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27일 도쿄도에 있는 육상자위대 아사카 주둔지에서 지난 2012년 도입한 ‘10식(式) 전차’에 탑승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6/07/ab6506de-52b6-4fb2-8e06-09cb437616af.jpg)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27일 도쿄도에 있는 육상자위대 아사카 주둔지에서 지난 2012년 도입한 ‘10식(式) 전차’에 탑승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의 향후 경제·재정 정책의 핵심적인 방향을 정리한 '경제·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 2022'가 6일 자민당 논의를 통과해 7일 오후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올해 방침 내용 중 방위비 증액 등을 둘러싸고 아베 전 총리가 정부 원안에 이견을 내면서 정부가 이를 여러 차례 수정하는 "이례적인 전개"가 펼쳐졌다. 아베 전 총리가 방위비 증가분을 구체적으로 방침 안에 담을 것과 방위비 증액을 위한 재정 지출을 담보할 수 있는 표현을 명기하라고 고집했기 때문이다.
당초 일본 정부가 1일 자민당 전체회의에 제시한 원안에는 "방위력을 발본적으로 강화한다"는 표현만 담겨있었다. 이는 기시다 총리가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발표한 공동 선언에도 들어간 문구다.
하지만 이 내용을 알게 된 아베 전 총리가 자신이 주장해 온 '5년 이내 방위비를 GDP의 2% 이상으로 올린다'는 내용을 넣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한다. 정부 내 조정을 거쳐 결론이 난 원안에 전 총리가 개입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정부는 급히 재무부 간부 등을 아베 전 총리에게 보내 의견을 들었다. 그리고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협의를 거쳐 결국 이 문구를 방침에 넣기로 결정했다.
일본에서는 1976년 미키 다케오(三木武夫) 내각이 군사 대국화를 막기 위해 방위비를 GDP 대비 1% 이내로 유지하는 방안을 각의 결정했다. 1987년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曽根康弘) 총리가 공식적으로 이를 철폐했으나 역대 정부는 GDP 대비 1%를 방위비의 암묵적인 기준으로 삼아왔다.
"국채 1000조엔 넘었지만 문제없다"
![지난 1월 17일 국회에 출석한 아베 신조 전 총리(왼쪽)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6/07/8526292f-dd23-4b20-9747-4b254ce3cd46.jpg)
지난 1월 17일 국회에 출석한 아베 신조 전 총리(왼쪽)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아베 전 총리는 이 문구가 방위비 억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해당 부분을 삭제하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재무성이 끝까지 난색을 표하면서 정부는 이 문구는 그대로 둔 채 "다만 중요한 정책의 선택 사항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로 넣었다.
일본의 국채 발행 잔액은 지난해 1000조엔(약 9447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나라가 갚아야 할 빚이 1000조엔이나 쌓여있단 의미다. 일본의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은 256%에 달한다.
재무부 관료들을 비롯한 상당수 경제학자는 재정 건전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일본의 국가 부채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를 비롯한 적극재정파들은 국채를 더 많이 발행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4일에도 한 강연에서 국채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분명 정부에게는 빚이지만 절반은 일본 은행이 매입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기시다 정부의 정책이 아베 전 총리 등 강경파의 주장에 휘둘리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정부 내에는 "본래라면 아베 전 총리가 문제를 제기하기 전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 등이 이를 조정하기 위해 움직여야 했다"면서 총리 관저의 대응 능력을 의문시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