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사실상 ‘핵실험ㆍICBM 발사 중지’라는 모라토리엄을 깨뜨린 것으로 판단하고, 한ㆍ미가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음을 뜻한다.

지난 2017년 7월 4일 북한이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며 도발하자 이튿날 오전 동해안에서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타격훈련이 실시됐다. 한국군 탄도미사일 현무-2A(왼쪽)와 주한미군 에이태큼스(ATACMS)가 동시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ㆍ미는 긴밀한 공조 아래 북한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으며,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경우 이에 대한 공동 대응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동 대응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한·미 연합 미사일 발사 훈련이 검토 방안 중 하나라고 확인했다. 북한이 ICBM을 시험 발사한 사실을 확인하면 한·미가 즉시 미사일 사격 훈련을 실시한다는 방안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소식통은 “한·미 연합 미사일 발사 훈련은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데 대해 한·미가 단호한 행동으로 경고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때 북한이 선보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조선중앙TV 캡처
당시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거듭되는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이라며 “유사시 적 지도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 9월 15일엔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에 대해 한국군이 단독으로 발사 6분 만에 현무-2 미사일을 쐈다. 당시에도 합참은 “도발 원점(발사장소)인 순안공항까지의 거리(250㎞)를 고려해 동해 위로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ICBM 발사를 강행하고 한·미도 이에 맞대응 발사로 나설 경우 남북 관계는 상당 기간 ‘강(强) 대 강’ 대결 구도가 예상된다. 종전선언을 포함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역시 임기 말에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실상 가동 중단이라는 결과를 맞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4월 27일 오후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을 교환한 뒤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국이 러시아 제재에 당초 적극적으로 호응하지 않자 미국 조야에선 한·미동맹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적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자고 요구하는 데 한국이 거부할 명분이 마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일각에서도 "문 대통령이 미국을 설득하면서 북한을 비핵화 협상장에 다시 데려오려고 노력했지만, 북한이 올해 들어 9차례 미사일 발사로 판을 깨려는 데 대한 배신감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