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조짐이 보이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백신 접종 속도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오는 4월 19일까지 성인 90%에게 접종 자격을 준다는 일정표도 공개했다. 각 주에는 마스크 착용 의무 등을 유지해 달라는 당부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코로나19 대응팀에 3주 뒤인 4월 19일까지 미국인의 90%가 백신 접종 자격을 얻을 수 있게 하라고 지시했다”며 “이들은 거주지 8㎞ 이내 접종소에서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규모 접종센터 12곳을 추가로 열고, 백신 접종이 가능한 약국도 현재 1만7000곳에서 4만 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바이든은 “접종 예약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5월까지 기다리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뒤 백신 접종 스케줄을 단계적으로 앞당겨왔다. 취임 100일인 4월 말까지 미국인에게 1억 회분을 접종하겠다는 목표는 58일 만인 지난 18일 이미 달성했다. 그러자 목표를 기존의 두 배인 2억 회분으로 올려 잡았다. 7월 4일 미 독립기념일에 맞춰 ‘코로나19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겠다는 구상도 이미 밝혔다.
고삐를 죈 이유는 신규 확진자가 최근 반등 조짐을 보여서다. 글로벌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월 25만 명대까지 치솟았던 하루 확진자 수는 3월 들어 5만 명대로 감소했다. 하지만 28일 6만3239명을 기록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날 로셸 월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여행 증가, 각 주의 제한 완화 등으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다시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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