 친구랑 놀면 돼' 하면서 다른 친구 사귀었어요. 그러다가 엄마한테 캐나다 가고 싶다 해서 3개월 있다가 오니 초등학교 6학년이더라고요. 그럼 또 친구랑 잘 지내고. 하지만, 중학교 때부터는 학교생활을 잘 못했어요. 연습하고, 방송 타고 하다 보니까요. 또 제가 어릴 때부터 어른들과 생활하다 보니 사람들의 시기 질투도 눈에 보이고, 저한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친구들이 보이더라고요.


- 왠지 왕따 시켰던 친구들하고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을 것 같아요.

 하하하. 맞아요. 잘 지내요. 저는 싸운 친구들과도 인사해요. 어? 안녕! 이래요. 시간 지나면 사람이 유해진다고 하잖아요? 그땐 그런 거지 이렇게 생각하니까 타격을 안 받아요.


- 왜 팬들이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아요. 정말 성격 좋으시다. 많이 배워요.

 저도 자존감이 낮아서 소심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런데 워낙 부모님이 격려도 많이 해주셔서 그런 것들에 영향을 많이 안 받았던 것 같아요.


- 멋진 부모님 아래 멋진 따님이네요. 과거로 가고 싶다면 언제로 가고 싶나요? (디시 이용자 '꽃지애')

 저는 중3에서 고1 넘어갈 때요. 이럴 줄 알았으면 학교생활 조금 더 열심히 할걸 싶어요. 수학여행도 좀 가고. 그 당시에는 너무 연습에만 매진했었거든요. 물론 그때도 수학여행은 갔지만, 친구들과 학창생활을 보낸 기억이 많지 않더라고요. 제가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방송 프로그램을 하나씩 했어요. 게다가 저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왔어요. 학생들이 저를 일반인 박소연이 아닌 연예인 준비하는 박소연 이렇게 보더라고요. 그래도 제 주변에는 좋은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 친구들과 학창 시절을 잘 못 보냈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연습 땡땡이치면서 친구들과 같이 음식도 먹고 그럴걸. 하하하.
 


- 그런데 왜 예고 안 갔나요?

 정말 고민 많이 했어요. 예고로 진학할 까 생각했었는데 저는 그게 좋더라고요. '연예계를 준비하는 친구가 인문계를 나왔다' 이거요.


- 아, 힙하죠. (웃음)

 그런 게 괜히 좋았어요. 성적이 좋진 않았지만. (웃음) '연예계 준비하면 다들 예고 생각하니까 나는 오히려 인문계를 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내신 맞추려고 수행평가 열심히 했어요. 그걸 해야 제가 가고 싶은 인문계 학교를 갈 수 있었거든요.


- 후회 안 돼요?

 아뇨. 후회 안 해요. 프듀 나가고, 연습생 하다 보니까 그쪽 친구들이 생기더라고요. 그쪽 친구들 건너면 다 아는 친구들이고. 인문계 학교에서 제가 준비하지 않은 다른 방향의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게 정말 좋았어요. 그 친구들 중 삼수해서 서울대 간 친구도 있는데, 정말 생각하는 게 달라요. 생활방식도 다르고요. 저는 새로운 이야기가 재밌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후회가 되지 않아요.


- 혹시 슬럼프가 왔을 때 본인만의 해결 방법이 있나요? (디시 이용자 'ㅇㅁㅇ')

 저는 어렸을 때부터 슬럼프가 오잖아요? 처음엔 인지를 못해요. 그런데 연습하다 보면 되던 게 안 되고. 그때 슬럼프임을 깨닫죠. 저는 어릴 때부터 별 보는 걸 좋아했어요. 별 잘 보이는 장소도 일부러 찾아가고 그래요. 그렇게 탁 트인 공간에서 엄청 울어요. 내가 지금 힘들다는 걸 직시하고, 슬픈 노래 틀고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엄청 울어요. 그럼 진이 빠지잖아요? 푹 자고 다음날 일어나 그때부터 해결 방안을 찾는 거예요. 그런데 그게 하루 만에 되겠어요? 그럼 또 울어요. 그리고 해결방안을 찾아요. 이렇게 하루하루를 견디다 보면 시간이 약이라고 하잖아요? 점점 저의 마음도 평온이 돌아와요. 예전에는 한 달이 걸려 극복하는 게 지금은 일주일 정도면 돼요. 저만의 방법이죠.


- 멋지다. 제가 오늘 정말 많이 배우네요. 오늘의 TMI 하나만 알려주세요. (디시 이용자 '비니비니')

 별거 없지만, 사실 오늘 제가 너무 오랜만에 촬영을 하는 거예요. 얼굴 예쁘게 나와야겠다는 생각에 운동 좀 하려고 했는데 강아지가 제 배 위에 있어서 운동을 못 했어요. (웃음) 그래서 유튜브 보면서 경락마사지 했어요. 원래 제가 그런 사람이 아닌데. 그런데 왜 이런 말 하는 게 부끄럽죠? 하하하.


- 요즘 mbti 많이 물어보는데 그게 뭐예요? (디시 이용자 'ㅇㅇ')

 제가 아싸는 아니거든요. 나름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싸인데 사실 그거 안 해봤어요. 저도 하려고 했는데 질문지가 너무 많은 거예요. 어느 세월에 하고 있어요. 그래서 안 했어요. 해보고는 싶지만 질문  다 읽기 귀찮아요. 누가 억지로 해봐라 하면 하겠지만, 제가 스스로는 안 할 것 같아요.


- 이거 안 하면 내가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고. (웃음)

 저, 카카오톡 선물하기 이런 거 못해요. 핸드폰으로 쇼핑하는 거 못해요. 저는 항상 매장에 직접 가서 사야 해요. 핸드폰으로 무언가를 할 줄 몰라요. 핸드폰으로는 유튜브, 드라마, 넷플릭스 이거만 해요. 저도 인터넷 쇼핑하고 싶은데.
 


- 연습생 생활 오래 해서 그런 거 아니에요?

 제가 놀랐던 게 연습생 생활 끝내고 회사 나왔잖아요. 제가 체크카드 만드는 법도 모르더라고요. '청소년기에 정말 연습생 생활만 하고 살았구나,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하철 노선도도 볼 줄 모르고. 그런 제가 신기했어요. 그때부터 저도 따라가려고 노력했는데, 안 되더라고요. (웃음)


- 나 이것까지 따라잡았다 하는 거 있어요?

 버카충이요. 뭔지 아세요?


- 네, 버스카드 충전.

 저도 거기까지만 알아요. 그다음은 몰라요. 거기까지 공부했어요. 친구들이 '너 버카충이 뭔지 알아?' 막 이래서.


- 그럼 혹시 '아바라' 아세요?

 그게 뭐예요? 몰라요.


- 아이스 바닐라 라떼요.

 네? 그냥 바닐라 라떼라고 하면 안 돼요?


- 나중에 신조어 테스트 한 번 해보죠.

 저는 버카충에서 끝났어요. 그런데 그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나름. 하하하.


- 그럼 롬곡 이런 것도 모르겠다.

 롬곡? 뭐예요?


- 눈물이에요.

 왜요?


- 눈물을 뒤집어서요. 요즘 신조어가 그래요. 줄이거나, 글자를 뒤집거나.

 요즘 신조어 어렵네요. 하하하.


- 내년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대부분 연말에 시상식을 하잖아요. 저는 이제 시작이니 내년 연말까지 12개월 남았어요. 그때까지 쉬지 않고 활동하고, 많은 음원을 내고 열심히 활동하면….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요? 신인상 타보고 싶어요.


- 앞으로의 각오를 알려주세요. (디시 이용자 '꽃지애')

 신인상과 비슷해요. 제가 정말 오래 쉬었어요. 케이팝스타 때부터 시작해서 8년이 지났어요. 쉰 기간 동안 저도 많이 굶주려있었어요 쉬지 않고 계속 일하고 싶어요. 꾸준히 음원 내고, 작업하고, 활동하고, 팬분들이랑 쉬지 않고 소통하고 싶다 그게 제일 큰 목표인 것 같아요. 꾸준히 앨범을 내고, 활동을 늘리고, 차트에도 자주 진입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직접 말하긴 창피하지만 (웃음) 사실 제가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앞으로 다양한 분야도 도전해서 여러 가지로 사랑받을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려고 해요.


-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동영상 인사말 남겨주세요.

  박소연과의 만남은 즐거움 그 자체였다.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고 자신의 지난 이야기와 앞으로 있을 일들을 즐겁게 풀어놓는 박소연 덕분에 인터뷰 후 남은 하루를 좋은 기분으로 보낼 수 있었을 정도다. 실패라 부를 수 있는 것들을 좋은 추억이라고 말하고, 자신에 대한 또래의 시기 질투도 '뭐 어때'라는 말로 반갑게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자세는 부러울 정도였다.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동기들이 하나둘씩 데뷔를 한 지난 4년간 사람들은 박소연이 멈춰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박소연은 결코 멈춰있지 않았다. 노래를 만들고, 안무를 만들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 그렇게 차근차근 박소연은 가수 박소연으로 성장했고, 대중 앞에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단단하게 보냈던 긴 시간만큼 오래 빛날 가수 박소연의 미래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