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가디언,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린 러시아에 굴욕감을 줘선 안 된다. 그래야 전투가 멈추는 날 외교적 수단을 통해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프랑스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푸틴 대통령과 대화한 횟수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대체로 100시간이 넘는다"면서 "프랑스의 역할은 양국을 중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4일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에게 굴욕감을 주지 말라는 요구는 프랑스와 그것을 요구하는 모든 다른 나라들에게 굴욕감을 줄 뿐"이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스스로 굴욕감을 주는 것은 러시아"라며 "우리는 모두 러시아를 어떻게 그 자리에 둘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것이 평화를 가져오고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도 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반박하며 4일 트위터에 올린 글. 트위터 캡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함께 푸틴 대통령에게 휴전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또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푸틴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러시아에 주권을 양보하라는 요청을 했다고 주장한 뒤 "우리의 영토를 내줘서 푸틴의 체면을 세워주진 않을 것"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다만 당시 엘리제궁은 "프랑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양보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와 달리 발트3국, 폴란드, 영국 등은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지지해 '정의파'로 분류된다. 에스토니아의 카야 칼라스 총리는 4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침략자가 처벌받지 않고 평소대로 돌아간다면 잔혹 행위는 반복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승리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에 대한 굴복은 "나쁜 평화"라고 지적해왔다.

에스토니아의 카야 칼라스 총리. EPA=연합뉴스
한편, 우크라이나 돈바스 루한스크의 세르히 하이다이 주지사는 4일 현지 국영방송에 "함락 위기에 처했던 세베로도네츠크(루한스크 도시)에서 러시아군의 진격을 저지하고, 도시의 20%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일부 부대가 세베로도네츠크 전투에서 심각한 손실을 입고 리시찬스크(루한스크 도시) 방향으로 퇴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NN은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의 도시 슬로뱐스크에 20개 대대전술단 병력을 모으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