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얼굴을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만기 남았지만 집주인 '실거주' 퇴거 요청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홍 부총리에게 전셋집은 구했느냐고 질문하자, 홍 부총리는 "아직 구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현재 마포 염리동 마포자이3차 아파트(공급 84.86㎡)에 거주 중이다. 전세 보증금은 6억 3000만원으로, 계약 만기는 내년 1월이다. 그러나 집주인은 홍 부총리 측에 퇴거를 요청하며 실거주를 이유로 들어 홍 부총리는 계약갱신청구권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윤 의원은 "염리동은 매물도 3개밖에 없고 1년 동안 2억5000만원이나 올랐다는데 (새 전셋집 구하는 일이)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은 "한 나라의 경제정책을 주관하는 수장이 경제적 약자를 위해 정책을 만들었는데 그 정책이 오히려 어려운 사람을 더 어렵게 하고 부메랑이 부총리에게 곧장 간다는 것이 정책 만드는 사람을 겸손하게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자료사진. 연합뉴스
세종시 분양권만 가진 무주택자 홍남기
홍 부총리는 2005년부터 가족들과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아파트에 거주해 왔다. 동시에 2017년 말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세종시 분양권을 받았다. 부총리에 취임하며 지난해 1월부터는 마포 아파트에 전세를 얻어 거주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8월까지 정부 고위 공직자들의 다주택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며 홍 부총리의 다주택 문제도 불거졌다. 홍 부총리는 세종시 분양권 대신 지난 8월께 의왕 아파트를 매각했는데, 세종시는 투기과열지구로 분양권 전매가 제한돼 있어 분양권을 털어낼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홍 부총리는 전셋값 동향에 대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전셋값은) 단기적으로 많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고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대책 후) 2개월 정도면 어느 정도 효과가 나지 않을까 했는데 안정화되지 못해 안타깝다”며 “추가 대책을 계속 강구해보겠다”고 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주간 전셋값 상승률은 0.08%로, 67주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28일 KB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 1707만원으로 지난 8월 5억원을 넘은 뒤에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