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설전 후폭풍…주가 9% 하락 머스크 "직원 늘리겠다"

세계 전기 자동차 업체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세계 전기 자동차 업체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80) 미국 대통령과 설전을 벌였던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51)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 직원 10% 감원" 발언을 번복했다. 머스크 CEO는 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 직원 수는 향후 12개월 동안 증가할 것이며, 정규 급여를 받는 직원 수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머스크 CEO가 지난 2~3일 양일간 사내 이메일을 통해 공지했던 내용과 배치된다. 머스크 CEO는 지난 2일 테슬라 임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경제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느낌이 있으며 테슬라 직원의 10%를 감원해야 한다"며 "전 세계의 모든 채용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3일에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테슬라의 많은 영역이 인력 과잉 상태가 됐다"며 "정규 급여를 받는 직원 수는 줄고 시간제 직원 수는 증가할 것"이라고 알렸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말까지 10만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앞서 머스크 CEO의 발언은 이 가운데 1만명가량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전 세계 완성차업체 중 시가총액 1위를 달리는 테슬라 CEO가 부정적인 경제 전망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3일 테슬라 주가는 9.2% 하락 마감했다.

 

바이든 "포드는 신규 직원 6000명 뽑는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가) 델라웨어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5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가) 델라웨어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5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후폭풍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3일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 중 머스크 CEO의 부정적 경제 전망에 관한 질문을 받고 "머스크가 그것(감원)에 관해 이야기하는 동안 포드는 투자를 압도적으로 늘리고 있다"며 "포드는 전기차 생산을 위해 6000명의 신규 직원을 고용하기로 했고 인텔은 2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달나라 여행에 행운을 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머스크 CEO가 설립한 우주 탐사 기업인 스페이스X 사업을 비꼬는 듯 언급했다고 전했다. 머스크 CEO는 "감사합니다. 대통령님"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맞받아쳤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4일(현지시간) 자신이 창업한 또다른 우주 탐사 회사인 스페이스X와 관련된 게시물과 함께 ″대통령님 감사합니다″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3일 기자회견 내용을 전하는 포브스의 게시물에 대한 답글이기도 하다. [트위터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4일(현지시간) 자신이 창업한 또다른 우주 탐사 회사인 스페이스X와 관련된 게시물과 함께 ″대통령님 감사합니다″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3일 기자회견 내용을 전하는 포브스의 게시물에 대한 답글이기도 하다. [트위터 캡처]

바이든 "고용 지표 좋다"지만 경착륙 예상하는 CEO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고용 지표가 호조를 보인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 미국 고용보고서를 인용해 "고용 시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강력하다"며 "미국의 5월 일자리는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39만개가 늘었다"고 말했다.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등 위기 속에서도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래서 머스크 등 기업 CEO가 경제 위기를 거론되는 것은 정치적 악재이기도 하다.

반면 머스크 CEO는 위기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31일엔 "주당 40시간은 (원격 근무가 아닌) 사무실에서 일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을 직원은 회사를 떠나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재택근무 방침을 이어가는 회사에 대해선 "그런 회사들이 마지막으로 신제품을 출시한 게 언제이냐"며 "테슬라가 하는 지구에서 가장 흥미롭고 의미 있는 제품을 만드는 일은 원격으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 통신은 전기차 분석 전문가인 아담 조나스 모건스탠리 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해 "머스크는 세계 경제에 대한 독특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는 그의 메시지에 높은 신뢰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머스크의 우울한 전망은 최근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와 존 월드론 골드만삭스 그룹 회장의 전망과 맥을 같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다이먼 CEO는 지난 1일 "미국 경제에 허리케인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론 회장도 지난 2일 "세계 경제를 뒤흔들 일련의 충격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