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 조만간 그렇게 되겠지. 그런데 아들아, 아직은 멀었다.” (이창수)

이원석(오른쪽)이 아버지의 주특기였던 훅 슛을 앞세워 신인왕에 도전한다. 김민규 기자
이원석은 2021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아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이번 드래프트 참가자 중 최장신(2m7㎝)인 그는 리바운드는 물론 스피드와 슛 능력까지 갖춘 특급 유망주다. 대학 졸업 전이라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원석(오른쪽)은 아버지와 같은 팀인 삼성에서 프로에 데뷔한다. 김민규 기자
이 분석관은 “나의 첫 팀이었던 삼성 유니폼을 아들도 입길 내심 바랐다. 하지만 1순위여야 가능한 일이라서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인터넷 실시간 중계로 드래프트를 지켜봤는데, 이상민 삼성 감독이 아들 이름을 부르기도 전에 내 휴대폰에 축하 메시지 수십 통이 쏟아졌다. 인터넷 중계와 현장의 시차 탓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장 관계자들의 축하를 받고 원석이가 뽑힌 걸 알았다. 3~4초 뒤 이 감독이 원석이 이름을 부르는데 나도 모르게 ‘됐어!’라고 소리 질렀다”며 흐뭇해했다. 이원석은 “3순위 지명을 예상했다. 꿈을 꾼 것처럼 얼떨떨하다. 부전자전이라는 말을 듣도록 성실한 자세로 뛰겠다. 아버지보다 딱 1년 더, 43세까지 뛰는 게 목표”라며 웃었다.
이 분석관은 선수 시절 ‘훅 슛(상대 블록 슛을 피해 옆으로 서서 던지는 슛) 장인’으로 통했다. 센터로는 키(1m96㎝)가 큰 편이 아니라서 연마한 기술이었다. 이원석은 아버지의 주 무기를 전수 받았다. 그는 고교 3년 내내 오전 6시에 등교했다. 1교시가 시작하는 오전 8시까지, 두 시간 동안 학교 체육관에서 아버지로부터 ‘과외’를 받았다. 훅 슛, 포스트 플레이 등 센터에게 필요한 기술을 배웠다.

이창수·이원석
이원석은 “‘이창수의 아들’이 못한다는 말은 죽어도 듣기 싫었다. 그래서 이를 악물었다. 지금은 아버지의 훅 슛을 거의 비슷하게 따라 한다”며 어깨를 폈다. 이 분석관은 “아들의 훅 슛이 제법 쓸 만해진 건 맞다. 그래도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며 웃었다.

이원석(오른쪽)은 고교 시절 하루도 빠짐없이 아버지에게 센터 수업을 받았다. 김민규 기자
이원석은 아버지의 실력을 두고 농담한 게 미안했는지 “내 롤 모델은 아버지”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 분석관은 “빈말이다. 원석이는 대학 선배인 (서)장훈이를 보고 컸다. 키와 포지션이 같아서 영상을 많이 찾아보는 것 같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도 “볼을 다루는 센스, 스피드, 슛, 블록 슛 능력은 나를 훨씬 뛰어넘는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힘을 보강하면 프로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KBL 신인 이원석은 데뷔 시즌부터 팀 주축으로 올라서는 것이 목표다. 김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