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새로운 국왕인 찰스 3세가 지난 3월 31일 영국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킹스칼리지대를 방문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찰스 3세는 영국을 포함해 56개국이 소속된 영연방의 수장이자, 이 중 영국 국왕을 군주로 인정하는 뉴질랜드·캐나다·호주 등 15개국의 군주가 됐다. 영국의 국왕은 명목상 국가원수이자, 군 통수권자, 영국 국교회의 수장이다. 총리임명권과 전쟁선포권, 의회 소집과 해산권 등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지만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입헌군주제 전통에 따라 현실 정치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엘리자베스 2세의 경우 주1회 총리와의 면담 때도 직접적인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고, 국민을 통합하고 대외에 영국을 알리는 상징적 역할에 주력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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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12월 영국 버킹엄궁에서 태어난 찰스 3세는 엘리자베스 2세 즉위 6년 만인 1958년 왕세자로 낙점된 ‘준비된 국왕’이다. 1970년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하고, 공군과 해군에 복무했다. 이후 환경·문화재 보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여러 자선 사업도 펼쳐왔다. 미국 온라인 매체 복스는 그가 ‘환경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엔 고령으로 건강이 불편한 여왕을 대신해서 국정 참여 범위를 넓혔다.

영국 왕위에 오른 찰스 3세가 왕세자 시절 전 부인인 故 다이애나가 함께 찍은 사진. AP=연합뉴스
그간 카밀라는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가 사용했던 ‘프린세스 오브 웨일스(Princess of Wales)’ 대신 ‘콘월 공작부인(Duchess of Cornwall)’이라는 호칭을 사용해왔다. 남편이 왕위를 승계하면서 영국 법에 따라 카밀라는 왕비(Queen Consort) 칭호를 얻게 됐다. 영국 왕실 공식 홈페이지는 카밀라의 공식 호칭에 대해 ‘왕비 폐하(Her Majesty The Queen Consort)’라고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의 인터뷰가 미국 CBS에 방영된 후 왕실의 반응을 보도한 영국 신문들. EPA=연합뉴스
할리우드 여배우 메건 마클과 결혼한 뒤 왕실을 이탈한 해리 왕자 문제, 여왕의 차남이자 찰스 3세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의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 등도 왕실 회의론을 부르는 요소다. 지난 6월 유고브의 조사에 따르면 ‘100년 후에도 군주제가 유지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41%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현재 영국은 찰스 3세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영국 공공기관 깃발, 지폐와 동전, 국가 등에 새겨진 엘리자베스 여왕의 각종 상징물이 찰스 3세의 것으로 교체될 예정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장 먼저 교체가 예상되는 상징물은 공공기관에 내걸린 깃발이다. 엘리자베스 2세의 얼굴이 새겨진 파운드화 지폐와 동전도 찰스 3세의 얼굴로 바뀐다. 영국 국가 ‘하느님, 여왕을 지켜 주소서’(God Save the Queen)의 경우 제목과 가사에 포함된 ‘여왕’(Queen)이 ‘왕’(King)으로 대체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