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정부 안팎에선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은 지키지 못하는 것은 물론 결국 전환 시기조차 정하지 못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방한 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커비 대변인은 “앞서 한·미 양측은 FOC 평가를 내년 여름께 하기로 동의한 바 있다”며 “이후 가을 정도에는 전작권 전환에 대한 재평가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검증 연습의 조기 시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따로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덧붙였다.
커비 대변인의 발언은 서 장관이 지난 12일 KBS ‘일요진단’에서 “FOC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미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힌 직후 나왔다. 서 장관은 방송에서 “FOC 평가를 내년에 하기로 했는데, 우리 여망은 좀 더 빨리 (하자는 것)”이라면서 “오스틴 장관이 군사 당국에 FOC 연습을 내년 봄에 할 수는 없는지 검토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제53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회담을 마치고 브리핑룸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한ㆍ미는 통상 전반기 훈련은 4월, 하반기 훈련은 8월에 진행한다. 커비 대변인이 말한 ‘내년 여름’은 하반기 훈련을 뜻한다. 미국 측은 내년 여름 FOC를 마친 뒤 내년 가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SCM에서 전작권 전환 재평가를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는 한국의 차기 정부와 전작권 전환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익명을 요구한 군 고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 X년도라도 확정해 전작권 전환 공약의 절반이라도 지키려고 했지만, 완전히 물거품이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 장관은 12일 방송에서 “(지난 대선) 공약이었는데 국정과제 선정 시 ‘조속한 전환’으로 변경했다”면서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전환은 어렵지만 조속한 전환의 터전을 마련하는 것 정도가 문 정부에서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관련 내용을 시인했다.

지난 10월 26일 한·미 양국의 해병대가 참가하는 연합상륙훈련이 경북 포항시 송라면 독석리 해안에서 실시됐다. 훈련은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는 미 해병 3사단 등 한·미 해병대 3000여 명이 참가해 한 달간 진행됐다. 송봉근 기자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국은 전작권 전환을 서두르면서 미국이 그리는 큰 그림을 놓친 것 같다.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응하는 작전계획을 먼저 만들고, 전 세계 미군을 재배치하는 '글로벌 방위태세 검토(GPR)'의 세부 계획을 확정한 뒤 전작권 전환을 논의하려고 할 것"이라며 "미국이 외교적 배려 차원에서 '검토하겠다'고 한 언급을 한국이 글자 그대로 믿은 게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한편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 국방부 입장과 관련한 질문에 “내년도 FOC 평가 시행과 관련해 한ㆍ미 군사당국 간에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진행 중인 사항에 대해선 보안 사항도 있어서 설명이 제한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