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길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취재를 왔다고 하니 사장 박상현씨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는 눈치다. 이곳은 일부러 찾아가지 않고는 절대 찾을 수 없는 위치에 있다. 역에선 도보로 5분 거리지만, 좁은 골목 안으로 몇 번을 오른쪽 왼쪽으로 꺾어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주변에는 작은 인쇄소들뿐이라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이곳이 펍인지 모르고 스쳐 지나가기 십상이다. 휴대폰 내비게이션의 도움이 없다면 찾아갈 수 없을 정도다.
이렇게 외진 곳에 있지만 오후 6시 문을 열자마자 20~30대 젊은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모여든다.
내부는 가게 이름처럼 딱 ‘차고’ 같다. 골목길에서 50cm 정도 밑으로 꺼진 가게 안은 차고에나 있을 법한 공구와 물건들이 자리 잡고 있다. 천장과 벽은 하얀 석고벽이지만 가게 한 쪽 면에 빈티지 스타일의 빨간 냉장고와 소파를 놔 따뜻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만들었다.
조금 더 깊고 묵직한 맛을 원하는 사람들은 시나몬 슈가가 듬뿍 올라간 ‘코젤 다크’를 선택한다. 체코 벨코포포비키 브루어리가 만든 흑맥주로, 달큰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좋아 프라하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단, 처음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시나몬 슈가 없이 먹어보길. 시나몬의 강한 향과 맛에 거부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맥주와 함께 곁들일 대표 안주는 뭐니뭐니해도 피자가 으뜸이다. 통돼지오븐구이(2만5000원), 깐풍치킨(1만6000원), 양푼이 몹시매운 파스타(1만6000원) 등이 고루 잘 나가지만, 이곳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게 바로 피자다. 고르곤졸라부터 페퍼로니·마르게리타·머쉬룸·루꼴라 등 8종류의 다양한 피자 메뉴가 있지만 하나만 선택한다면 ‘블록버스터 피자’(1만8000원)를 추천한다. 햄·피망·버섯·치즈·불고기 등의 풍성한 토핑을 얹어 한 끼 식사로 손색없다.
‘퇴근 후 어디 갈까’ 고민이라면 이곳에 가보시길. 젊은 층이라면 올해의 트렌드 키워드로 꼽히는 ‘뉴트로’를, 기성세대라면 지금의 밀레니얼 세대가 추구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