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원숭이두창, 공중보건 '2단계 위험'…추가 확산 조짐"

원숭이두창 [AP]

원숭이두창 [AP]

세계보건기구(WHO)가 현재 여러 나라에서 확산 조짐을 보이는 원숭이두창(monkeypox)이 글로벌 공중보건에 ‘보통위험(moderate risk)’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29일(현지시간) WHO의 ‘비(非) 엔데믹국가 원숭이두창 발병 보고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 WHO 194개 회원국 가운데 원숭이두창 비 엔데믹 지역 총 23개국에서 확진 사례 257건과 의심사례 120건이 보고됐다.

WHO 위험평가 분류는 ▲0단계 매우 낮은 위험 ▲1단계 낮은 위험 ▲2단계 보통 위험 ▲3단계 높은 위험 ▲4단계 매우 높은 위험 등 5단계다.

현재 유행은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엔데믹)으로 발생하던 아프리카가 아닌 유럽 등 비(非) 엔데믹 지역의 첫 확산이란 점에서 보통수준으로 분류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기존 발병지가 아닌 지역에서 한꺼번에 감염자가 늘어나는 건 몇 주간 진단되지 않은 채 전염이 이뤄져 왔음을 시사한다고 WHO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더 많은 확진 사례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원숭이두창이 인간 병원체(human pathogen)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이고 아동·면역 취약층 등 고위험군으로 퍼질 경우 ‘높은 위험’ 수준으로 격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WHO는 “감염자 상당수는 입이나 생식기, 항문 주변이나 입에서 림프절이 붓고 병변이 나타나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증상만을 보고하고 있다”고 했다. 증상이 약해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일반인들에 대한 위험은 낮은 것으로 보이지만 꼭 그렇게 되진 않을 수도 있는 만큼, 위험군 사이의 추가 확산 통제와 일반인 확산 방지 및 예방 등을 위한 각국의 즉각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원숭이 두창은 감염 시 피부 표면에 울퉁불퉁한 발진과 함께 발열 증상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수십 년간 아프리카에서 이따금씩 출현해온 탓에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으로 알려져왔다. 

원숭이두창은 이달 7일 영국 런던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뒤이어 미국과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스웨덴 등 서방 곳곳에서 확진 사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