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몸을 근육질로 무장한 KT 신예 외야수 안현민. 5월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치면서 프로야구 핫가이로 떠올랐다. 사진 KT 위즈
최근 프로야구에서 가장 핫한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KT 위즈 외야수 안현민(22)을 가장 먼저 들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5월 들어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치면서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출발점은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이었다. KT가 1-3으로 끌려가던 9회초 1사 1루에서 두산이 자랑하는 마무리 김택연으로부터 중월 2점홈런을 터뜨렸다. 이 깜짝 홈런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안현민은 2~4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수원 3연전에서 11타수 7안타 3홈런 9타점으로 폭발했다. 특히 4일 경기에서의 대포는 올 시즌 홈런 타구 시속 2위인 176.5㎞를 찍어 큰 화제가 됐다.
안현민의 화끈한 방망이는 KT가 6연패에서 허덕이던 지난 14일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다시금 빛났다. 2-1로 근소하게 앞선 6회 상대 선발투수 원태인으로부터 큼지막한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빨랫줄 같은 타구는 금세 장외로 날아갔고, 이 아치를 앞세운 KT는 3-2로 이겨 6연패 터널에서 탈출했다.
최근 만난 안현민은 이미 동료들로부터 스타 대우를 받고 있었다. 인터뷰 도중 곁을 지나가는 코치와 선수 모두 안현민을 흐뭇한 미소로 지켜봤다. 안현민은 “달라진 입지를 조금은 느끼고 있다. 매일 선발로 나가고 있고, 경기장 주변에서도 나를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웃었다.

지난 비시즌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함께 운동하며 추억을 쌓은 KT 안현민과 강민성, 오윤석, 배정대, 멜 로하스 주니어(왼쪽부터). 도미니카공화국이 고향인 로하스의 초대로 미니 캠프가 차려졌다. 사진 멜 로하스 주니어
체계적인 KT표 육성 시스템의 도움을 받은 안현민은 숨은 노력으로 미래를 갈고 닦았다. 강원도 양구군의 21사단에서 매일같이 운동하며 몸을 탄탄하게 키웠다. 원래는 GP(감시초소) 경계병이었지만, 허리가 좋지 않아 취사병으로 보직을 바꾼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신인왕 판도를 흔들고 있는 KT 안현민. 사진 KT 위즈
웨이트트레이닝에선 ‘3대 운동’이란 단어가 자주 쓰인다. 스쿼트와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를 합친 무게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합계 500㎏이 넘어가면 수준급으로 통하는데 안현민은 한때 640㎏까지 들었다. 지금도 스쿼트와 데드리프트는 230㎏씩, 벤치프레스는 140㎏ 정도는 가능하다. 올해 14경기 56타석 동안 6개의 홈런과 0.880의 장타율을 기록한 비결이기도 하다.

올해 56타석에서 6홈런을 뽑아낸 KT 안현민의 타격 자세. 사진 KT 위즈
지난해까지 29타석만 소화해 올해 신인왕 요건까지 갖춘 안현민은 “지금은 주전으로 뛰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도전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배울 부분이 많고, 고쳐야 할 점도 수두룩하다”면서 “신인왕은 다음 문제다. 일단은 지금의 페이스를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또, 타선에서 내 몫을 해낼 수 있는 타자가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수원=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