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해소? 국장은 롤러코스터…벌써부터 잠룡 테마주 ‘들썩’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위해 헌법재판관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정계선·김복형·정정미·이미선·문형배·김형두·정형식·조한창 재판관. 사진공동취재단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위해 헌법재판관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정계선·김복형·정정미·이미선·문형배·김형두·정형식·조한창 재판관.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 결정이 내려진 4일, 국내 주식시장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 여파로 간밤 미국 증시가 크게 내려앉으며 코스피도 하락 출발했지만, 장중 오름세로 돌아섰다가 다시금 후퇴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우존스 마켓데이터를 인용해 하루 만에 약 3조1000억 달러(약 4500조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고율 관세가 글로벌 무역 전쟁을 촉발하며 2020년 코로나19 확산 초기 이후 5년 만에 최악의 시장 상황을 보였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0.86% 내린 2465.42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1.46% 내린 2450.49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11시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시작되자 상승 전환해 25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오전 11시 22분 윤 대통령의 파면 결정이 확정된 이후 약세로 돌아서 낙폭을 키웠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전장대비 0.57% 오른 687.39로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은 해소됐다. 주식·외환시장이 빠르게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기에 원화도 강세를 보일 경우 외국인 수급 개선이 가능한데, 코스피 반등탄력을 강화해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 강세를 보일수 있다. 1차 반등목표는 2750선”이라고 예측했다.

이날 시장에선 외국인투자자의 ‘셀코리아’ 추세가 계속됐다. 코스피 시장에선 외국인이 1조7866억원을 던졌다. 대신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각각 1조707억원, 6210억원을 사들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886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320억원, 73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엔 LG에너지솔루션(4.44%) 셀트리온(0.23%) 한화에어로스페이스(0.72%) KB금융(0.78%) HD현대중공업(1.52%) 등이 상승했다. 이밖에 포스코퓨처엠(5.37%) 삼성SDI(4.15%) 에코프로(8.88%) 에코프로비엠(7.68%) 등 2차전지주도 강세를 보였다. 간밤 미국 전기차기업 테슬라 주가가 5.47% 급락했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 반등했고 “관세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며 투자심리가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 현황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86% 하락한 2465.42, 코스닥지수는 0.57% 상승한 687.39로 장을 마감했다. 뉴스1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 현황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86% 하락한 2465.42, 코스닥지수는 0.57% 상승한 687.39로 장을 마감했다. 뉴스1

 
탄핵 인용·기각(각하) 예상 속 정치테마주도 들썩였다. 장초에는 ‘이재명 테마주’ ‘윤석열 테마주’ 모두 상승세를 보였지만 탄핵발표 이후엔 희비가 갈렸다.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되는 상지건설(29.96%) 형지글로벌(10.03%) 등이 상승세를 보였고, 오리엔트정공(-15.25%) 오리엔트바이오(-7.59%) 등은 장중 한때 20%대 상승하며 신고가를 찍었지만 다시 꺾여 결국 하락 마감했다. ‘윤석열 테마주’인 NE능률(-30%) 아이크래프트(-12.82%) 덕성(-12%) 등도 큰 하락세를 보였다.

탄핵 인용 이후엔 여야 ‘잠룡’ 테마주도 들썩였다. 여권의 후보로 거론되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테마주로 분류되는 평화홀딩스(29.93%), 오세훈 서울시장의 진양산업(25.39%) 진양화학(30%),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대상홀딩스(15.72%) 태양금속(28.27%),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안랩(21.44%) 써니전자(30%) 등이 각각 전장대비 상승 마감했다. 이 밖에 우원식 국회의장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5.51%) 코오롱모빌리티그룹우(1.63%), 김동연 경기지사의 PN풍년(9.16%) SG글로벌(4.82%) 등도 상승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향후 진보정당 집권시 신재생에너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관련주 등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며 “보수정당 집권시 원자력에너지·우주산업·금융업·인공지능(AI)·자율주행모빌리티·도심항공교통(UAM) 등 관련주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달러당 원화값은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전 거래일보다 32.9원 오른(환율하락) 1434.1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후 미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며 달러가 약세를 보인 탓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 증시는 국내 정치 상황보다는 미국 상호관세 등 외부 요인이 더 많이 작용하고 있다”며 “반면 외환시장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더 많은 영향을 미쳐 원화가 강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