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안보전략 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21일 “24일 저녁 9시, 미국 시각으로 오전 8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USTR(미국무역대표부) 대표와 ‘한·미 2+2 통상 협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경제안보전략TF 회의에서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미 간 무역균형을 포함한 경제 협력 분야에 대해 장관급 회의 등을 통해 건설적인 협의를 진행하기로 한 바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최 부총리와 안 장관을 공동 수석대표로 하는 정부 합동 대표단은 22일~23일 사이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한다. ‘2+2 협의’에 이어 양국 통상 장관 간 개별 협의도 진행된다.
한 대행은 “정부는 국익 최우선의 원칙 하에 미국과 차분하고 진지하게 협의하여 양국이 상호 윈·윈(win·win)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언급된 무역균형·조선·LNG(액화천연가스) 3대 분야를 중심으로 한·미 상호 간의 관심 사항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양국 간 상호 호혜적인 합의점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 대행은 “대미 협의가 본격화됨에 따라 많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협의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노력, 국민과 언론의 지원, 정치권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했다.
정부는 한국 대표단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마주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한국보다 앞서 미국과 관세 협상을 벌였던 일본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장관)을 예고 없이 백악관으로 불러 면담했고, 자신의 서명이 담긴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건넸다. 지난 19일 백악관이 아카자와 경제재상상이 MAGA 모자를 쓴 사진을 공개하자 일본에선 ‘굴욕 외교’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면담 여부는) 아직 백악관으로부터 전달받은 것이 없다”며 “일본 측 사례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백악관을 찾았던 일본 관세 협상 대표 아카자와 료세이(오른쪽) 경제재생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아 선물 받은 빨간색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착용한 모습. 백악관
한 대행이 전날 공개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에 대해 “노 코멘트”라는 입장을 밝힌 것을 놓고도 21일 여진이 이어졌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모호하게 노코멘트로 출마설에 연기를 피우며 관세 협상 전면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국민을 농락하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불출마 선언을 하라”고 촉구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도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 유튜브에 출연해 “탄핵당한 정부의 총리인데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건 극히 비상식”이라 비판했고, 한동훈 후보는 YTN 라디오에서 “우리 경선의 주목도를 떨어뜨리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고 누구에게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고 했다. 나경원 후보도 CBS라디오에서 “정직하지 못하다. 정말 출마하고 싶다면 우리 당 경선에 참여해서 당당하게 검증받는 게 맞다”고 한 대행을 겨냥했다.
다만 김문수 후보는 전날 경북대 청년 토크쇼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덕수가 아니라 김덕수 등 누구라도 이재명을 꺾는다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