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합참 청사를 방문해 군 대비 태세를 점검한 뒤 청사 직원식당에서 오찬을 위해 직접 음식을 담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대통령실 용산청사엔 아직 구내식당이 완공되지 않은 상태다. 연합뉴스
3일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대통령실 직원들의 출근 시간은 대개 오전 6시에서 7시 사이다. '아침형 인간'이라는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급 회의가 매일 오전 7시에 열리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수석보다 일찍 출근해야 하는 게 사회생활의 기본 아니냐”며 “급수가 낮을수록 출근 시간이 빠른 편”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출근은 이른데 끼니를 해결할 곳이 없는 것은 문제다. 용산청사 곳곳의 공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탓인데, 직원 복지에 가장 중요한 구내식당 역시 언제 문을 열지 장담 못 하는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인근 국수집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점심의 경우 인근의 육군회관이나 국방부 청사의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외부 식당보다 비용은 저렴한 편인데, 식사 마감 시간이 상대적으로 빨라 점심을 뒤늦게 해결하는 경우가 잦은 대통령실 일선 직원들은 허탕을 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원주민’인 군인ㆍ군무원 사이에서 객식구로 눈칫밥을 먹는 것도 부담스럽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직원은 점심ㆍ저녁 식사를 외부 식당에서 해결한다. 대통령실이 식비 절반가량을 부담하는 구내식당보다 외부 식당의 밥값이 더 드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비용보다 더 문제인 것은 용산청사 인근이 대부분 오래된 ‘노포(老鋪)’인지라, 별도 룸이나 칸막이 등이 없어 보안 유지가 안 되는 점이다. 최근 용산 인근의 한 식당에선 저녁 회식 중이던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술에 취해 옆 테이블에 앉은 다른 대통령실 직원들과 사소한 마찰을 빚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대통령실 직원과 출입기자를 포함해 한꺼번에 수천명가량이 용산청사로 이동하다 보니, 인근 식당 이나 술집의 자리를 구하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메뉴를 정하고 식사를 하는 게 아니라, 빈자리를 찾아 들어간다”며 “자리를 구해도 인근 테이블이 온통 다 아는 얼굴이라 속 편하게 밥 먹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2018년 4월 25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여민2관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과 직접 배식받고 있다. 뉴스1
그렇다면 대통령실 구내식당은 과연 언제 문을 열 수 있을까. 이에 대변인실 관계자는 “당초 국방부 구내식당을 리모델링해 6월 중 오픈하려고 했으나, 공사현장 상태가 예상보다 나빠 추가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7월 중 문을 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최고의 서비스 제공은 자신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청와대의 셰프와 조리원, 영양사를 모두 승계했기 때문에, 음식 품질과 식당 운영방식은 지난 정부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