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혼성계주는 잊어라, 최민정·황대헌 명예회복 나선다

6일 훈련을 앞두고 화이팅하는 쇼트트랙 대표팀. 베이징=김경록 기자

6일 훈련을 앞두고 화이팅하는 쇼트트랙 대표팀. 베이징=김경록 기자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메달 레이스가 시작됐다. 첫 종목 혼성계주의 고배는 아쉽지만, 아직 여덟 번(남녀 500, 1000, 1500m, 계주) 더 기회가 남았다. 한국 에이스 최민정(24·성남시청)과 황대헌(23·강원도청)이 개인전 첫 메달을 향해 출격한다.

한국은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2000m 혼성계주에서 준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은 준준결승 1조에서 중국에 이어 2위로 달리다가 세 바퀴를 남기고 박장혁(24·스포츠토토)이 넘어져 3위로 처졌고, 결국 탈락했다. 메달을 기대한 한국 선수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 최민정과 황대헌은 “(인터뷰는) 다음에 하면 안 될까요”라며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돌아섰다. 박장혁은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겼다. 이유빈도 말없이 떠났다.

최민정

최민정

작전 실패와 실수가 겹쳤다. 한국은 당초 선발전 1·2위 여자 최민정, 이유빈(20·연세대)과 남자 황대헌, 이준서(22·한국체대)가 나설 전망이었다. 체력 안배와 모든 선수에게 기회를 주려는 코치진 계산으로 선발전 3위 박장혁이 준준결승에 먼저 나섰는데, 레이스 도중 넘어졌다. 처음부터 에이스를 모두 출전시킨 중국과 대조적이었다. 김선태 감독과 빅토르 안 코치가 이끈 중국이 준결승전 터치 논란에도 불구하고 결국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들은 혼성계주에 앞서 열린 여자 500m(최민정), 남자 1000m(황대헌·이준서·박장혁)에서는 예선을 무난히 통과했다. 이들은 7일 첫 메달에 도전한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평창올림픽 2관왕 최민정이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종목이 500m다. 전이경, 박승희의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다. 최민정도 500m가 주 종목은 아니다. 하지만 2017~18시즌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경쟁력을 갖췄다. 

황대헌

황대헌

올림픽을 앞두고 최민정은 힘들었다. 코로나19 탓에 2020~21시즌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훈련은 진천선수촌에서 할 수 있었지만,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월드컵 시리즈에서 부상이 이어졌다. 1차 대회 500m 경기 중 상대 선수가 넘어지는 데 걸려 펜스에 부딪혔다. 동메달은 땄지만, 무릎과 발목 통증으로 귀국했다. 2차 대회에 불참했다. 3차 대회는 1000m 은메달에 그쳤다.


다행히 4차 대회부터 달라졌다. 컨디션 관리를 위해 500m는 포기했지만 10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킴 부탱(캐나다), 수잔 슐팅(네덜란드) 등 강자들을 제쳤다. 이번 올림픽 첫 개인전 출전도 좋았다. 5일 500m 예선에서 마르티나 발체피나(이탈리아)를 제치고 1위로 통과했다. 기록도 42초대(42초853)로 좋았다.

남자 1000m도 메달 가능성이 높다. 김기훈(1992 알베르빌, 94 릴레함메르), 김동성(98 나가노), 안현수(2006 토리노), 이정수(2010 밴쿠버)가 금메달을 따낸 종목이다.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 모두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특히 황대헌은 월드컵 1, 3차 대회 이 종목에서 정상에 올랐다. 4년 전 평창에서 은메달 1개(500m)를 따낸 황대헌은 올림픽 첫 금메달을 기대한다. 종목 세계기록(1분20초875) 보유자인 황대헌은 예선에서 올림픽 기록(1분23초042)을 세웠다. 부상으로 국제대회 출전이 적었던 이준서와 계주에서 실수를 저지른 박장혁도 절치부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