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마른 북극곰 "저 좀 살려주세요"…총 맞은 채 앞발 휘저었다

러시아 시베리아의 딕슨 섬에서 북극곰이 총에 맞은 채 발견됐다. 사진 데일리메일 영상 캡처

러시아 시베리아의 딕슨 섬에서 북극곰이 총에 맞은 채 발견됐다. 사진 데일리메일 영상 캡처

북극해 연안 러시아 시베리아의 한 마을에서 심한 총상을 입고 쓰러진 북극곰이 극적으로 구조돼 생명을 건졌다.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시베리아 딕슨섬에서 심하게 야윈 북극곰 한 마리가 여러 발의 총상을 입은 채 몸이 반쯤 마비된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구조대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심한 부상을 입은 북극곰이 숨을 헐떡이며 엎드려 있다가 이내 중심을 잃고 드러눕는 모습이 보인다. 누워있던 북극곰은 살려달라고 애원하듯 허공에 앞발을 내밀었다가 곧 힘없이 팔을 거두고 고개를 돌렸다.  

북극곰은 등과 뒷다리 여러 군데에 총상을 입고 있었고 탈수와 굶주림에 시달린 상태였다. 세 살 암컷으로 추정되는 이 북극곰은 구조 당시 정상 몸무게인 200~300㎏의 3분의 1도 되지 않은 약 60㎏에 불과했다.

구조된 북극곰은 이송 과정 중 진정제를 투여받고 응급처치 된 후 1700마일(약 2700km) 떨어진 시베리아로 이송됐다. 이후 수의사들은 북극곰의 등과 뒷다리에서 여러 개의 산탄 총알을 제거했다. 치료를 받은 북극곰의 상태는 현재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북극곰을 쏜 총은 수제 산탄총으로 추정되며 누가, 언제 총을 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관할 당국은 북극곰이 오랫동안 굶주린 상태였기 때문에 먹이를 찾아 마을로 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온난화 현상으로 결빙 지역 사냥이 어려워진 북극곰들이 마을에 출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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