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어요? 어획량은 줄어드는데 중국 쪽 수요는 급증하니 금값이 된 겁니다.”
지난 6일 오전 전남 신안군 송도위판장. 수산물 경매장을 찾은 중매인과 식당 업주들의 얼굴이 어두웠다. 병어 위판량이 매년 줄어들더니 올해는 30% 이상 가격이 뛰어서다.
송도위판장에선 이날 병어 1상자(30마리)가 60만원 선에 낙찰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40% 높은 위판가다. 수산물센터 도매상인 장성찬(55·신안군)씨는 “이 정도 경매가면 식당에선 상차림 비용을 합쳐 마리당 5만~6만원은 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초여름 별미인데…서민들 군침만

지난 6일 전남 신안군 송도위판장에서 병어회를 썰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8일 송도위판장에 따르면 병어 위판량이 지난해 5월 87.7t에서 올해 5월 57.5t으로 34%(30.2t) 줄었다. 지난해 1상자에 평균 48만원이던 병어 위판가가 55만원 이상으로 뛴 배경이다. 지난달 4일에는 병어 1상자(30마리)의 최고 위판가가 11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산지 위판가가 마리당 3만원대 ‘껑충’

지난 6일 전남 신안군 송도위판장에서 위판된 병어. 프리랜서 장정필
신안군은 9일 개막한 병어축제를 위해 병어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축제 기간인 오는 11일까지 시중보다 30%가량 저렴한 2만원대에 판매하는 게 목표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 제기된 ‘바가지 축제’ 논란을 빚어선 안 된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박우량, “축제장선 배부르게 드실 것”

전남 신안군에서 열리는 병어축제장에서 박우량 신안군수 등이 병어무침을 만들고 있다. 사진 신안군
이번 병어축제에서는 병어회와 병어찜을 테마로 한 먹거리 장터가 열린다. 병어 조형물 제막식과 함께 병어 회무침 무료시식회 등도 진행한다.
5~6월 최상의 맛…마름모꼴 생선

전남 신안군 송도수산물센터 식당의 병어회 상차림. 프리랜서 장정필
병어는 평소 깊은 바다에 서식하다 5~7월 신안 임자도 등 내해에 들어와 산란한다. 송도수산물센터에서 근무하는 김성태(64)씨는 “신안 임자도 앞바다에는 좋은 개펄이 많고 물살도 세기 때문에 육질과 식감이 좋은 병어가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감자를 넣은 병어찜 “환상의 궁합”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서 잡힌 병어로 만든 조림. 사진 신안군
제철 병어는 비타민 B1, B2와 타우린, 오메가3가 풍부해 성인병 예방과 원기회복에 탁월하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6월 ‘이달의 수산물’로 병어와 재첩을 선정했다.
다산, ‘축항어’ 시(詩) 쓰며 예찬도

지난 6일 전남 신안군 송도수산물센터에서 김성태(64)씨가 병어회를 들어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병어는 크기와 지역에 따라 ‘자랭이’, ‘병치’, ‘병어’, ‘덕자병어’ 등으로 부른다. 납작한 생선이라는 ‘편어(扁魚)’나 병졸처럼 무리 지어 헤엄친다는 ‘병어(兵魚)’가 변한 명칭이라는 설이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1934년 발간된 『조선어명보(朝鮮魚名譜)』에 ‘병어’로 기록된 후 표준어로 사용되고 있다.