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액상형 전자담배 브랜드 쥴 랩스 광화문지점에서 관계자가 매장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0월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용중단 권고를 내렸다.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급성 폐 손상 사례가 발생하면서다. 이후 복지부는 2차례 국내 유통 중인 제품에 대한 성분분석 결과를 내놨다.
정부는 일부 제품서 중증 폐 손상 유발 의심성분이 검출됐지만, 미량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폐 손상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사용중단 권고는 풀지 않았다. 일반 담배와의 형평성 논란이 빚어진 이유다.
폐손상 주요 유발성분 일부 제품만 검출
이번 국내 성분분석 과정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실험 쥐에 3.1mg/㎏ 투여했더니 호흡기에서 독성이 확인됐다고 한다. 검출량의 최소 25배 이상이다.

액상형 전자담배용 카트리지. 뉴스1
독성 확인되려면 한번에 수천개 피워야
비타민E 아세테이트의 3개 제품 검출량은 0.03~0.12ppm이다. 201ppm에 도달하려면, 액상형 전자담배를 한 번에 1600~6000개 이상 피워야 가능하다.
해로운 가향 성분은 8개 제품서 나와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1차 성분분석 결과에서 대마 유래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카라비놀’(THC)이 단 한 개의 제품에서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THC 역시 폐 손상 유발 물질로 지목된 바 있다.
결국 국내 유통 중인 상당수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에서 폐 손상(질환) 유발 대표 성분인 비타민E 아세테이트와 디아세틸, 아세토인, 2·3-펜탄디온, THC가 나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뉴스1
"사용중단 권고 형평성 어긋나"
반면 정부는 이번 성분분석은 폐 손상 의심물질의 포함 여부, 유해 가능성 등을 확인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분석 결과로) 액상형 전자담배 자체가 유해하지 않다거나 안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담배 자체의 유해성 분석은 아냐"
액상형 전자담배 제조사 측의 실험에 따르면 유해성분은 상당량이 소변 등으로 배출된다고 한다. 물론 보건당국은 실험의 공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의료계나 금연 관련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안전한 담배는 없다”는 입장이다. 담배로 인한 유발 질환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만성질환인 암이냐, 급성질환인 폐 손상이냐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 연합뉴스
국감장에서도 질의 나왔지만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물(액상형) 담배든, 잎(궐련형) 담배든 다 유해하지 않냐”며 “그런데 액상형 전자담배만 사용중단이 강력 권고돼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질의했다. 또 그는 “판매자들이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 영세 사업자다”며 “(정확하게) 판단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와 관련한 폐 질환이 아주 심각하게 발생해 사용중단을 강력하게 권고한 것”이라며 “그때 우려했 것 만큼은 국내에서 대마형 성분이 안 나왔다. (폐 질환 환자도 없어) 안심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액상 전자담배 사용)에 대해 (국민들에게) 크게 권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