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동참모본부는 24일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4대가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들어온 중국의 H-6 폭격기. 사진 일본 방위성
이날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4대가 독도 동북방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 후 이탈했다. 영공 침범은 없었다.
먼저 이날 오전 7시 56분쯤 중국의 전략폭격기(핵 탑재 가능)인 H-6 2대가 이어도 서북방에서 KADIZ로 진입했다. 이후 동해상으로 이동해 KADIZ를 빠져나갔지만, 곧바로 러시아 군용기 4대(Tu-95 전략폭격기 2대, 전투기 2대)와 합류해 재차 KADIZ 안으로 들어왔다.

24일 KADIZ에 침입한 러시아의 전략폭격기 Tu-95. 사진 일본 방위성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4박 5일 한ㆍ일 공식방문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한ㆍ일 정상과 회담하고, 인도ㆍ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출범하고, 인도ㆍ호주ㆍ일본과의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 일정들은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부상을 억누르려는 미국의 외교 전략에 따라 진행됐다. 중·러 연합 편대의 KADIZ 무단진입은 미국에 맞서려는 뜻을 분명히 보여주는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좌석 오른쪽부터)가 23일 일본 도쿄 이즈미 가든 갤러리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행사에서 참여국 정상의 발언을 듣고 있다. IPEF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아세안 7개국 등 13개국이 참여한다. 로이터=연합뉴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를 비판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메시지를 보내자, 중국과 러시아가 힘으로 이를 거부하려는 것”이라며 “중ㆍ러는 KADIZ 무단진입으로 역시 미국의 압박을 받는 북한을 지지하면서, 한ㆍ미ㆍ일 삼각 축의 가장 약한 고리인 한국을 흔들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손잡고 KADIZ를 무단 진입한 것은 지난해 12월 22일 이후 5개월 만이다. 당시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19대가 무더기로 KADIZ 안으로 진입해 연합훈련을 했다. 이때도 영공 침범은 없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월 4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같은 날 러시아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인 A-50 1대는 독도 영공을 두 번씩 드나들면서 7분간 침범했다. 당시 공군은 KF-16 2대를 보내 러시아의 A-50 앞에서 차단 비행한 뒤 플레어(미사일 회피용 섬광탄) 20여 발, 기관포 360여 발을 쏘며 경고했다.
용어사전 > 영공과 KADIZ
영공(領空)은 국제법상 개별 국가의 영토와 영해의 상공으로 구성되는 국가의 주권이 적용되는 공간이다. 반면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 Korea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은 국제법상 주권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자국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영공 외곽의 일정 지역 상공에 설정하는 임의의 공간이다. 따라서 KADIZ에 마음대로 들어오면 ‘무단진입’이지만, 영공에 들어오면 이를 넘어선 침범 행위이자 주권 침해다. 일반적으로 영공 침범 시에는 경고 방송→진로 차단→플레어 발사→경고사격의 단계를 거쳐 강제착륙을 시키거나 응하지 않을 경우 격추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